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굴비의 변신…상품 다양화로 글로벌 시장 도전
●영광 법성포 ㈜연우어업 정해란 대표
민트·황칠 이용 새 시도 ‘차별화 전략’
대형 유통업체 입점…매출 50억 목표
유튜브·틱톡 활용한 SNS 마케팅 선도
“수출 확대해 ‘건강한 굴비’ 알리고파”
입력 : 2025. 05. 08(목) 18:02
㈜연우어업 정해란 대표
“사람들이 굴비를 먹고 건강해졌으면 좋겠어요. 제게 굴비는 단지 생업이 아니라, 정성을 담아 건강을 전하는 수단이거든요.”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포에서 굴비제조업체를 25년간 이끌어온 정해란 ㈜연우어업 대표의 경영 철학이다.

정 대표는 남편의 건강 문제로 귀향해 3평 남짓한 조그마한 냉동고 하나로 굴비 사업을 시작했다. 정 대표의 끝없는 노력 끝에 사업 초반 남편과 단둘이 만들어 판매했던 ㈜연우어업은 올해 연매출 50억원을 목표로 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우어업의 굴비는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수출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정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아버님이 낚시로 잡은 참조기를 가지고 굴비를 만들 정도로 소규모였다”며 “건강한 진짜 굴비를 판매하자는 마음으로 여러 시도를 하다보니 지금은 롯데백화점 명동점, 강남점 등 대형 유통업체에 입점했고 지난해에는 뉴욕, 버지니아, LA 등 미국 수출길도 열렸다”고 말했다.

㈜연우어업은 찐보리굴비, 참굴비, 바로먹는굴비, 속없는 굴비 등 굴비 제품부터 간장게장, 갈치, 대하, 민어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어업회사다. 민트, 황칠을 이용한 제조 굴비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 햇섭(HACCP) 인증을 획득하며 제품의 위생과 품질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연우어업의 굴비가 주목받은 이유는 단순히 좋은 품질을 넘어 정 대표의 ‘발상의 전환’ 덕분이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던 정 대표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간편식 굴비, 경조사 답례 상품, 프리미엄 굴비 등 상품군 다양화를 시작했다.

굴비의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민트를 활용한 찜 굴비를 개발하고, 가시를 제거한 순살 제품을 만들어 누구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했으며 내장 등 속이 아예 빠진 속 없는 굴비도 개발했다. 여기에 황칠을 가미한 건강 굴비는 현재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포장 디자인까지 바꾸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체 판매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민트굴비는 굴비를 찔 때, 민트를 깔아 쪄내 굴비 특유의 비린내는 줄고, 은은한 허브향이 감돌아 풍미가 더욱 올라간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영상 편집을 독학하며 유튜브와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연우굴비라는 이름의 계정을 통해 굴비 비빔밥, 굴비 라면, 치즈가 든 굴비 안주 등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요리법도 소개하고 있다.

정 대표는 “굴비가 전통 음식이라는 인식을 넘어, 젊고 감각적인 식문화의 일부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며 “곧 서울서 열릴 요리 대회에 직접 참가할 예정이다. 요즘은 보기 좋고 먹기 좋은 요리가 주목받고 있어 굴비를 활용한 한입 요리를 준비 중이다. 굴비를 가지고 늘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로운 시도에 망설임이 없는 정 대표가 매년 잊지 않고 하는 일도 있다. 바로 5년째 이어온 지역 어르신 도시락 봉사다. 그는 지역 봉사단체 여성회 소속으로 자신의 공장에서 매년 300여명분의 반찬을 직접 만들어 어르신들에게 나눠주는 일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정 대표는 “먹거리를 만들고 판매하는 사람으로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도시락 봉사활동을 5년째 계속하고 있는 것도 지역 기업인으로서 마땅히 돌려드려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정 대표의 목표는 일본, 호주 등 수출 판로 확대다. 지난해 미국으로 첫 수출을 경험한 그는 올해 수출량을 더욱 늘려 ㈜연우어업만의 건강한 굴비를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정 대표는 “굴비는 예로부터 귀한 음식이었고,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전통을 지키되, 현대에 맞춰 나가면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다고 믿는다”며 “그런 정성을 담아, ㈜연우어업만의 굴비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연우어업은 지난 2001년 연우굴비로 설립, 2022년 어업회사법인 연우주식회사로 변경했다. HACCP, FDA 승인, 식품안전경영 및 박하를 이용한 관련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연우어업 직판매장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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