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실한 잔디로 국제대회 못 치러서야
광주FC, 용인으로 경기장 변경
입력 : 2024. 10. 06(일) 18:47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가 홈 경기장 잔디 문제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경기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르게 됐다. 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오는 22일 오후 7시에 예정된 광주FC와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 2024-2025 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은 광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다. AFC가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수준으로 다른 경기장을 써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는 잇따라 지적돼 왔다. 지난달 17일 광주는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일본의 강호 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7-3으로 격파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잔디 상태가 열악하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존 허친슨 요코하마 감독대행은 “잔디에 문제가 있었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광주월드컵 경기장이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는 상태로 잔디 관리에 허술함을 드러낸 셈이다.

열악한 잔디 상태로 광주FC가 홈경기가 아닌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를 경우 사실 원정경기나 다름없는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광주와 용인간 거리는 총 230㎞가 넘는다. 광주FC 이정효 감독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홈 경기장과 훈련장의 잔디 상태에 대한 아쉬움을 공개적으로 표현해왔다.

축구 잔디품종이 장마와 폭염 등의 한국 기후조건에 맞지 않은 점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국제축구연맹은 축구하기 좋은 유럽식 한지형 잔디를 권한다는 점 때문에 애로사항이 있다. 다만 광주월드컵경기장이 잦은 외부 행사 등으로 인위적인 잔디 훼손은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광주FC는 광주시민들이 사랑하는 축구단이다. 논두렁같은 잔디로 축구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한다는 것은 무리다. 충분히 성장한 잔디를 미리 생산 계약하고 훼손이 우려되는 행사들을 자제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경기장 잔디 하나로 광주 스포츠 위상이 실추되는 건 막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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