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5·18 역사적 현장 담은 사진 100여점 최초 공개
‘사진으로 확인된 진실’ 자료집
‘5·18 꼬마 상주’ 촬영장소 확인
구전되던 사실 사진으로 입증돼
“역사적 진실 검증의 계기 되길”
‘5·18 꼬마 상주’ 촬영장소 확인
구전되던 사실 사진으로 입증돼
“역사적 진실 검증의 계기 되길”
입력 : 2024. 01. 24(수) 18:42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24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에서 ‘사진으로 확인된 5·18의 역사적 진실’ 출판 보고회를 갖고 오류 정정·미공개 5·18 사진 100여점이 담긴 자료집 발간 발표회를 가졌다. 촬영 장소가 불분명했던 ‘5·18 꼬마 상주’ 조천호 군이 상무관 내부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자료집 사진. 패트릭 쇼벨 촬영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24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에서 ‘사진으로 확인된 5·18의 역사적 진실’ 출판 보고회를 갖고 오류 정정·미공개 5·18 사진 100여점이 담긴 자료집 발간 발표회를 가졌다. 전남도청 앞 광장 분수대에서 부상자를 위한 사랑의 모금함에 모인 지폐와 동전을 정리하는 시민들. |
24일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추진단)은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사진으로 확인된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진실’ 사진 자료집 출판 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추진단은 출범 직후인 2019년 9월부터 4년여간 각 국내외 언론사, 시민 등으로부터 수집한 사진 자료들을 바탕으로 5·18 종합 사진집을 발간했다.
추진단 관계자는 “그간 5·18 관련 사진집에 장소, 시간 등 일부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것이 5·18 왜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새로운 자료집을 제작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사진집은 492페이지로 655장의 5·18 관련 사진이 수록됐다. 목차는 △1980년 5·18 이전 △5·18 타임라인 ‘열흘간의 항쟁’ △5·18 이후 △중요 장소 및 중요 사건 △파출소 화재 및 파손 △시민군 기동타격대 활동 △도청내 시민수습위원회 활동 △전남도청의 탄흔들 등을 시간순으로 구성했다.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24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에서 ‘사진으로 확인된 5·18의 역사적 진실’ 출판 보고회를 갖고 오류 정정·미공개 5·18 사진 100여점이 담긴 자료집 발간 발표회를 가졌다.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24일 광주 돛구 전일빌딩 245에서 ‘사진으로 확인된 518의 역사적 진실’ 출판 보고회를 갖고 오류 정정·미공개 518 사진 100여점이 담긴 자료집을 발표했다. 화순 너릿재 터널 앞에서 불타고 있는 트럭. 로빈 모이어 촬영 |
우선 ‘5·18 꼬마 상주’가 촬영된 장소가 상무관 내부라는 사실이 프랑스 기자 패트릭 쇼벨의 사진으로 확인됐다.
기존에 널리 퍼진 프랑수아 로숑의 ‘꼬마 상주’ 사진은 5·18 당시 아버지 조사천씨를 잃은 아들 천호(당시 5살)군이 영정 사진을 안고 관 위에 앉아 운구를 기다리는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천호군의 모습 위주로 촬영된 탓에 날짜와 장소 등이 명확하지 않았다. 이에 그간 일부 연구자들은 해당 사진이 80년 5월27일 이후 망월동에서 찍힌 사진이라고 추정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패트릭 쇼벨의 사진에선 천호군의 모습 뒤로 상무대 내부 전경이 함께 담겼다. 촬영 날짜 역시 5월26일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야기로만 전해졌던 ‘화순 너릿재 터널 트럭 소각’과 ‘부상자를 위한 시민 모금 활동’도 처음으로 실체가 확인됐다.
그동안 “화순 너릿재 터널을 지나려고 하니 그 앞에 차량이 불타고 있었고 (터널이) 막혀 있어 돌아갔다”는 시민들의 구술이 다수 있었는데, 로빈 모이어 기자가 23일 오전 2시께 해당 터널 근처를 지나면서 그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5·18 당시 모금 활동이 이뤄진 사실도 도청 앞 광장 분수대에서 부상자를 위한 ‘사랑의 모금함’에 모인 지폐와 동전을 정리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사진에 선명하게 담기면서 처음으로 증명됐다. 시민들은 분수대에 희생자들의 관을 모아 놓고 노제를 지내기 위해 인근에서 모금 활동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사진집에는 시민군의 기동타격대 활동을 보여주는 지프차 사진 등 미공개 사진 100여점이 수록됐다.
추진단은 “사진 노이즈 제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고도화 작업을 했다. 전남 전화번호부 책 등을 입수해 장소, 인물 등을 파악하고 전문가에게 검증받아 타임라인 내용을 정리했다”며 “이 사진집이 5·18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역사적 가치와 진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