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려인>전쟁 장기화로 징집 지속, 인력부족에 국민경제 파탄
<58>우크라이나 징집령
군대 동원법, 동원 연령 제한을 27세에서 25세로 낮춰
남성 죄수 수만 명 동원한 러시아… 여성 죄수도 징집
우크라이나인 불법 체류… 시민권 포기 이어질 가능성
적대적 디아스포라 감정 국가의 또 다른 아픔이고 고통
입력 : 2024. 09. 19(목) 17:53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가에 있는 러시아군 용병 계약자 모집 광고판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AP/뉴시스
우크라이나에서 군대 동원 문제는 가장 뜨거운 이슈다. 최전선을 지킬 수 있는 군 연령의 남성을 우크라이나 군대에 강제로 보충하는 것은 최근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 당국이 직면한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이다.

1991년 우크라이나 인구는 5,300만 명이었고, 2020년에는 3,700만 명이었고, 이제 2,000만 명이 남았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2022년 2월 24일 이후 약 65만 명의 군 연령의 남성이 해외로 나갔다. 유럽연합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 국가에는 18세에서 60세 사이의 우크라이나 남성이 80만 명 이상 있다.

우크라이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되기 전 우크라이나군의 병력은 약 20만 명에 달했다. 2022년 5월 중순 알렉세이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전투에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군인 수를 100만 명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7월 8일 그는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국가 방어에 참여하고 있다고 통보했으며, 그중 최대 70만 명이 우크라이나 군대에 동원되었다고 했다. 국가 경찰에 최대 10만 명, 방위군에 최대 9만 명, 국경 수비대에서 최대 6만 명이 복무했다.

우크라이나 고위 군 관계자는 전투 군인의 평균 연령을 43-45세로 추정했다. 군인 동원은 우크라이나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청년은 법으로 명시되어 27세 이상만 징병 대상이 됐지만, 최근 수치가 25세로 낮아졌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450만 명의 국내 실향민(IDP) 중 절반만이 새 주소에 등록했다. 또 다른 이유는 10대 아들을 데리고 우크라이나를 떠난 어머니들이 그들이 성년이 되어도 군 복무를 하도록 돌려보내지 않기 때문에 입대하는 남성의 수가 적다.

인구통계학적 배경을 보면, 현재 30세 이상의 우크라이나인이 20세 이상의 우크라이나인보다 두 배나 많다. 1980년대에는 베이비 붐이 있었지만, 소련 붕괴 이후에는 가족들이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아이들을 덜 가졌다.

우크라이나 합동군 사령관인 유리 소돌 장군은 우크라이나 군대의 병력 부족이 너무 심해서 전선의 일부 구역에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보다 7배, 심지어 10배나 더 많다고 했다. 이는 러시아보다 인구가 3배나 적은 우크라이나에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앞으로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어떤 자원이 필요할지, 얼마나 오랫동안 필요할지 모르는 상태에 있다. 더욱이 현재 많은 군인들이 전쟁의 대가로 심각한 질병과 부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5월 18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군대 동원에 관한 법률에 서명했다. 이 법은 새로운 엄격한 징집 규정을 도입해 군부대를 대폭 보충한다는 목표 아래 추구되었다. 우크라이나 군대의 수많은 손실과 동원의 어려움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추가로 50만 명이 우크라이나 군대에 징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러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국가 예산에 자금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이니셔티브를 유토피아적이라고 간주했다.

구체적으로 동원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법은 징집병을 위한 전자 계정을 의무적으로 생성하고 군사 등록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며 18세에서 25세까지의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최대 3개월 동안 기본 제병 무기 훈련을 도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제부터 우크라이나 및 해외에서 군 복무를 등록한 모든 군 복무 의무자는 60일 이내에 군 등록 및 입대 사무소에서 등록 세부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위반자는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된다.

모든 그룹의 장애인은 동원이 해제된다. 법안에 따르면 이들은 병역 면제 대상이다. 그러나 2022년 2월 24일 이후 2급, 3급 장애를 받은 25-55세 남성은 2차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가석방된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수형자가 원할 경우 동원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또한 18세부터 60세까지의 모든 남성은 항상 군인 신분증을 소지해야 한다. 이 서류가 없으면 해외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은 영사 서비스를 받을 수 없으며 여권을 갱신할 수도 없다. 군복무의무자도 소환장을 받고 군등록·입영처에 출석하지 않으면 운전면허를 박탈당한다.

이 법은 동원 대상이 아닌 시민의 범주를 규정한다. 이들은 법 집행관, 판사, 장관 및 대리인, 우크라이나 의원 및 보조자, 방위 기업 직원, 다자녀의 아버지 및 홀아버지, 확인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다. 대학 및 정규 직업 교육 기관의 학생, 급여의 4분의 3 이상을 근무하는 교사는 징집 대상이 아니다.

첫째, 이 동원법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조항은 동원 연령 제한을 27세에서 25세로 낮추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 참모부는 이러한 조치로 추가로 10만 명의 시민을 우크라이나 군대에 징집할 계획이라고 보도됐다. 그러나 동시에 우크라이나 인구통계 및 삶의 질 문제 연구소에 따르면 1998년부터 1999년까지 이 나라에서는 40만 명이 넘는 소년이 태어났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군 복무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또한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의 영토는 크게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동원 대상 인구도 감소하였다.

둘째, 또 다른 문제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수감자들이 우크라이나 군대에 복무하도록 동원될 수 있다. 하지만 징집은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수감자 징집에는 심각하지 않은 혐의로 형을 선고받은 사람만 할 수 있다. 현행 문서에 따르면 계획적 살인, 강간, 성폭력 등 국가 안보 기반에 반하는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동원되지 않는다. 또한 법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원자들은 급여를 받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해외로 떠나거나 여행할 권리가 없다. 이들이 우크라이나 군대에 입대하려면 일련의 테스트(심리적, 육체적 테스트)를 통과한 다음 군사 의료 위원회, 군사 등록 및 입대 사무소를 통과해야 한다. 죄수들은 형벌 대대가 아닌 정규 부대에서 복무하게 되므로, 죄수를 자신의 군대에 데려갈 준비가 된 지휘관의 서면 동의도 필요하다. 그리고 나서야 법원은 이들의 조기 석방을 결정할 것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교도소와 재판 전 구치소에는 약 46,000명이 있다. 이는 국가가 사용하지 않는 동원 잠재 인력이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군대에 입대하기를 원하는 수감자가 얼마나 될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수감자가 이를 허용받을 것인지에 대한 예측은 아직 없다.

셋째, 7월 17일 새로운 동원법에 따라 우크라이나에서는 군인 등록 마감일이 만료되었지만 많은 사람이 신고하지 않고 숨겼다. 새로운 군사 등록 등록부에 우크라이나 시민은 늦어도 이날까지 세부 정보를 등록하거나 업데이트했어야 했다. 등록은 전체에서 36%만이 데이터를 업데이트했다. 군 복무에 등록할 때 시민은 무엇보다도 연령, 교육, 거주지를 표시해야 한다. 위반자에게는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수만 명의 우크라이나 남성들이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 참여하기를 꺼려 징집을 기피하고 있다. 키이우는 전투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충분한 준비 없이 군인을 전선으로 보낸다. 군사 분석가들은 또한 적절한 훈련 부족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이 제 위치를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가끔 그들은 오랫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남자들도 있다. 군 순찰대가 거리에서 사람들을 붙잡고 슈퍼마켓이나 훈련 센터 앞에서 기습 점검을 실시한다. 예를 들어 징병 회피자는 경찰에 의해 호출되어 결국 감옥에 간다.

동시에 군인 연령의 남성들은 종종 목숨을 걸고 어떤 수단을 써서든 나라를 떠나려고 한다. 그들은 수영이나 산을 넘어 국경을 넘으려는 시도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국경수비대는 문서를 위조하거나 여성으로 변장하고 위장복을 입은 사람들도 구금했다.

2023년 11월 BBC 방송사는 헝가리, 몰도바,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이웃 국가와의 우크라이나 불법 국경 통과에 대한 데이터를 인용하여 2022년 2월부터 2023년 8월 31일까지 약 2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있다고 보고했다. 동원령에 징집된 남성들이 국외로 도주했다. 또 다른 21,000명의 우크라이나 남성도 출국을 시도했으나 보안군에 의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14,000명은 도보나 수영으로 국경을 넘으려고 했고, 나머지는 가짜 문서를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떠나기를 희망했다. 동원기피자 처벌 강화에 관한 법률에서는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불법 국경 횡단은 행정 위반이며, 이에 대해 3,400흐리브냐($86)-8,500흐리브냐($215)의 벌금이 부과된다.

넷째, 일부 우크라이나 전문가와 정치인에 따르면, 새로운 법은 우크라이나 군대의 병력 보충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 심각한 해를 끼칠 것이라고 한다. 그들은 그러한 조치가 자격을 갖춘 인력의 유출, 국제 고객의 신뢰 상실 및 계약 종료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인 연령의 남성들이 기업에서 직접 군대 등록 및 입대 사무소로 이동하지 않도록 한꺼번에 직장을 그만두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치학자인 안드레이 졸로타레프는 해외에 있고 영사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한꺼번에 시민권을 포기할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인들은 고국으로 돌아가는 데 서두르지 않고 있다. 법안이 논의되는 동안에도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새로운 규정이 도입되기 전에 여권을 받기 위해 외국 기관에 줄을 섰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기관 직원은 물론 줄을 선 사람들 사이의 갈등 영상을 배포했으며 때로는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전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이었던 벤 하지스 퇴역 장군은 “키이우에게 동원 시스템을 개선하고 다른 나라에 있는 모든 우크라이나인을 군대에 모집하라고 했다. 동시에 그렇지 않으면 우크라이나가 장기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강력하게 말했다.

다섯째, 군 동원으로 부족해진 인력 문제가 국민경제의 파탄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가 권력이 억압적인 동원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체 동원의 해로운 결과는 국가의 농업 부문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농촌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동원되었고, 작업이 가장 많은 시기, 즉 봄, 여름, 가을의 현장 작업을 보면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한 지역 주민은 군사위원들이 길에서 개처럼 사람을 잡아간다고 말했다. 또한 특정 산업의 노동 문제는 재앙이 될 것이다. 물류와 운송이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리고 도시에서는 공공시설 근로자 부족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공공기관에도 사람이 충분하지 않다. 이미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강화됨에 따라 남성이 불법적 지위로 전환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내가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자 외부 세계와의 유일한 연결자가 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우크라이나의 남성 동원이 노동력을 고갈시키고 경제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끝으로 키이우는 해외 우크라이나인들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해외에 있는 우크라이나인 중에는 2022년 2월 24일 오래전에 나라를 떠난 자들도 많다. 국가는 디아스포라에게 가능한 한 빨리 돌아와 동원 자원을 보충하거나 고국과의 모든 관계를 끊는 선택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그들 중 많은 사람이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 돌아오기를 원하지 않거나 돌아갈 수 없기도 하다. 전쟁은 그들을 자동으로 배신자와 반역자로 만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디아스포라가 ‘우리가 아닌’ 범주에 포함되고 있다. 정부는 디아스포라를 다양한 우크라이나 세계의 일부가 아니라 실제 우크라이나와 아무런 공통점도 없는 외계 존재로 보고 있다. 이런 적극적인 증오는 주로 우크라이나 외부에 거주하는 남성에게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 해외의 우크라이나 디아스포라들은 자녀들에 대한 증오와 조국에서의 전쟁으로부터 양가감정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적대적 디아스포라의 감정은 국가의 또 다른 아픔이고 고통이다.김영술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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