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래 10년 준비 필요한 아시아문화전당
서울 예술의전당 넘어서야
입력 : 2025. 01. 22(수) 17:41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지난해까지 누적 방문객 1900만명을 돌파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위상을 확인했다. 지난해는 개관 이래 최대인 320만 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고 만족할 수는 없다. ACC가 개관 10주년을 넘어 미래 10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부터 자생력 확보까지 갈 길이 멀다.

ACC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광주를 문화를 통해 부흥시키기 위한 지역특화형 전략사업이다. 국가가 나서서 문화도시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도 그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례이기도 하다. 특히 ACC는 연면적 15만6438㎡, 지하 4층~지상 4층 규모로 12만㎡인 서울 예술의 전당을 넘어서는 규모를 갖췄다. 매년 방문객이 늘어나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등산국립공원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한국인이 꼭 가봐야할 관광명소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계도 분명하다. 다양한 국가의 문화를 아우르는 전시와 프로그램은 다채롭지만 지역과의 연계가 부족해 지역민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ACC에 주어진 가장 큰 숙제다. 예산과 자원이 한정돼 대형 프로젝트나 국제 행사의 유치도 제한적이다. 창작과 제작 활동을 ACC가 맡고 대중적 프로그램이나 편의시설 운영을 아시아문화전당재단이 담당하는 이원화 형태도 업무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우수한 지역의 예술 문화 인재들을 적극 활용하고 순수 예술은 물론이고, 상업성이 높은 공연이나 전시를 유치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지난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광주 문화수도육성’을 제시한 것은 문화산업을 광주의 미래 먹거리 전략산업으로 만들겠다는 큰 그림이었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이제 그 그림이 완성될 수 있도록 재정과 운영시스템 등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광주다운 콘텐츠를 제작하고 시민과 예술 중심의 운영 시스템을 만들려는 문화계와 시민의 힘도 필요하다. ACC는 광주·전남의 신성장동력이면서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의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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