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들불열사 정신 계승” 합동추모식 엄수
25일 국립5·18민주묘지서
김영철 열사 유족 등 참석
들불상 ‘야스다 마사시’ 수상
"교류로 국제 연대 이어갈 것"
김영철 열사 유족 등 참석
들불상 ‘야스다 마사시’ 수상
"교류로 국제 연대 이어갈 것"
입력 : 2024. 05. 25(토) 15:08
들불열사 합동추모식 및 제19회 들불상 시상식이 열린 2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문에서 임낙평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나다운 수습기자
민주화를 외치다 숨지고 옥고를 치른 들불 7열사(박기순·윤상원·박용준·박관현·신영일·김영철·박효선)를 기리는 합동추모식과 열사들의 뜻을 이어받은 개인·단체에 수여하는 들불상 시상식이 25일 엄수됐다.
사단법인 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이날 오전 11시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문에서 들불열사 합동추모식과 제19회 들불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추모식은 추모 의례, 인사말, 들불열사 약력소개, 추모시 낭독, 유가족 인사, 들불상 시상식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1970년대 말 들불야학을 설립·운영하고 5·18민주화운동에 시민군으로 나서 전남도청을 지켰던 박기순·윤상원·박용준·박관현·신영일·김영철·박효선 등 들불열사 7명의 넋을 기리고 이들의 정신을 계승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임낙평 들불기념사업회 이사장은 “44년 전 항쟁에서 산화하신 영령들을 추모하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되새기고자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며 “일곱 분의 열사를 비롯해 5월 영령들의 정신 계승을 위해 많은 분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들불 정신 계승을 강조하는 청년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들불열사 약력소개를 맡은 김다정 광주청년유니온 위원장은 “4년 남짓 운영했던 이 야학이 40년도 더 넘게 회자되는 이유는 지금의 활동가들에게도 들불의 정신이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며 “들불야학은 잃을 게 없는 약자들의 역사이기에 빈민, 소수자, 여성, 청년들의 역사이기도 하다. 들불의 정신을 기억하며 오월의 광주가 미래지향적이고 다양한 시도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모식에 참석한 들불열사 유족들은 조용히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5·18 당시 시민군 ‘항쟁지도부 기획실장’으로 전남도청을 끝까지 사수하다 신군부에 체포돼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한 고(故) 김영철 열사의 장남 김동명(49)씨는 “아버지는 들불 7인 열사 중 맏형으로 들불야학, 노동야학 등을 열고 약자의 편에 서서 활동에 나섰던 분이다”며 “무자비한 계엄군의 만행을 겪은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나서야 간첩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들불 7열사의 정신을 기리고 추모식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이런 추모 열기가 광주에서 그치지 않고 전국화를 넘어 세계화까지 뻗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올해 들불상 수상자로는 야스다 마사시 JR서일본노동조합 전 위원장이 선정됐다.
들불상은 1970년대 말 노동운동을 하며 5·18민주화운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들불야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야스다 마사시는 JR서일본노조 중앙본부 서기장과 위원장을 역임하고 개별 조합의 이해관계를 넘어 민주·인권·평화를 위한 국제 연대활동을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노동운동가다.
그는 2003년 대구 지하철 사고 위령제 참여를 계기로 일본이 전범국임을 분명히 하고 반전 평화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원자·수소폭탄 금지 운동, 미 공군기지 반대 투쟁, ‘일본은 전쟁을 포기하고 군대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일본 평화헌법 9조 사수 운동을 선도했다.
한국 민주주의 운동과의 교류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09년 4·3 제주도 희생자 위령제부터 매년 조합원들을 인솔했으며, 2015년 35주년 5·18 항쟁 당시 오사카에서 일본인 800여 명이 참여한 35주년 기념집회를 열어 저항·연대의 오월 정신을 함양하고 오월 정신 세계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내 ‘들불 모임’을 결성, 일본에서 5·18민주화운동 의의와 들불열사의 정신을 알리고자 하는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상을 받은 야스다 마사시는 “국제적인 민주화 투쟁의 발원지라 할 수 있는 광주에서 들불야학의 의지와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들불열사기념사업회의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며 “올해는 들불사업기념단과 정기적 교류를 확인하는 해이다. 내년에는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이해 오사카 들불회 회원들과 위령제에 참가할 예정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심사위원회는 “다양한 연대 활동의 본보기를 보여줌으로써 향후 노동운동, 진보운동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며 “자신이 소속된 노동조합의 이해를 넘어 인권, 평등, 평화 실현을 위한 국제적인 활동가로서 충분한 모범이 된다”고 수상 배경을 밝혔다.
한편 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들불야학 출신 열사 7명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해마다 추모제를 열고 있다.
사단법인 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이날 오전 11시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문에서 들불열사 합동추모식과 제19회 들불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추모식은 추모 의례, 인사말, 들불열사 약력소개, 추모시 낭독, 유가족 인사, 들불상 시상식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1970년대 말 들불야학을 설립·운영하고 5·18민주화운동에 시민군으로 나서 전남도청을 지켰던 박기순·윤상원·박용준·박관현·신영일·김영철·박효선 등 들불열사 7명의 넋을 기리고 이들의 정신을 계승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임낙평 들불기념사업회 이사장은 “44년 전 항쟁에서 산화하신 영령들을 추모하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되새기고자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며 “일곱 분의 열사를 비롯해 5월 영령들의 정신 계승을 위해 많은 분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들불열사 합동추모식이 열린 2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문에서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나다운 수습기자 |
작년에 이어 올해도 들불열사 약력소개를 맡은 김다정 광주청년유니온 위원장은 “4년 남짓 운영했던 이 야학이 40년도 더 넘게 회자되는 이유는 지금의 활동가들에게도 들불의 정신이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며 “들불야학은 잃을 게 없는 약자들의 역사이기에 빈민, 소수자, 여성, 청년들의 역사이기도 하다. 들불의 정신을 기억하며 오월의 광주가 미래지향적이고 다양한 시도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모식에 참석한 들불열사 유족들은 조용히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5·18 당시 시민군 ‘항쟁지도부 기획실장’으로 전남도청을 끝까지 사수하다 신군부에 체포돼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한 고(故) 김영철 열사의 장남 김동명(49)씨는 “아버지는 들불 7인 열사 중 맏형으로 들불야학, 노동야학 등을 열고 약자의 편에 서서 활동에 나섰던 분이다”며 “무자비한 계엄군의 만행을 겪은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나서야 간첩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들불 7열사의 정신을 기리고 추모식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이런 추모 열기가 광주에서 그치지 않고 전국화를 넘어 세계화까지 뻗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제19회 들불상 수상자로 선정된 야스다 마사시 JR일본노동조합 전 위원장이 들불열사기념사업회의 상을 받고 있다. 정상아 기자 |
들불상은 1970년대 말 노동운동을 하며 5·18민주화운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들불야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야스다 마사시는 JR서일본노조 중앙본부 서기장과 위원장을 역임하고 개별 조합의 이해관계를 넘어 민주·인권·평화를 위한 국제 연대활동을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노동운동가다.
그는 2003년 대구 지하철 사고 위령제 참여를 계기로 일본이 전범국임을 분명히 하고 반전 평화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원자·수소폭탄 금지 운동, 미 공군기지 반대 투쟁, ‘일본은 전쟁을 포기하고 군대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일본 평화헌법 9조 사수 운동을 선도했다.
한국 민주주의 운동과의 교류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09년 4·3 제주도 희생자 위령제부터 매년 조합원들을 인솔했으며, 2015년 35주년 5·18 항쟁 당시 오사카에서 일본인 800여 명이 참여한 35주년 기념집회를 열어 저항·연대의 오월 정신을 함양하고 오월 정신 세계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내 ‘들불 모임’을 결성, 일본에서 5·18민주화운동 의의와 들불열사의 정신을 알리고자 하는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상을 받은 야스다 마사시는 “국제적인 민주화 투쟁의 발원지라 할 수 있는 광주에서 들불야학의 의지와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들불열사기념사업회의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며 “올해는 들불사업기념단과 정기적 교류를 확인하는 해이다. 내년에는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이해 오사카 들불회 회원들과 위령제에 참가할 예정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심사위원회는 “다양한 연대 활동의 본보기를 보여줌으로써 향후 노동운동, 진보운동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며 “자신이 소속된 노동조합의 이해를 넘어 인권, 평등, 평화 실현을 위한 국제적인 활동가로서 충분한 모범이 된다”고 수상 배경을 밝혔다.
한편 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들불야학 출신 열사 7명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해마다 추모제를 열고 있다.
정상아 기자·나다운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