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의 오페라 오디세이>성악가 꿈의 무대…세계 최고의 오페라 하우스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1778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건립
19세기 베르디·푸치니 작품 초연
실내장식·거장 유품 등 관광 명소
문화발전소 역할…예술도시 우뚝
입력 : 2025. 01. 30(목) 16:54
1778년 건립된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은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으로 전 세계 성악가들의 꿈의 무대이다. 사진은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무대 전경.
이탈리아의 경제 수도라 할 수 있는 북부 최대의 도시 밀라노에는 수많은 유적지와 수려한 카톨릭 성당, 그리고 세계 최고의 오페라 하우스 중 하나인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Teatro alla Scala)’이 있다.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은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으로 전 세계 성악가들의 꿈의 무대이다. 1778년 건립된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이 극장은 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었던 ‘주세페 베르디’, 자코모 푸치니‘의 유명 오페라 작품의 초연이 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19세기경 ‘라 스칼라’ 극장 모습. 출처 위키피디아
현재의 극장은 두 번째로 지어졌는데, 처음 건립된 밀라노의 궁정극장인 ’두칼레 극장‘(Teatro Ducale)은 1776년 2월 25일에 화재로 소실되었으며 이후 오스트리아의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의 명령으로 1778년에 ‘산타 마리아 델 스칼라의 교회’ 자리에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이 세워졌다. 스칼라(scala)는 이탈리아어로 계단을 뜻한다.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던 ‘라 스칼라 극장’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보았고, 이후 당시로서 최고의 시설, 3200석이라는 좌석과 천장 부근에 입석까지 두는 최고의 규모를 갖추었다. 1946년 4월에 명지휘자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개장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벨리니의 <노르마>, 베르디의 <오텔로>, <팔스타프>, 그리고 푸치니의 <나비부인>, <투란도트>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최고의 작품들을 초연했다.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툴리오 세라핀,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클라우디오 아바도, 리카르도 무티, 다니엘 바렌보임, 리카르도 샤이 같은 세계적인 일류 지휘자와 테너 엔리코 카루소, 마리오 델 모나코, 쥬세페 스테파노, 파바로티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레나타 테발디, 미렐라 프레니를 비롯한 수많은 명가수가 서는 꿈의 무대였다. 이뿐만 아니라 지휘자가 오페라의 반주 영역만 담당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모든 음악을 통찰하고 제작하는 새로운 주체로 등극하는 계기가 된 지휘자 토스카니니의 영향으로 오케스트라와 합창 등의 구성과 훈련이 만들어낸 자부심과 전통은 규모와 시설, 출연 가수 등을 넘어서 세계 최고의 극장을 이루는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야경. 출처 위키피디아
이탈리아 북부의 최고 관광지로도 손꼽히는 ‘라 스칼라 극장’은 공연뿐만 아니라 극장 자체의 실내장식이나 박물관을 둘러보기 위해 오페라 마니아뿐만 아니라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이다. 이탈리아 대부분 오페라 극장이 그렇듯이 수수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내부에 들어서면 황금빛 발코니와 눈을 떼기 힘든 아름다운 샹들리에, 그리고 붉은 실크로 만들어진 3000여석의 객석 등 화려한 극장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그리고 극장 내부의 박물관에 가면 ’주세페 베르디‘의 초상화와 악보뿐만 아니라 과거 엄청난 활약했던 유명 예술가들의 악기를 비롯한 도니제티, 푸치니와 같은 오페라 거장들의 유품도 둘러볼 수 있다.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야경 모습.
이탈리아를 대표하고, 전 세계 오페라의 메카로 입지를 굳힌 라 스칼라 극장은 이탈리아 최고의 오페라 하우스로 ‘벨칸토의 전당(Sala del Bel Canto)’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오페라계에서는 전설로 불리는 극장이다. 세계의 어떤 오페라 무대보다 오페라의 종주국인 이탈리아의 ‘라 스칼라’에 선다는 것은, 성악가로서 최고의 영예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영국 코베트 가든, 오스트리아 빈 국립 오페라 극장, 프랑스 파리 오페라 극장과 함께 세계 오페라 하우스로 불리는 ‘라 스칼라’는 그 중 으뜸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여타 극장을 정복한 성악가라도 ‘라 스칼라’ 무대에 서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진정한 세계 최고의 성악가로서 인정받는 것 중 하나로 ‘라 스칼라’에 서는 것이 지표라 성악도들 사이에서는 회자되곤 한다. 그만큼 아무리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성악가들도 ‘라 스칼라’에 서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최고가 아니면 이 무대에는 설 수 없다는 ‘라 스칼라’ 극장이 가지는 고집과 밀라노 관객들의 오페라를 향한 사랑과 부족한 무대에 여지없이 내려지는 혹독한 비평과 지대한 관심은 오늘날 세계 최고의 오페라 하우스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었다.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전경
이탈리아 밀라노를 비롯한 주요 도시 여행의 축은 찬란한 문명의 산실로 보존되어 온 건축물과 르네상스 시대 꽃을 피운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비롯한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조각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 작품, 지중해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그리고 우리의 미각을 이끄는 이탈리아 요리라 할 수 있다. 거기에 첨가되어 디저트처럼, 때로는 메인 요리로 함께해야 할 오페라는 이탈리아 자랑거리이자 중요 관광 상품이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 도시의 가장 중심지에 있는 오페라 하우스는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항상 북적인다. 비단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의 도시들이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문화 도시의 척도로 오페라 하우스가 거론되는 것은 서양 문화에서 오페라가 차지하고 있는 역량과 문화시민 사이에 점철된 인식 때문이 아닐까 사료된다. 문화 도시 밀라노의 ‘라 스칼라’는 이러한 점을 볼 수 있는 본보기라 할 수 있다.

패션과 문화의 성지 밀라노를 대표하는 ‘라 스칼라’는 이탈리아의 자부심이자, 이탈리아 오페라를 지금까지 세계 최고의 문화콘텐츠 중 하나로 지위를 유지하게 하는 발전소 역할을 하는 문화 공장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위상은 전쟁 중이나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들의 꿈인 오페라 하우스를 지켜내려 하는 시민과 기업, 정부의 역할이 크다 할 수 있다. ‘라 스칼라’가 적자 경영으로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수많은 기업과 정부가 앞다투어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이유 역시 문화 도시의 역사 속에 기업과 정부의 역할을 통해 자신들의 가치를 고도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라 스칼라’를 향한 투자와 관심은 시민과 밀라노를 찾는 세계인들에게 가장 멋진 광고 효과이면서도 문화를 소생시키는 기업과 정부 역할의 사례라 할 수 있다.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좌석 전경.
밀라노의 두오모 성당과 즐비한 명품 거리, 이탈리아 패션과 경제의 중심인 밀라노는 세계 기업인들과 관광객이 찾는 대도시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라 스칼라’는 꼭 들려야 할 꿈의 장소이기도 하다.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인들도 비즈니스보다 ‘라 스칼라’에 들르는 일을 주목적으로 한다는 말이 들릴 정도다. 그래서인지 유명 작품, 유명 가수가 출연하는 작품은 기업인들을 비롯한 사회 저명인사들이 사교를 위한 장이 펼쳐지기도 하며, 이때 좋은 좌석의 티켓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는 후문이다. 무대전환 때 주어지는 휴식 시간에는 잘 차려입은 많은 관객이 로비 앞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오페라가 들려주는 감동의 음악뿐만 아니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예술이라는 매개체로 더욱 정감있게 만들어 주는 모습이다.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내부 모습.
대한민국은 지금 오페라 하우스 열풍에 덮여 있다. 이미 대한민국의 오페라 메카로 세계화에 앞장서는 대구오페라 하우스를 비롯하여, 국내 최대 규모의 부산 오페라 하우스가 올 하반기에 오픈 예정이며, 원주, 인천, 대전에서는 이미 건립이 예정이거나 확정되어 건축을 준비 중이다. 광주도 빨리 오페라 전용 극장에 관한 결정이 이루어져 건립이 시작될 필요성이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오페라 전용 극장을 활용할 수 있는 광주시립오페라단과 광주시립발레단을 유일하게 광주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며, 관객 점유율도 여타 시립 예술단이나 민간 지역 예술단에 비해 확실하게 광주시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민의 고도화 된 공연문화예술 향유와 광주를 찾는 수많은 관광객에게 문화 수도 광주의 오페라 하우스는 꼭 필요한 문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중심에 오페라 하우스 ‘라 스칼라’가 있듯이 문화 수도 광주의 공연문화예술의 메카로 광주의 감동 공간 오페라 하우스 건립을 꿈꿔본다. 광주시립오페라단 예술감독·문화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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