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예술현장이 매우 역동적인 도시”
인도네시아 ‘위모 암발라 바양’ 작가
광주서 레지던스 프로그램 참여
9월에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입주
양림골목비엔날레 출품 등 혜택
양림동 주제로 사진작업 등 활동
입력 : 2024. 10. 06(일) 18:35
광주 남구 양림동에 위치한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출신 위모 암발라 바양 작가. 도선인 기자.
“광주의 예술 인프라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에요.”

동남아시아 아트씬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실험적인 현대미술이 펼쳐진 인도네시아 출신의 젊은 아티스트 위모 암발라 바양(Wimo Ambala Bayang)은 지난 9월 광주에 왔다. 남구 양림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의 레지던시 프로그램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 참여하면서다. 위모 작가는 옛 선교사 사택을 리모델링한 창작공간 호랑가시나무 창작소에 입주해 오는 11월 2일까지 광주의 예술적 영감을 받으며 여러 작업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위모 작가는 인도네시아에서 미술도시로 알려진 족자카르타에 머물면서 자국의 얽힌 신화, 역사, 풍경을 모티브로 사진작업을 선보여 ‘유망한 젊은 작가’로 주목받았다. 한국에서도 몇 차례 기획전에 참여하면서 소개된 바 있지만,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한국에서 장기간 머물게 된 것은 광주가 처음이다.

위모 작가는 “인도네시아에서 머물 때, 인연을 맺었던 광주 기획자, 작가들의 소개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며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인근의 조용한 숲과 언덕에서 작업을 지속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예술적 영감을 주고 흥미로운 경험이다”고 말했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은 매년 국내외 작가 10여명을 선정해 레지던시 프로그램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작가들에게는 △항공료 △체류비 △입주 및 작업공간 △전시회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들은 최장 3개월 동안 호랑가시나무 창작소에 머물 수 있다.

지난 2013년 겨울 호랑가시나무 창작소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가 시작된 이래, 국내외 통틀어 120여명의 아티스트가 이곳을 거쳐 갔다. 국공립미술관 사례를 통틀어서 10년 넘게 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이어져 온 것은 국내에서 유일하다. 레지던시 참여 한국 작가들을 비롯해 다양한 나라의 아티스트와 교류하며 광주의 아트씬을 다채롭게 한다.

광주에 대해서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다채로운 아트씬이 펼쳐진 ‘족자카르타’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특히 광주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기간에 방문하게 돼서 예술현장이 매우 역동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같다. 대중들은 상시적으로 전시, 공연 등을 관람하고 뿐만 아니라 도서관·영화·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같다”며 “때문에 문화예술과 관련한 정부 지원 인프라가 풍부하다고 생각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필요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출신 위모 암발라 바양 작가가 호랑가시나무 창작소에 머물면서 진행한 사진작업 ‘필름 스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선인 기자
위모 작가는 현재 호랑가시나무 창작소에 머물면서 양림동 풍경을 기록한 ‘필름 스틸(FILM STILL)’이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양림동의 주택가, 식당가, 술집 등 거리를 렌즈를 통해 포착하고 사진을 마치 영상처럼 연출하는 것이다. 미디어 화면에는 양림동 풍경을 보며 작가의 사유가 자막으로 나와 익숙한 듯 생소한 감상을 이끈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3회 양림골목비엔날레 ‘Connecting Way(커넥팅 웨이)’의 출품작으로 오는 22일 차고갤러리(남구 제중로 47번길 11)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양림골목비엔날레 기간 차고갤러리에서는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출신 작가들의 개인전이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위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양림동을 기록한 ‘필름 스틸’과 함께 인도네시아 풍경도 함께 선보일 것”이라며 “양림골목비엔날레에서 내 작품이 소개돼 영광이다. 올 하반기 광주에서 이어지고 있는 미술축제에 일원이 된 것 같아 기쁘다. 광주 관람객들이 많이 기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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