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남 의대신설 원칙과 결단 필요할때
'통합vs공동' 놓고 오락가락
입력 : 2024. 10. 16(수) 18:42
전남 국립의대 설립 방식을 둘러싸고 혼란이 가중하고 있다. 전남도가 동·서지역 통합의대 설립을 위해 목포대, 순천대가 합의했다고 밝힌 가운데 불과 하루만에 목포대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면서 혼선만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전남도는 지난 14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김영록 전남지사, 김문수 의원, 이병운 순천대 총장, 송하철 목포대 총장이 참석한 오찬 자리에서 순천대와 목포대가 큰 틀에서 통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도는 이날 “1도 1국립대 취지에 따라 양 대학이 통합하게 되면 이를 통해 지역에 더 큰 발전을 기할 수 있다”며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의대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의 발표 하루만에 목포대 등이 전남도의 통합 합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목포대는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원칙적으로 공모를 통해 의대 입지가 빠른 시일 내에 정해져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통합대학에 기반한 의대 신설 추진의 취지가 좋더라도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전남도는 그동안 의대 설립 방침을 놓고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여왔다. 전남도는 애초 통합의대를 추진했다가 여의치 않자 예산 10억원을 들여 공모를 통한 단독의대로 선회했으나 순천대와 순천시 등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지자 공동의대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공동의대에 대한 회의론까지 확산하면서 공동의대 대신 통합의대 선회로 혼선만 야기시켰다.

공동의대란 두 개 대학이 한 개 의대를 두 개 캠퍼스에 운영하는 것이고, 통합의대는 대학 통합을 통해 한 개 의대를 캠퍼스 한 곳에서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남도가 여러 방안을 고심하는 것은 동·서부 갈등을 해소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려는 노력으로 엿보인다. 문제는 원칙이다. 통합이냐 공동이냐를 놓고 전남도가 중심을 잡지 못한다면 자칫 전남 국립 의대 신설 기회를 놓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지역 숙원인 국립의대 설립을 위해서는 결국 전남도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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