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손님 줄고 가격은 오르고…상인들 '시름'
●광주 양동전통시장 가보니
더위 식히려 선풍기·부채질 의존
상추 등 농수산물 가격 크게 올라
시설도 노후돼 힘겨운 여름나기
더위 식히려 선풍기·부채질 의존
상추 등 농수산물 가격 크게 올라
시설도 노후돼 힘겨운 여름나기
입력 : 2025. 07. 15(화) 17:09

지난 14일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전통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준명 기자
“날이 이러고 더운디 누가 전통시장에 오려고 하겄소. 물건값도 겁나게 올라서 한철 버텨내기도 힘들제.”
지난 14일 오후 찾은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전통시장은 손님들의 발길이 뜸한 탓에 한산한 풍경만이 이어졌다.
주말동안 전국적으로 내린 집중호우로 연일 지속되던 폭염주의보는 잠시 해제됐지만, 습한 공기와 30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는 여전히 시장 상인들의 숨을 턱턱 막히게 했다.
상인들은 호스를 이용해 시장 곳곳의 통로에 물을 뿌리며, 체감기온을 낮추기 위한 사투를 벌였고, 채소가게 주인들도 좌판 위의 상품이 시들지 않도록, 분무기로 연신 물을 뿌리는 모습이었다.
양동시장에서만 50년째 장사를 해온 정모(76)씨는 이마에 끊임없이 흐르는 굵은 땀방울을 닦아내며, 막간을 이용해 힘찬 부채질로 더위를 식혔다.
정씨는 “요즘은 대형마트나 인터넷 쇼핑을 선호하는 추세라 시장 매출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북새통을 이루던 과거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며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나 이용하는데, 건강을 위협하는 더위 탓에 그마저도 크게 줄었다”고 토로했다.
드문드문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는 넉넉한 인심을 더해 푸짐한 덤을 얹어주고 있지만, 폭염과 이상기후로 주요 채소류 가격이 뛰면서 정씨와 손님들 모두 부담이 가중되는 형편이다.
그는 “특히 시금치와 열무 값이 많이 오른 것 같다”며 “단골 손님들을 잡으려 애쓰고 있지만, 치솟는 물건값에 쉽지만은 않다. 그저 올여름도 버텨내는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실제 지난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광주전남지역본부가 발표한 ‘광주·전남 농수산물 가격정보지 2513호’에 따르면, 7월 2주차 양동전통시장의 주요 상품 가격은 폭염의 영향으로 크게 올랐다.
재배가 어려워진 엽채류인 상추(100g)는 출하량 감소로 2주 전보다 100%나 상승한 660원에 거래됐고, 배추(1포기)도 10.3% 오른 3860원을 기록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어려움도 다르지 않다. 무더위에 지친 상인들은 선풍기 앞에 앉아 팔리지 않는 생선들을 바라보며, 애꿎은 파리 떼만 쫓아냈다.
최근 고수온으로 인해 어획량이 줄어든 데다 여름철 수산물 수요 감소가 겹쳐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기게 되면서, 이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박정애(67)씨는 “가뜩이나 여름철에는 수산물 수요가 줄어들어 장사가 안되는데, 고수온 영향까지 겹쳐 원가도 급격히 오른 것을 체감한다”며 “세를 내지 못하고, 애만 태우는 상인도 많다”고 털어놨다.
농수축산물 등 기후에 따른 가격 변동이 큰 신선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시장은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직면하는 지역 밥상머리 현장의 최전선이다.
여기에 손님의 급격한 감소와 노후화한 시설에서 비롯된 더위에 취약한 근로환경까지 삼중고가 겹치면서 상인들은 올해도 ‘고된 여름나기’에 나서고 있다.
박정림(76)씨는 “지난주에 2만원대에 샀던 상추 1박스를 오늘은 3만원 넘게 주고 샀다. 손님도 줄어든 탓에 요즘은 겨우 구색만 맞춰서 장사하는 수준”이라면서 “매년 힘들지만, 수십년간 장사하면서 올여름이 가장 버거운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지난 14일 오후 찾은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전통시장은 손님들의 발길이 뜸한 탓에 한산한 풍경만이 이어졌다.
주말동안 전국적으로 내린 집중호우로 연일 지속되던 폭염주의보는 잠시 해제됐지만, 습한 공기와 30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는 여전히 시장 상인들의 숨을 턱턱 막히게 했다.
상인들은 호스를 이용해 시장 곳곳의 통로에 물을 뿌리며, 체감기온을 낮추기 위한 사투를 벌였고, 채소가게 주인들도 좌판 위의 상품이 시들지 않도록, 분무기로 연신 물을 뿌리는 모습이었다.
양동시장에서만 50년째 장사를 해온 정모(76)씨는 이마에 끊임없이 흐르는 굵은 땀방울을 닦아내며, 막간을 이용해 힘찬 부채질로 더위를 식혔다.
정씨는 “요즘은 대형마트나 인터넷 쇼핑을 선호하는 추세라 시장 매출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북새통을 이루던 과거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며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나 이용하는데, 건강을 위협하는 더위 탓에 그마저도 크게 줄었다”고 토로했다.
드문드문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는 넉넉한 인심을 더해 푸짐한 덤을 얹어주고 있지만, 폭염과 이상기후로 주요 채소류 가격이 뛰면서 정씨와 손님들 모두 부담이 가중되는 형편이다.
그는 “특히 시금치와 열무 값이 많이 오른 것 같다”며 “단골 손님들을 잡으려 애쓰고 있지만, 치솟는 물건값에 쉽지만은 않다. 그저 올여름도 버텨내는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실제 지난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광주전남지역본부가 발표한 ‘광주·전남 농수산물 가격정보지 2513호’에 따르면, 7월 2주차 양동전통시장의 주요 상품 가격은 폭염의 영향으로 크게 올랐다.
재배가 어려워진 엽채류인 상추(100g)는 출하량 감소로 2주 전보다 100%나 상승한 660원에 거래됐고, 배추(1포기)도 10.3% 오른 3860원을 기록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어려움도 다르지 않다. 무더위에 지친 상인들은 선풍기 앞에 앉아 팔리지 않는 생선들을 바라보며, 애꿎은 파리 떼만 쫓아냈다.
최근 고수온으로 인해 어획량이 줄어든 데다 여름철 수산물 수요 감소가 겹쳐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기게 되면서, 이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박정애(67)씨는 “가뜩이나 여름철에는 수산물 수요가 줄어들어 장사가 안되는데, 고수온 영향까지 겹쳐 원가도 급격히 오른 것을 체감한다”며 “세를 내지 못하고, 애만 태우는 상인도 많다”고 털어놨다.
농수축산물 등 기후에 따른 가격 변동이 큰 신선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시장은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직면하는 지역 밥상머리 현장의 최전선이다.
여기에 손님의 급격한 감소와 노후화한 시설에서 비롯된 더위에 취약한 근로환경까지 삼중고가 겹치면서 상인들은 올해도 ‘고된 여름나기’에 나서고 있다.
박정림(76)씨는 “지난주에 2만원대에 샀던 상추 1박스를 오늘은 3만원 넘게 주고 샀다. 손님도 줄어든 탓에 요즘은 겨우 구색만 맞춰서 장사하는 수준”이라면서 “매년 힘들지만, 수십년간 장사하면서 올여름이 가장 버거운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