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시종 고분군,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 지정
고대 마한문화 학술적 가치 인정
5~6세기 독창적 문화·교류 증거
입력 : 2025. 07. 07(월) 14:47
전라남도 영암군 시종면에 위치한 ‘영암 시종 고분군’. 전남도 제공
전라남도는 영암군 시종면 옥야리와 내동리에 위치한 ‘영암 시종 고분군’이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됐다고 7일 밝혔다.

영암 시종 고분군은 5세기 중후엽부터 6세기 초 사이에 조성된 고분군으로,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과 내동리 쌍무덤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지정 면적은 8필지, 1만3065㎡에 이른다.

이 고분군은 영산강 유역 마한 전통 지역사회의 사회·문화적 변화상을 고분의 조성과 축조 기술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어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서해와 내륙을 잇는 교통 요충지에 위치해, 마한 소국 중 하나였던 지역 토착 세력이 독창적인 문화를 창출하고 백제 중앙 세력과의 관계 속에서도 독자 세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해주는 유적이다.

5세기 중엽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에서 시작돼 내동리 쌍무덤으로 이어지는 영산강 유역 고총고분은, 마한 전통의 옹관묘에서 벗어나 대형 방대형 분구의 석곽·석실묘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대형 분구 축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한편, 당대의 토목 기술 수준과 계획적 설계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출토 유물로는 금동관 세움장식, 영산강 유역 특유 양식의 토기, 현지화된 외래계 유물, 봉분 외곽 장식용 원통형 토기와 동물 형상의 토제품 등이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당시 마한 세력이 주변국과 교류하면서도 독립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강효석 전남도 문화융성국장은 “영암 시종 고분군은 마한의 전통적 요소와 백제, 가야, 중국, 왜의 문화 요소가 융합된 독특한 고분 문화로, 고대 동아시아 문화 교류사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며 “앞으로도 전남에 산재한 마한 유산을 지속 발굴·연구하고 사적 지정 확대를 추진해, 마한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체계적으로 보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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