황현필>"내란 행위 옹호, 민주주의 근간 흔드는 일"
●‘역사강사’ 황현필 소장 본보 인터뷰
12·3 계엄 '시대착오적 행위' 비판
尹 '대국민호소' 변론 납득 어려워
“금남로 탄핵반대 집회 광주 모욕”
극우 유튜버 등 극단적 성향 지적
"거짓, 왜곡된 역사관 바로잡아야”
12·3 계엄 '시대착오적 행위' 비판
尹 '대국민호소' 변론 납득 어려워
“금남로 탄핵반대 집회 광주 모욕”
극우 유튜버 등 극단적 성향 지적
"거짓, 왜곡된 역사관 바로잡아야”
입력 : 2025. 03. 04(화) 18:19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장이 지난 3일 12·3 계엄사태와 현 정국 상황에 대한 자신의 평가와 분석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지난 연말,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는 우리 민주주의를 순식간에 44년 전으로 후퇴시키며 전 국민에게 큰 충격과 불안을 안겼다. 그 결과, 내란수괴 혐의를 받게 된 대통령은 구속된 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만을 기다리게 됐다. 비상계엄을 비롯한 일련의 사태는 대한민국을 극단적인 양극화 속으로 몰아넣었고, 그 여파로 사회 전반에 깊은 균열을 초래하게 됐다. 전남일보는 과거 한국사 ‘일타강사’로도 활동했던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장을 만나, 혼란스러운 현 정국에 대한 역사적 통찰과 함께 심도있는 분석을 들어봤다.
황현필 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옹호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은 결국 언제든 비상계엄을 선포해도 된다는 논리며, 이는 국민을 비상계엄의 두려움 속에 살게 만드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가 정당화된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어떤 지도자든 정치적 위기를 빌미로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고, 피로 일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는 게 황 소장의 분석이다.
황 소장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계엄이 어떻게 정치적 도구로 활용됐는지 일목요연하게 짚으며, 특히 이번 계엄 선포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근거가 없는 시대착오적인 행위라고 질타했다.
그는 “여순사건과 제주 4·3사건 등 전시 사변에 준하는 경우나 부마항쟁 등 정권 연장을 위한 계엄 선포 등 과거 수많은 계엄 사례가 존재해 왔다. 기존의 계엄령들은 대부분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한 소위 ‘친위 쿠데타’적 성격을 띠었고, 많은 민간인의 희생을 동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비상계엄은 역사 속 계엄 사례와도 유사성을 찾기 어렵다”며 “주권자인 국민의 표로 구성된 거대 야당을 적으로 규정하고, 단순히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 것은 매우 비이성적인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황 소장은 윤 대통령이 최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이번 계엄의 배경이 ‘대국민 호소용’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어처구니없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비상계엄 이후 사회적 혼란을 넘어 국제적으로도 엄청난 파장이 일었고,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으며, 국격까지 심각하게 손상됐다”며 “‘호소하기 위해 계엄을 했다’는 주장은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나라에서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이 내놓을 변론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앞으로 이런 계엄 사례는 세계사를 통틀어도 다시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광주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마친 후 역사강사 생활을 시작하기 전,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했던 황 소장은 12·3 비상계엄 이후 일부 세력이 ‘오월광주’의 역사적 의미가 담긴 금남로에서 탄핵 반대 집회와 내란 옹호 행동을 보인 것에 대해 재차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수많은 집회에서 연설 부탁을 받았지만, 한사코 거절해 왔던 그는 광주에서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가 예정된 지난달 15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제14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에서 탄핵 찬성 측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황 소장은 도저히 가만히 지켜보기 힘들어 ‘우는 심정’으로 광주를 찾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비상계엄 현장이 생방송으로 중계되면서 44년 전 광주 시민들이 느낀 외로움과 두려움을 전 국민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럼에도 광주에 몰려 와 계엄을 지지하고 내란수괴를 옹호하는 국민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허무감이 들었고, 그들이 미웠다. 이는 모든 광주시민에게 모욕감을 안겨준 것”이라며 분개했다.
이어 “물론 민주도시 광주는 세계 시민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다”며 “하지만 계엄군의 총부리 아래 시민들이 쓰러져 갔던 금남로에서 계엄 옹호 집회를 연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홀로코스트가 행해졌던 곳에서 나치 추종 집회를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황 소장은 최근 일부 극우 유튜버 등이 최근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를 비롯해 전국 대학교에서 순회 집회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규탄했다. 특히 그는 이들을 ‘가짜 극우’라고 지칭하며 이들의 성격이 역사적으로 통용되는 ‘극우’의 그것과는 일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근 일부 ‘가짜 극우’ 등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주축이 됐던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에서 집회를 열었다. 극우는 순혈주의, 자민족 중심주의 등을 바탕으로 국가의 이익을 위한 처절한 애국심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며 “하지만 ‘가짜 극우’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민에게도 등을 돌리거나, 반민족적 성향을 가진 이들마저 지지하는 극단적 성향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황 소장은 이번 계엄 사태 이후 대한민국의 정치·사회적 양극화가 심화한 것을 염려하며, 올바른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과거 정권에서도 용서와 화합의 정신을 보여준 사례가 있었지만, 현재와 같은 갈등 상황이 반복되는 것처럼 국민 대통합을 이루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거짓되고 왜곡된 역사관을 바로잡아, 진정으로 나라와 민족을 사랑할 수 있는 역사 교육을 통해 국민적 화합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소장은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 이후 새로 선출될 차기 지도자는 일정한 기준을 세워 다시는 내란을 획책하거나 계엄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일이 없도록 올바른 개혁을 추진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황현필 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옹호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은 결국 언제든 비상계엄을 선포해도 된다는 논리며, 이는 국민을 비상계엄의 두려움 속에 살게 만드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가 정당화된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어떤 지도자든 정치적 위기를 빌미로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고, 피로 일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는 게 황 소장의 분석이다.
황 소장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계엄이 어떻게 정치적 도구로 활용됐는지 일목요연하게 짚으며, 특히 이번 계엄 선포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근거가 없는 시대착오적인 행위라고 질타했다.
그는 “여순사건과 제주 4·3사건 등 전시 사변에 준하는 경우나 부마항쟁 등 정권 연장을 위한 계엄 선포 등 과거 수많은 계엄 사례가 존재해 왔다. 기존의 계엄령들은 대부분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한 소위 ‘친위 쿠데타’적 성격을 띠었고, 많은 민간인의 희생을 동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비상계엄은 역사 속 계엄 사례와도 유사성을 찾기 어렵다”며 “주권자인 국민의 표로 구성된 거대 야당을 적으로 규정하고, 단순히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 것은 매우 비이성적인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황 소장은 윤 대통령이 최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이번 계엄의 배경이 ‘대국민 호소용’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어처구니없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비상계엄 이후 사회적 혼란을 넘어 국제적으로도 엄청난 파장이 일었고, 국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으며, 국격까지 심각하게 손상됐다”며 “‘호소하기 위해 계엄을 했다’는 주장은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나라에서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이 내놓을 변론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앞으로 이런 계엄 사례는 세계사를 통틀어도 다시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광주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마친 후 역사강사 생활을 시작하기 전,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했던 황 소장은 12·3 비상계엄 이후 일부 세력이 ‘오월광주’의 역사적 의미가 담긴 금남로에서 탄핵 반대 집회와 내란 옹호 행동을 보인 것에 대해 재차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수많은 집회에서 연설 부탁을 받았지만, 한사코 거절해 왔던 그는 광주에서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가 예정된 지난달 15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제14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에서 탄핵 찬성 측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황 소장은 도저히 가만히 지켜보기 힘들어 ‘우는 심정’으로 광주를 찾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비상계엄 현장이 생방송으로 중계되면서 44년 전 광주 시민들이 느낀 외로움과 두려움을 전 국민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럼에도 광주에 몰려 와 계엄을 지지하고 내란수괴를 옹호하는 국민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허무감이 들었고, 그들이 미웠다. 이는 모든 광주시민에게 모욕감을 안겨준 것”이라며 분개했다.
이어 “물론 민주도시 광주는 세계 시민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다”며 “하지만 계엄군의 총부리 아래 시민들이 쓰러져 갔던 금남로에서 계엄 옹호 집회를 연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홀로코스트가 행해졌던 곳에서 나치 추종 집회를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황 소장은 최근 일부 극우 유튜버 등이 최근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를 비롯해 전국 대학교에서 순회 집회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규탄했다. 특히 그는 이들을 ‘가짜 극우’라고 지칭하며 이들의 성격이 역사적으로 통용되는 ‘극우’의 그것과는 일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근 일부 ‘가짜 극우’ 등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주축이 됐던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에서 집회를 열었다. 극우는 순혈주의, 자민족 중심주의 등을 바탕으로 국가의 이익을 위한 처절한 애국심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며 “하지만 ‘가짜 극우’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민에게도 등을 돌리거나, 반민족적 성향을 가진 이들마저 지지하는 극단적 성향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황 소장은 이번 계엄 사태 이후 대한민국의 정치·사회적 양극화가 심화한 것을 염려하며, 올바른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과거 정권에서도 용서와 화합의 정신을 보여준 사례가 있었지만, 현재와 같은 갈등 상황이 반복되는 것처럼 국민 대통합을 이루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거짓되고 왜곡된 역사관을 바로잡아, 진정으로 나라와 민족을 사랑할 수 있는 역사 교육을 통해 국민적 화합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소장은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 이후 새로 선출될 차기 지도자는 일정한 기준을 세워 다시는 내란을 획책하거나 계엄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일이 없도록 올바른 개혁을 추진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