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익 지켜냈다”…국힘 “자동차 손해 걱정”
●여야, 한미 관세협상 온도차
與 “식량안보 지킨 실용외교”
野 “‘농축산물 개방’ 설명 필요”
대통령실 “'지도자 표현' 이해”
입력 : 2025. 07. 31(목) 14:00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 “국익 지켜냈다”…국힘 “자동차 손해 걱정”

●여야, 한미 관세협상 온도차

與 “식량안보 지킨 실용외교 성과”

野 “‘농축산물 개방’ 설명 필요”

대통령실 “지도자 표현으로 이해”





여야는 31일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두고 온도차를 드러내는 등 입장이 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익과 식량안보를 지킨 실용외교 성과”라며 환영했지만, 국민의힘은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다”며 한미 정상회담이 이번 협상에서 어떤 영향을 입혔는지와 자동차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농산물 시장 완전 개방’이라는 언론 속보가 나왔는데, 우리 정부는 쌀, 소고기 등 농축산물 추가 개방이 없다고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단순한 정치적 수사인지 부분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촉구했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가 거둔 값진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상을 통해 한미 간의 산업 협력은 더욱 강화되고 한미동맹도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며 “특히 우리 농민의 생존권과 식량 안보를 지켜냄으로써 민생 경제 회복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박상혁 수석대변인도 이날 서면브리핑을 내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협상으로 우리 경제에 드러웠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애초에 미국이 짜놓은 판 위에서 해야 하는 어려운 협상이었지만 정부는 우리가 지켜야할 국익들을 철저히 지켜냈다”며 “1500억 달러 규모로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협력 펀드와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펀드 또한 미국 시장에 우리 기업의 든든한 교두보가 되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이번 협상으로 우리 수출의 불확실성을 최소화는 동시에, 미국 시장에서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나은 조건으로 경쟁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다가올 무역전쟁의 파도 역시 정부, 국민과 함께 슬기롭게 헤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정재 정책위의장은 “이재명 정부 자화자찬에 몰두할 때가 아니다”라면서 “협상이 타결됐다고 해도 이미 상당수 우리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예고받은 상황이고 타결 과정에서 여러 희생과 양보가 뒤따랐다. 대외적으로 관세협상까지 거쳐 우리 기업들이 그야말로 사면초가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걱정스러운 점은 관세 협상 타결이 발표됐는데 2주 뒤 이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최종 합의문이 발표된다고 돼 있다. 이 부분이 무슨 의미인지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다른 외교·안보·국방 차원의 알려지지 않은 이슈가 남아있는 건 아닌지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또 “일본이나 유럽연합(EU)과 같은 15% 관세율로 합의된 점은 적절한 수준”이라면서도, “그 동안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통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관세율은 제로였고 일본은 2%를 적용받고 있었는데, 동일하게 15%가 적용되면 상대적으로 일본차 경쟁력이 더 커져 사실상 우리 자동차의 손해가 발생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쌀, 쇠고기를 비롯한 농축산물 개방을 놓고도 우리 정부와 트럼프 대통령 간 발표 내용이 다른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농축산물 추가 개방이 없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보면 ‘관세 제로’라는 표현까지 들어가 있다”며 “쌀, 소고기 등 농축산물 추가 개방이 없다면 대단히 환영할 일이지만 쌀, 쇠고기 이외에 다른 곡물이나 과일에 대한 수입이 대폭 확대되는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단순한 정치적 수사인지 부분도 정부에서 명확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정희용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 메시지에 일부 언론에서는 ‘농산물 시장 완전 개방’이라는 속보가 나왔고, 농민들은 협상 결과에 여전히 불안해 한다”며 “농민들과 국민들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왜 이러한 해석의 차이가 있는건지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정부의 협상 내용 공개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어 민감한 분야로 꼽혔던 농축산물 협상의 경우 “미국의 강한 개방 요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식량 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분명히 밝혔다.

김 실장은 “소고기 월령제한 해제 문제나 쌀 수입 등과 관련해서는 양측의 고성도 오간 것으로 안다”며 “그럼에도 우리가 방어를 계속하면서 이 분야의 추가적인 양보가 없었던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을 시사하는 언급을 한 것에 대해서는, “정치 지도자의 표현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협상을 책임진 각료들의 대화에서 그 부분의 합의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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