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사는 모방의 역사다"
[신간]호모레퍼런스
김문식│미다스북스│3만2000원
입력 : 2025. 07. 09(수) 16:08
호모레퍼런스
호모 사피엔스의 커다란 특징 중 하나는 모방이다. 엄마와 아빠의 행동을, 친구의 행동을, 선생님의 행동을 모방하며 인류는 조금씩 앞을 향해 나아갔다.

그 과정에서 인류는 단순히 따라 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부모의 행동을 따라 하면서도 이런 부분은 응용하고, 친구의 지식을 습득하면서도 저런 부분에선 비판했다. 인간은 모방에서 시작해 응용과 비판을 거쳐 무언가를 창조했다.

피앤에프시스템즈 대표이자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김문식 교수는 이런 모방에서 시작해 창조로 이어지는 과정을 ‘레퍼런스’, 즉 참조라고 말한다. 그리고 인류는 참조의 과정을 거쳐 발전해 왔기에 ‘호모레퍼런스’라는 ‘학명’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고 주장한다.

최근 출간된 ‘호모레퍼런스’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 문명의 진화사를 ‘참조’의 관점에서 살펴본 책이다. 저자는 250만년 전 석기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유구하게 흘러온 인류의 모방과 참조의 역사를 그려낸다.

책에 따르면 인류는 250만 년 전 최초의 석기 제작부터 이전 세대의 기술을 참조해 발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발달한 “창조적 참조 능력”은 인류를 특별하게 만든 핵심 요소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호모사피엔스는 단순히 도구를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적 학습과 사회적 네트워크를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갔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배울 수 있다면 다른 종(種)의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피엔스는 훔치고 배우며 성장했다.

그런 지난한 학습 과정을 통해 인류는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 돌, 청동기, 쇠, 증기기관의 등장처럼, 인류 문명이 변곡점에 접어들 때마다 인류는 기존 구조와 기술을 파괴하고 새로운 혁신을 창출했다.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1883~1950)가 얘기한 ‘창조적 파괴’가 발생한 것이다. 저자는 그런 혁신의 시작이 참조라고 강조한다. 요컨대 “인류사는 참조의 역사”라는 것이다.
박찬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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