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조사위 계엄군 고발 방안 '재논의'
전원위, 법령 소급적용 안돼 보완요구
종합보고서 초안도 다음 회기로 미뤄
입력 : 2024. 05. 21(화) 10:25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가 44년 만에 추진하려했던 계엄군 고발에 대해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21일 조사위에 따르면 조사위는 전날 오후 2시 열린 전원위원회 안건이었던 5·18 투입 계엄군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 등을 위원 간 의견 차이로 인해 오는 24일 회기때 재논의하기로 했다.

조사위는 이날 송암동·주남마을 민간인 학살 사건을 주도한 최웅 전 제11공수여단장 등 9명을 내란목적살인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최 전 여단장을 주남마을 총격 사건에서 생존 시민 2명을 즉결 처형한 혐의로 계엄군 5명과 함께 고발하고, 이와 별개로 송암동 오인사격 사건에서 민간인 3명을 즉결 사살한 혐의로도 다른 계엄군 4명과 같이 고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조사위는 전원위로부터 서류 보완을 요구받았다. 2011년부터 시행돼 소급적용할 수 없는 ‘국제형사재판소 관할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계엄군에 적용하려 하는 등 법률상 오류가 있다는 점에서다.

이날 5·18 핵심 관계자인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최세창 전 제3공수여단장을 내란목적살인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건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안건에 오르지 못했다.

또 다른 안건이었던 종합보고서 초안 심의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보고서 초안은 개별보고서에서 왜곡논란이 일었던 ‘권용운 일병 장갑차 사망 사건’, ‘나주경찰서 무기 피탈 사건’ 등의 내용이 바로잡혔는데, 일부 위원이 ‘종합보고서는 개별보고서를 종합하는 것으로, 어떤 내용을 새롭게 수정·보완해선 안 된다’며 반대했다. 전원위는 우선 보고서 초안을 가지고 심의하되, 추후 수정·보완할 수 있도록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한 위원은 “본래 표결을 통해서라도 계엄군 고발을 추진하려 했으나 법률 검토가 잘못됐다고 판단해 보완을 요구했다”며 “헌정질서 파괴범죄 관련 법에서 다루는 내란행위 또는 집단 살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
518 최신뉴스더보기

실시간뉴스

많이 본 뉴스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