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등 담론, 예술로 승화…교육·소통 확대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 폐막
‘경제위기’·‘이주문제’ 등 다뤄
70만명 방문…국제적 위상 확인
관람객 종합만족도 81.7% 기록
AI 도슨트·셔틀 운행 등 편의 강
입력 : 2024. 12. 01(일) 18:25
광주비엔날레 2전시실. 광주비엔날레 제공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 1일 폐막식을 끝으로 86일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1일 (재)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이번 전시 기간 30개국 72명의 작가가 참여해 약 70만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방문했고 종합 관람 만족도는 81.7%를 기록하며 지난해 열렸던 제14회 광주비엔날레보다 5.8% 상승했다.

올해는 광주 북구 용봉동에 있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이외에 양림동으로 외부 전시 공간을 확장하며 다양한 국가의 동시대 미술을 접할 수 있는 파빌리온 전시 31곳을 선보였다. 특히 ‘기후 변화’라는 시대적 담론과 ‘경제 위기’, ‘이주 문제’ 등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예술로 표현한 작품들이 시의성 있게 반영됐다는 평가다.

●동시대 담론 발산·지역 연결성 확장

이번 광주비엔날레를 기획한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은 한국의 전통 음악 장르인 ‘판소리’를 주제로 내세우며 동시대 공간을 소리로 탐구하는 전시를 마련했다. ‘공간’과 ‘소리’를 함축하는 ‘판소리’의 뜻을 개별적인 소리로 채워 조화를 이룬 각각의 전시실로 구성했다. 전시를 관통하는 소리를 인간과 비인간, 이주와 반이주 정책, 자유와 억압을 오가는 하나의 내러티브로 제시하며 기후 변화, 경제 위기, 이주 문제 등으로 인한 갈등을 동시대 미술로 시각화해 전시장을 방문한 관객들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작가 구성에도 시의성이 반영됐다. 참여작가 모두가 생존작가로 이뤄졌고 40여명의 여성작가가 참여했다. 특히 광주 기반 예술가를 참여작가로 선정해 지역 거점을 적극 활용하는 등 지역 연결성도 강조됐다.

광주비엔날레 3전시실에서 외국인 관람객이 해리슨 피어스의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제공
●소통도 전시 관람의 연장

전시 관람 후 체험하고 경험하는 새로운 소통의 장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게 했다. 전국에서 문화 예술 관련 전공 대학생들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실험적인 담론을 주제로 한 문화예술 교육의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서울대 미학과, 인천대 조형예술학부, 전주대 영화방송학과, 서울대 대학원 미술경영, 홍익대 대학원 미학과, 부산대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등 전국 문화예술 관련 학과의 전공자들은 현장 학습을 통해 니콜라 부리오 감독의 기획을 토대로 동시대 예술의 시대성을 짚어보는 등 실험적 담론을 접했다.

이와 함께 관람객의 전시 경험이 확장되는 체험 공간이 조성돼 인기를 끌었다.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이 기획한 모두가 함께 먹고 어울릴 수 있는 ‘마당 푸드 랩’과 전시관 야외 광장에 마련된 아트숍 G#은 또 다른 체험의 장으로서 호응을 끌어냈다. 아트숍 G#은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기념할 수 있는 상품 등 총 300여 종을 선보였다.

이는 관람객의 만족도 상승에도 기여했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의 종합 관람 만족도는 81.7%로 2000년대 최고 만족도를 기록했고 제14회 광주비엔날레보다 5.8%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나타났다.

●광주 전역이 문화예술 현장…최대 규모 파빌리온 선봬

22개 국가관·9개 기관이 참여한 최대 규모의 파빌리온은 이번 전시와 연계돼 다층적인 미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 현장으로 기능했다. (재)광주비엔날레는 광주 전역에 위치한 파빌리온의 접근성을 높여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했다. 관람객들이 30여개 전시장을 쉽게 이동할 수 있게 광주 북구 용봉동 광주비엔날레 전시장과 유스퀘어 버스터미널, 양림동, 동명동 정류장에 순환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또한 전시장마다 카카오모빌리티 QR 코드 안내판을 설치해 도보로 이동하는 관람객들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보맵을 제공했다.

다만 시내 전역에 분산된 파빌리온 운영이 집중도를 떨어지게 한다는 지적과 함께 외국인 관람객을 대상으로 편의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광주시에 거주하는 A(43)씨는 “광주시 전역에 파빌리온을 전시하는 건 장점도 있지만 완성도와 몰입도 측면에선 아쉬움이 남는다”며 “전시 기간 광주비엔날레를 관람하러 광주를 방문한 외국인들을 자주 목격했는데 이들은 전시 공간을 찾는 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번 전시에서 재단 측이 관람객 편의를 위해 노력한 건 맞지만 외국인들을 위한 더 친절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비엔날레 3전시실. 광주비엔날레 제공
●다음 세대 위한 교육의 장…문화 저변 확대 노력

전시 기간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과 교육 프로그램에 3만여명이 참여했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총 5회 진행된 GB 토크에는 캔디스 윌리엄스, 나미라, 노엘 W. 앤더슨, 아몰 K 파틸, 김영은 등 아티스트와 큐레이터를 포함해 파베우 야니츠, 김범준 교수 등이 참여했고 지난 9월6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개최된 ‘새로운 울림: 인류세 시대의 예술과 기술’ 심포지엄에는 200여명이 참석하는 등 미래 예술과 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게 확인됐다.

‘광주비엔날레 아카데미 전문기획자 양성과정’도 지난 9월 2주 동안 진행돼 영국, 이탈리아, 브라질, 그리스, 홍콩, 일본, 미국, 한국 등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 15명이 세계적인 큐레이터와의 강의를 통해 경험을 쌓았다.

전시 기간 주말에는 다음 세대인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열렸다. 전시의 주제인 ‘소리’를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나의 판, 소리’, 생태·환경 감수성을 높이는 ‘GB 작은 숲’, 도슨트를 직접 체험해 보는 ‘어린이 도슨트 프로그램’ 등에 200여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해 문화예술인 양성을 위한 역할을 수행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창설 30주년을 맞아 더욱 뜻깊은 광주비엔날레가 86일 동안 큰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전시를 찾아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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