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재명 ‘일 못하면 끌어내려야’ 발언 공방
신동욱 “정상적인 분별력 상실해”
나경원 “탄핵공세 끝모르고 폭주”
박찬대 “대의민주주의의 일반론”
박성준 “정치 레토릭 수준 이하”
입력 : 2024. 10. 06(일) 16:3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낮 인천 강화군 강화풍물시장에서 2024 하반기 재·보궐선거 강화군수에 출마한 한연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며 상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표가 지난 5일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서 “일을 제대로 못 하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게 민주주의고 대의정치”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여야간 공방이 일고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이 대표가 강화군수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참석해 대통령 탄핵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고 한다”며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의 올가미가 조여오자 정상적인 분별력을 상실한 듯하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말은 정부·여당에 협치를 요구할 수 있는 야당 대표의 자격을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뜻”이라며 “민주당은 이미 국정 운영의 파트너 역할을 포기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의도 대통령 행세를 하는 이 대표의 탄핵 공세가 끝 모르고 폭주 중”이라며 “11월 이 대표의 허위 사실 공표, 위증교사 범죄 선고 시기가 다가오니 더 거세지는 야권의 탄핵 총공세”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다혜 씨가 전날 음주 운전 혐의로 입건된 것을 두고도 “민주당 현 대표 이재명과 개딸들은 탄핵 폭주 운전, 민주당 전 대표이자 전 대통령의 딸은 음주 운전”이라며 “그들의 거짓 선동과 위선, 뭐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결국은 다 드러나게 돼 있다”고 밝혔다.

김기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탄핵하면 자신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고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검은 야욕을 드러냈다”며 “한 달여 뒤 본인의 정치생명을 끊어 놓을 두 건의 1심 재판 유죄판결이 두려운 나머지 탄핵 몰이 선동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의민주주의의 일반론’이라고 엄호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반발하는 것은 여당 내부에서도 탄핵에 대한 동요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관련 간담회에서 “(이 대표의 발언은) 대의민주주의 일반적 원리에 대해 말한 것으로 우리는 해석한다”며 “맥락을 보면 윤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으로 얘기한 것을 보니 한 대표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대통령 탄핵 관련 이슈에 대해 머리가 복잡한 게 아닌가. 아니면 (그러한) 마음이 꽉 차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받아쳤다.

박 원내대표는 “일부 의원들이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 당론을 모은다든가 하는 상황은 아니다”며 “오히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무도한 국정운영에 대해 우려가 많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도 탄핵이 있었기 때문에 고민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한 대표의 발언은 본인의 생각이 그대로 입으로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직격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대표는 징치와 대의민주주의를 얘기했는데 한동훈 대표의 (정치적) 수사를 보니 초보 수준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집권여당 당 대표의 정치 레토릭(수사법) 자체가 너무 수준 이하다”고 쏘아붙였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 대표가 ‘일을 못 하면 언제든 교체한다’는 대의민주주의 일반론을 갑자기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구호로 둔갑시켜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고 국민의힘 사무총장까지 전파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참석해 “일을 제대로 못 하면 혼을 내 선거에서 바꾸고,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다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고 대의정치”라고 언급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서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구호를 앞장세워 선거의 판을 정쟁의 장으로 물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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