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배운 한 풀고파” 광주청춘학교 문 열다
광주 만학도 평생교육 공약사업
중학학력인정·성인문해교실 등
“수학 어려워”, “배우는 재미 느껴”
시교육청 “누구나 배움 누리도록”
입력 : 2024. 05. 21(화) 18:15
이정선 광주시교육감과 광주청춘학교 강사, 학습자 등이 21일 광주 금호평생교육관 다목적실에서 광주청춘학교 개교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혜인 기자
“배움의 열정과 꿈이 있다면 우리는 언제나 청춘이다!”

광주 만학도들의 배움터가 될 광주청춘학교가 21일 문을 열었다.

광주시교육청은 이날 금호평생교육관 다목적실에서 ‘광주청춘학교 개교식’을 가졌다.

광주청춘학교는 학령기에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초·중·고등학교 과정의 교육, 디지털·생활문해교육, 문화예술체험학습 등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는 교육으로,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의 민선4기 공약사업이다.

광주청춘학교 개교식에는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을 비롯해 학습자와 강사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해 마치 입학식과 같은 설렘이 가득했다.

축하 영상은 유·초·중·고등학생, 문해교육 학습자와 강사, 시교육청 관계자들이 함께 만든 카드섹션을 비롯해 노래, 삼행시, 인터뷰로 축하와 응원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많은 학습자들의 감동을 끌어냈다.

개교식이 끝나자 어르신들은 옹기종기 모여 새롭게 단장한 교실로 들어가 책을 펴고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중학교 3단계 과정을 밟고있는 강봉순(77)씨는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것이 평생의 한이 됐다. 이제는 배우지 못한 한을 풀고 싶었다”며 “월산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수업으로 초등학교 과정 3단계를 다 마치고 초등학교 졸업장을 땄다. 자신감을 가지고 중학교 과정에 올라와보니 국어와 영어는 재밌는데 수학이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도 열심히 공부해서 중학교 졸업장을 따낸 뒤에 검정고시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반 유기순(73)씨도 초등학교를 마치고 일을 해야했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초등학교는 간신히 졸업했지만 기성회비를 낼 형편이 되지 못해 결국 생계전선에 뛰어들었다. 일할 때마다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워 오죽했으면 치마를 교복처럼 수선해서 다녔을 정도로 학생이 된 기분이라도 내고 싶었다”며 “이번 광주청춘학교를 통해 이렇게라도 배울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다. 어렵지만 하나하나 배워가는 재미를 느끼면서 자존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에 문을 연 광주청춘학교의 프로그램은 금호평생교육관이 기존에 운영하던 △성인문해교실 △중학학력인정 성인교육 △금빛평생교육봉사단과 지난해 광주청춘학교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고졸 검정고시반 △슬기로운시니어생활(디지털문해교육)이 합쳐져 운영된다. 또 △자격증 준비과정 △원데이클래스 △문화마실 △청춘학습동아리 등 체험학습과 동아리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도 신설됐다.

광주시교육청은 광주청춘학교 개교를 앞두고 체계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최적의 학습환경을 제공하고자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9억여원을 투입해 올해 4월까지 수업 공간을 리모델링과 후관 승강기 설치 등 시설 구축을 마쳤다. 현재 200여명의 학생이 등록해 배움의 꽃을 피우고 있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광주청춘학교에서는 성인 만학도의 학습 욕구를 충족할 만한 프로그램과 함께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체감도와 실효성 높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원하면 필요한 배움을 누리고 개인의 역량을 꽃피울 수 있게 촘촘한 평생교육 서비스 제공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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