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이동 자제…생활패턴 바꾼 무더위
광주 7·8월 대중교통 이용객 급감
지하철 승객 하루 평균 4천명 감소
시내버스 방학 등 겹쳐 3만명 줄어
외식업 직격탄… 자영업자 폐업 증가
입력 : 2024. 08. 22(목) 18:22
연일 지속된 폭염으로 열대야도 역대 최다 일수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전남대 운동장에서 시민들이 야간에 운동을 하며 열대야를 이겨내고 있다. 김양배 기자
올 여름 광주·전남지역에 역대급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폭염 속 광주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이 급감하는 등 생활패턴도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의 경우 하루 평균 이용객이 4000여명 줄었으며 시내버스는 방학기간 감차를 감안하더라도 하루 평균 3만명이 감소하는 등 올 여름 무더위가 시민들의 이동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7월22일 광주 전역에 발효된 폭염경보는 이달 21일까지 25일간 유지됐다. 이는 2023년 19일을 훨씬 넘겼고, 역대 최고 기록인 2018년 36일에 가까워지고 있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광주에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시민들이 크게 줄었다. 주된 이용객인 노인과 학생들이 한낮에 이동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7월22일부터 8월4일까지 광주 지하철 하루 평균 이용객은 4만270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광주 지하철 하루 평균 이용객 4만6800여명에 비해 매일 4100명 가량이 감소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7월22일 5만240명 △7월23일 5만380명 △7월24일 4만8976명 △7월25일 4만9945명 △7월26일 5만635명 △7월27일 3만4965명 △7월28일 2만6890명 △7월29일 4만6160명 △7월30일 4만6514명 △7월31일 4만6333명 △8월1일 4만5003명 △8월2일 4만5582명 △8월3일 3만2470명 △8월4일 2만3768명 등이다. 7월 이용객이 가장 많이 줄어든 27일과 28일은 장마가 끝나고 체감온도가 35도까지 치솟았다. 8월 첫 주말인 3일과 4일 역시 평일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올 여름 시내버스 이용객도 크게 감소했다. 버스의 경우 통상 여름방학 기간 감차를 하는데, 올해는 평일 기준 1000대에서 911대로 줄였다. 이럴 경우 평년의 10%~14%정도 이용객이 감소하지만 올해는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광주 하루 평균 버스 이용객은 28만4310명이었으나 폭염이 본격화 된 7월22일부터 8월4일까지 하루 이용객은 25만여명으로 3만명 가량 감소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보통 여름 폭염기간이나 방학에는 대중교통 이용량이 감소한다”면서도 “올해는 평년에 비해 이용객이 더욱 감소했다. 이는 주 고객인 고령층과 학생들이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로 인해 이동을 자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 감소는 외식산업에도 큰 타격을 줬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외식산업 지수) 조사 결과, 올 2분기 외식산업지수는 75.6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79.28과 비교해 3.68P(포인트) 내렸다.

전문가들은 3분기에도 지수가 내려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수출 회복·내수 부진에 이른 장마와 기록적인 폭염으로 사람들이 외식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식업 불황은 자영업자 폐업으로도 이어져 통계청 추산 7월 전국 자영업자 6만2000명이 감소했다.

광주 상무지구 한 식당 업주는 “고물가로 인한 가계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날씨가 너무 더워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식자재 가격 및 인건비, 공공요금까지 상승해 버틸 재간이 없다. 상무지구도 폐업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광주시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