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칼바람 이겨낸 ‘인동초’…전통주로 재탄생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즐기던 술
명인 우정단 대표 손길 거쳐 탄생
"목포 음식문화 알리는 노력 계속”
입력 : 2024. 10. 28(월) 18:04
목포시 인동주마을 우정단 대표가 ‘인동초 막걸리’를 저으며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를 하면서 여러 차례 옥고를 치렀다. 한국전쟁 당시 죽을 고비를 눈 앞에서 넘긴 그는 이념을 떠나 민주주의가 꽃피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정계에 투신한 이후로도 다섯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고, 6년 간 감옥에 있었다. 험하디 험한 삶을 살아와 ‘인동초’라는 별명을 얻었다. 인동초는 엄혹한 겨울을 버텨내고 종국에는 꽃을 피워내는 식물이다. 김 전 대통령의 삶이 인동초와 같아 붙여진 별명이다.

매서운 추위를 버텨서인지 인동초는 강한 항균 작용과 독을 풀고 열을 내리는 작용이 있어서 유행성 감기에 효과적인 약재로 사용된다. 목포시 옥교동의 식당 ‘인동주마을’은 이 약재를 달여 술로 빚어 막걸리를 만든다. 인동초, 감초, 당귀 및 음양곽을 혼합한 재료에 쌀과 누룩을 얹어 발효시키고 발효 물에 다시 인동초 및 감초 추출물을 혼합해 숙성시켜 약주와 탁주를 빚는다.

‘인동초 막걸리’와 이를 약주로 걸러낸 ‘인동초 평화주’가 이 가게의 대표 전통주다. 평화주는 김 전 대통령이 즐겨마셨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인동초 꽃을 송이가 피기 직전에 따서 그늘에 말리고, 잎과 줄기도 가을에 베어 그늘에서 말려 소주로 만들기도 한다. 또 초여름에 핀 꽃을 말려 소주에 넣고 따뜻한 곳에서 한달께 숙성시키면 먹을만한 인동주가 된다.

모든 과정은 목포음식명인1호(2009년)로 헌정된 우정단 대표의 손길을 거친다. 우 대표는 1996년부터 인동덩쿨 발효주 연구를 시작해 2001년 발명특허를 얻고 2002년 인동주마을 상표를 등록했다.

우 대표의 열정과 노력 덕분에 인동주마을은 현재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전통주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우 대표는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웃으며 돌아가는 고객들을 볼 때가 행복하다.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처럼 지금도 변함없이 초심(初心)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목포의 1호 음식 명인인만큼 음식 문화 보존에도 노력하고 있다. 그는 “목포시에서 명인들을 더 활용했으면 좋겠다. 명인들은 목포 음식을 알리기 위해 언제든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행사에도 적극 참여해서 음식 문화를 알리고 보존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싶다. 시 차원의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동환·송민섭 기자

이 취재는 전라남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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