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포르멜' 정신으로 엿보는 호남 추상미술의 미래
(사)현대미술 에뽀끄 기획전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서
29일부터 내달 11일까지 전시
작가 6인·청년 큐레이터 매칭
에뽀끄 소속 작가 27명 참여
자유·감성 깃든 예술적 시도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서
29일부터 내달 11일까지 전시
작가 6인·청년 큐레이터 매칭
에뽀끄 소속 작가 27명 참여
자유·감성 깃든 예술적 시도
입력 : 2025. 05. 28(수) 11:16

김혜선 작 ‘장주지몽’. (사)현대미술 에뽀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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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선 작 ‘관계의 경계’. (사)현대미술 에뽀끄 제공 |
이번 전시는 광주 추상미술 단체 (사)현대미술 에뽀끄의 창립 61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사회문제들에 직면한 오늘의 위기를 예술적 시선으로 풀어내기 위해 마련됐다. 단체 회원 중 선정된 작가 6명, 청년 큐레이터 6명의 1:1 매칭과 회원전으로 진행된다. 참여작가들은 원로, 중진, 청년 등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돼 세대 간 협업과 호남 추상미술의 미래를 준비한다.
‘앵포르멜(Informel)’은 ‘형식이 없다’는 뜻으로, 기존의 규범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감성적인 표현을 지향한 추상미술 운동이다.
작가들은 사회적으로 혼란한 분위기 속에서 단순 복귀로의 ‘Re’가 아닌 과거를 돌아보고(Reflect), 재구성(Reframe)해 앵포르멜 정신을 재점화(Reignite)하려는 예술적 시도를 펼친다.
김혜선 작가는 물감마다 가지고 있는 농도 차이와 다양한 질감 표현 기법을 활용해 캔버스에 물감 덩어리들을 뿌리고 나이프로 쌓고 깎으며 이미지를 만들었다. 만들어진 이미지는 실제로 존재하는 풍경은 아니지만 감상자에게 자신만의 풍경을 추억하게 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장주지몽(莊周之夢)-BLUE’는 작가 본인이 블루(Blue) 계열의 물감이 돼 꿈인 듯, 현실인 듯 물감 덩어리들을 밀고 당기며 캔버스와 하나 되는 작업의 결과물이다.
서은선 작가는 회화, 설치, 미디어아트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매체마다 고유한 언어를 발굴하고 이를 작품에 유기적으로 녹여낸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감정, 상처, 치유의 순간을 사유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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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재 작 ‘Rumination-일월오봉도’. (사)현대미술 에뽀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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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제길 작 ‘Ray-A-3A’. (사)현대미술 에뽀끄 제공 |
우제길 작가는 ‘빛’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오랜 세월 화단에 몸담아온 추상화가다. 그의 작품관을 아우르는 이 빛은 유년 시절 마주한 밤하늘 반딧불이의 불빛에서부터 왔다. 작가에게 있어서의 빛이란 가슴 속, 내면 그 자체를 의미한다. 유화 중심이던 초기 작품에서 판화와 한지로, 최근에는 아크릴로 이어지는 등 다양한 작업 방식을 시도해 오고 있다. 여러 형태로 하나의 주제를 고수하는 그의 ‘빛’은 오늘날까지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통해 작품이라는 연결고리로 세상에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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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부열 작 ‘시간의 선 - 혼란’. (사)현대미술 에뽀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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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창 작 ‘청실홍실’ 시리즈. (사)현대미술 에뽀끄 제공 |
최재창 작가는 청실홍실의 전통적 의미를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동판을 두드리는 금속공예 타출기법을 활용해 조형적인 해석을 시도하며,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작업을 구현한다. 작품은 음양오행의 원리처럼 서로 다른 요소들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형태를 만든다.
이번 전시는 큐레이터들과 작가와의 1:1 협업으로 열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작품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작가 연구’ 중심의 심화된 형식으로 진행돼 작업을 입체적으로 조명할 것으로 기대된다. 큐레이터는 배근영, 류시원, 위혜영, 구민주, 이서진, 최시온 등이다.
또한 전시는 아트그룹 ‘불휘광인’(不諱光人)과 협력으로 진행되며 6명의 선정작가와 6명의 청년큐레이터 외에도 에뽀끄 소속 작가 27명이 참가한다.
한편 (사)현대미술 에뽀끄는 1964년 창립 이래 호남의 추상미술을 선도해 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앵포르멜의 정신성을 계승하고 오늘날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최재창 (사)현대미술 에뽀끄 이사장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한 에뽀끄의 미래를 조명하고, 이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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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 ‘리 : 앵포르멜’ 포스터. (사)현대미술 에뽀끄 제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