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 글로벌 궁댕이맨’ 파기환송심서 추징금 26억 선고
징역 7년 원심 양형 유지
입력 : 2024. 10. 08(화) 17:17
광주고등법원 전경. 뉴시스
RPG 게임 ‘던전 앤 파이터’의 관리자 권한을 남용해 아이템 무단 생성 및 판매로 거액을 가로챈 전직 게임사 직원이 파기환송심을 거쳐 징역형과 추징금 약 27억원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이의영·김정민·남요섭)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서 징역 7년과 추징금 27억8800여만원을 선고받은 전 게임 제작사 직원 A(38)씨의 파기 환송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8일 밝혔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에 추징금 26억8097만7441원을 선고했다. 파기 환송 전 열린 항소심이 A씨에 대해 징역형만 유지하되, 범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범죄 피해 재산에 해당한다며 추징은 선고하지 않은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퇴사 이후인 2020년 8월부터 11월까지 A씨는 8444차례에 걸쳐 던전 앤 파이터 글로벌 서버에 무단 침입, 관리자 계정으로 캐릭터를 만들고 가치가 높은 게임 아이템을 무한대로 생성하도록 설정해 다른 이용자들에게 판매해 39억원 가량의 수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돈이 필요할 때마다 고부가 아이템을 통상 거래되는 가격보다 싼값에 내놓거나 이를 게임 머니로 바꿔 이용자들에게 판매했다. 이러한 범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가상 자산과 골드바, 부동산, 차량 등을 구입했고 일부는 도박 자금으로 탕진했다.

지난 2020년 비슷한 범행으로 같은 게임 이용자들을 공분케했던 ‘궁댕이맨’ 사건 이후 강화된 게임 제작사의 자체 모니터링으로 범행이 들통난 A씨는 해외 서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러 ‘글로벌 궁댕이맨’으로 불려왔다.

대법원은 추징금 선고를 하지 않은 항소심에 불복한 검사의 상고를 받아들여 “A씨가 각 범행으로 취득한 게임 아이템 또는 판매 수익금이 범죄 피해 재산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추징할 수 없다고 본 판결에는 범죄수익 은닉규제법의 추징 관련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파기 환송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 방해에도 해당한다”며 “범죄수익은닉규제법 2조에 따른 범죄 수익 또는 범죄 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으로 추징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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