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조사위, 계엄군 12명 '집단살해죄' 고발
정호용·최웅 등 공수부대원
주암마을·도청 진압 관련자
입력 : 2024. 06. 02(일) 18:09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민간인 집단 학살에 가담한 계엄군과 상무충정작전 책임자 등 모두 12명을 형사 고발하기로 했다.

진상규명조사위는 지난달 31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 등 5·18 민주화운동 당시 민간인 집단학살 가담 의혹이 있는 12명의 전직 군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조사위는 1980년 5월23일 당시 주남마을과 다음날인 24일 송암동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사건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최웅 11공수여단장을 비롯해 휘하 장교와 사병 등 9명을 ‘집단살해’ 또는 살인 방조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당시 양민학살 사건으로 최소 16명의 민간인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위 관계자는 “이 사건의 경우 계엄군이 연행한 시민들을 임의로 처형하는 범죄에 해당하는 사례로 판단했다”며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에 규정된 집단살해에 해당하는 범죄는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 1980년 5월 항쟁 마지막 날인 5월27일 옛 전남도청 재진입 작전 중 사망한 시민 피해자 18명 이외에 추가로 발견된 당시 사망 시민 피해자 7명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당시 지휘부 4명도 내란목적살인 혐의로 고발한다. 당시 정호용 특전사령관, 최세창 3공수여단장, 신우식 7공수여단장, 최웅 11공수여단장 등이다.

당시 숨진 시민 18명에 대해서는 1996년 대법원 판결에 의해 내란목적살인 혐의가 인정이 됐는데, 조사위는 이 죄가 각각의 개별 피해자마다 성립되기 때문에 추가로 발견된 7명 피해자에 대해서도 또 한번 동일한 혐의로 책임을 묻기로 했다.

최웅 11공수여단장은 2건의 고발장에 모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정 사령관의 경우 과거 같은 사건으로 처벌받았지만 7명의 희생자가 새롭게 확인된 만큼 추가 형사처벌이 가능하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조사위는 이와 함께 오는 26일까지 국가보고서를 발간, 국회와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활동을 종료할 예정이다

한편, 보수 추천 전원위원 3명은 이날 별도 입장문을 내고 “헌정질서 파괴범죄(내란 등)가 아닌 이상 일반적인 살인·강간죄 등은 1995년 공소시효가 종료됐다”며 “형사 불소급의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돼 처벌할 수 없는 상태에서 (5·18 특별법 등으로) 뒤늦게 처벌할 수 있는 소급 입법을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새로운 범죄 요건을 만들어 처벌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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