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정연권>친환경 농사의 주역은 ‘농기계’
정연권 색향미야상화연구소장
입력 : 2025. 07. 09(수) 16:58

정연권 색향미야상화연구소장.
농부에게 6월은 정신없이 바쁘고 피곤한 달이다. 농사는 때가 있는지라 손발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 농부들은 거의 고령이다. 아니다. 초고령이다. 허리에 복대와 무릅엔 보호대를 두르고 일하고 있다.
이제 농기계가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 트럭이 농로를 분주히 오가고 드론으로 병해충 방제를 한다. 스마트폰도 중요한 농기계가 됐다. 농부 간 연락과 농자재 주문, 정보교환, 온라인판매 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들녘엔 농기계 소리가 우렁차다. 농부보다 농기계가 많다.
구례군 주요 농기계 보유 수는 트랙터 715대, 이앙기 600대, 콤바인 207대 등이다. 경지면적이 적은 구례가 이 정도면 전국에는 꽤 많은 농기계가 보급돼 있을 터다. 고가 농기계를 갖춘 한 농부는 “뼈 빠지게 농사지어 농기계값 주고, 이자 갚고 남은 게 별로 없다. 그나마 직불금이 있어 살아간다.” 푸념했다. 더욱이 아쉬운 점은 대형트랙터나 크라스콤바인 등 국산 농기계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왜 비싼 외국제품을 쓰냐고 물으면 “성능이 좋다”고 한다. 이럴 수가 있는가. 반도체와 배도 잘 만드는 대한민국에서 성능 좋은 농기계를 만들지 못하다니 아쉽다. 자본시장 결과물이라는 생각에 씁쓸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구례군농업기술센터 농기계 임대사업이 환영을 받고 있다. 고가 농기계를 저렴하게 임대 해주니 부담이 없다. 박승철 주무관 등 직원들이 친절하게 임대를 도와주고 수리도 신속하게 해준다. 마을로 찾아가서 수리도 돕는다. 아울러, 전국 농업기술센터에 임대사업장이 완비되어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정부 쌀 감축 정책에 콩으로 전환한 농부들이 많다. 소득도 벼보다 나은 편이라 한다. 구례군 친환경 콩 재배는 20㏊에 31 농가가 참여했다. 비닐 멀칭, 종자, 친환경 약제 등을 군에서 50~70% 보조해 줬다. 생산물은 자연드림에서 구매해 주기로 했다. ‘구례콩영농조합법인’을 중심으로 친환경 콩 재배체계가 구축됐다.
6월 초부터 친환경 콩 심기를 시작해 7월 초 마무리됐다. 조합원들의 논에 파종해주고 대금을 받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트랙터에 파종기를 부착해 멀칭을 깔고 종자를 3~5알씩 넣고 간다. 1단지(900평)는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런 파종기가 없으면 친환경 콩 농사가 힘들 수밖에 없다.
고정주 회장의 열정적이고 엄청난 체력에 해박한 지식과 경험 덕분에 파종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됐다. 노련한 장상근 총무가 파종기를 운전했다. 필자는 인부를 현장에 데려다주고 퇴근시키는 일을 맡았다. 현장 이동, 새참과 자재 운반 등 보급지원 역할도 했다.
새벽에 인력사무소에 나가면 외국인 인부들이 많다. 러시아, 베트남 사람들과 일을 많이 했다. 눈치도 빠르고 한국어도 어느 정도 하며 무더위에서도 거침없이 일을 잘했다. 오후 5시가 넘으면 시간당 추가 수당 2만 원을 준다. 다음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거나 파종면적이 1~2시간 정도 남을 때 하는 긴급 처방이다. 우리나라 인부들은 콩 파종작업을 꺼린다. 힘들기 때문이다. 무더위에 4명이 파종기를 따라 하는 일은 극한직업의 현장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외국인 근로자가 해주니 감사하다.
필자도 친환경농법으로 ‘쥐눈이콩’을 심었다. 친환경 비료와 이온수를 뿌리고 로터리 작업을 했다. 파종기가 생분해되는 멀칭을 깔고 두둑에 2열씩 파종했다. 고랑에는 제초매트를 깔았다. 콩밭이 검은 무대가 펼쳐졌다. 새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모기장을 덮었다. 이제는 청색 바다가 됐다. 파종 며칠 후 비가 제법 내려서 발아되기 시작했다. 포기당 본잎이 2~3장 나와서 모기장을 벗겼다. 이제 새들이 피해가 없다고 한다. 새들은 먹고 살기 위해 습격한다. 이를 지켜 먹고 살려는 농부들과 치열한 전쟁이다. 푸른 콩들이 나란히 도열 했다. 검은 무대에 녹색 물결이 춤추니 흐뭇하다.
무더위로 파밤나방 발생이 심했다. 드론으로 친환경 약제로 방제했으나 효과가 낮았다. 등짐 분무기로 두 번이나 했다. 일반 농약을 치면 수월한데 생태환경과 소득 차원에서 안타깝고 난감한 일이다. 벌레가 먹은 콩잎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새벽에 나가 손으로 잡아 죽이는 방법밖에 없다. 콩 포기를 털어서 떨어지는 벌레를 죽이는 일은 징그럽고 마음도 편치 않았다. 새벽부터 엄청난 살생을 했기 때문이다. 어찌하랴. 콩을 지키는 일이요 콩들은 좋을 것 아닌가.
지붕 없는 교실에서 친환경 농부들과 진솔한 대화도 나누고 애환과 고충을 들었다. 많은 깨우침과 영감을 받았다. 생명을 살리는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하여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억척스럽게 일한다. 이게 농심인가. 고행인가. 희생인가.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존경스럽다. 친환경 농부들이 제대로 대접받았으면 좋겠다.
이제 농기계가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 트럭이 농로를 분주히 오가고 드론으로 병해충 방제를 한다. 스마트폰도 중요한 농기계가 됐다. 농부 간 연락과 농자재 주문, 정보교환, 온라인판매 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들녘엔 농기계 소리가 우렁차다. 농부보다 농기계가 많다.
구례군 주요 농기계 보유 수는 트랙터 715대, 이앙기 600대, 콤바인 207대 등이다. 경지면적이 적은 구례가 이 정도면 전국에는 꽤 많은 농기계가 보급돼 있을 터다. 고가 농기계를 갖춘 한 농부는 “뼈 빠지게 농사지어 농기계값 주고, 이자 갚고 남은 게 별로 없다. 그나마 직불금이 있어 살아간다.” 푸념했다. 더욱이 아쉬운 점은 대형트랙터나 크라스콤바인 등 국산 농기계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왜 비싼 외국제품을 쓰냐고 물으면 “성능이 좋다”고 한다. 이럴 수가 있는가. 반도체와 배도 잘 만드는 대한민국에서 성능 좋은 농기계를 만들지 못하다니 아쉽다. 자본시장 결과물이라는 생각에 씁쓸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구례군농업기술센터 농기계 임대사업이 환영을 받고 있다. 고가 농기계를 저렴하게 임대 해주니 부담이 없다. 박승철 주무관 등 직원들이 친절하게 임대를 도와주고 수리도 신속하게 해준다. 마을로 찾아가서 수리도 돕는다. 아울러, 전국 농업기술센터에 임대사업장이 완비되어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정부 쌀 감축 정책에 콩으로 전환한 농부들이 많다. 소득도 벼보다 나은 편이라 한다. 구례군 친환경 콩 재배는 20㏊에 31 농가가 참여했다. 비닐 멀칭, 종자, 친환경 약제 등을 군에서 50~70% 보조해 줬다. 생산물은 자연드림에서 구매해 주기로 했다. ‘구례콩영농조합법인’을 중심으로 친환경 콩 재배체계가 구축됐다.
6월 초부터 친환경 콩 심기를 시작해 7월 초 마무리됐다. 조합원들의 논에 파종해주고 대금을 받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트랙터에 파종기를 부착해 멀칭을 깔고 종자를 3~5알씩 넣고 간다. 1단지(900평)는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런 파종기가 없으면 친환경 콩 농사가 힘들 수밖에 없다.
고정주 회장의 열정적이고 엄청난 체력에 해박한 지식과 경험 덕분에 파종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됐다. 노련한 장상근 총무가 파종기를 운전했다. 필자는 인부를 현장에 데려다주고 퇴근시키는 일을 맡았다. 현장 이동, 새참과 자재 운반 등 보급지원 역할도 했다.
새벽에 인력사무소에 나가면 외국인 인부들이 많다. 러시아, 베트남 사람들과 일을 많이 했다. 눈치도 빠르고 한국어도 어느 정도 하며 무더위에서도 거침없이 일을 잘했다. 오후 5시가 넘으면 시간당 추가 수당 2만 원을 준다. 다음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거나 파종면적이 1~2시간 정도 남을 때 하는 긴급 처방이다. 우리나라 인부들은 콩 파종작업을 꺼린다. 힘들기 때문이다. 무더위에 4명이 파종기를 따라 하는 일은 극한직업의 현장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외국인 근로자가 해주니 감사하다.
필자도 친환경농법으로 ‘쥐눈이콩’을 심었다. 친환경 비료와 이온수를 뿌리고 로터리 작업을 했다. 파종기가 생분해되는 멀칭을 깔고 두둑에 2열씩 파종했다. 고랑에는 제초매트를 깔았다. 콩밭이 검은 무대가 펼쳐졌다. 새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모기장을 덮었다. 이제는 청색 바다가 됐다. 파종 며칠 후 비가 제법 내려서 발아되기 시작했다. 포기당 본잎이 2~3장 나와서 모기장을 벗겼다. 이제 새들이 피해가 없다고 한다. 새들은 먹고 살기 위해 습격한다. 이를 지켜 먹고 살려는 농부들과 치열한 전쟁이다. 푸른 콩들이 나란히 도열 했다. 검은 무대에 녹색 물결이 춤추니 흐뭇하다.
무더위로 파밤나방 발생이 심했다. 드론으로 친환경 약제로 방제했으나 효과가 낮았다. 등짐 분무기로 두 번이나 했다. 일반 농약을 치면 수월한데 생태환경과 소득 차원에서 안타깝고 난감한 일이다. 벌레가 먹은 콩잎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새벽에 나가 손으로 잡아 죽이는 방법밖에 없다. 콩 포기를 털어서 떨어지는 벌레를 죽이는 일은 징그럽고 마음도 편치 않았다. 새벽부터 엄청난 살생을 했기 때문이다. 어찌하랴. 콩을 지키는 일이요 콩들은 좋을 것 아닌가.
지붕 없는 교실에서 친환경 농부들과 진솔한 대화도 나누고 애환과 고충을 들었다. 많은 깨우침과 영감을 받았다. 생명을 살리는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하여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억척스럽게 일한다. 이게 농심인가. 고행인가. 희생인가.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존경스럽다. 친환경 농부들이 제대로 대접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