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의 노란 물결… 한반도 넘어 아시아까지 번졌다
전남일보 선정 광주FC 2024 5대 뉴스
입력 : 2024. 12. 30(월) 18:03
광주FC 선수단이 지난달 2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북현대모터스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시즌 최종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뒤 팬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올해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와 프로축구 광주FC는 나란히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KBO 리그 6위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된 KIA타이거즈는 열두 번째 우승을 일궈냈고, 지난해 K리그1 3위에 오르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광주FC는 창단 첫 국제 무대에서 동아시아 2위를 달리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전남일보는 2024년 한 해 스포츠 팬들과 지역민들을 웃고 울렸던 KIA차이거즈와 광주FC의 5대 뉴스를 간추렸다. 편집자주
●6연패 충격 딛고 K리그1 잔류
올해 개막 2연승을 달리며 순항하는 듯했던 광주FC는 곧바로 6연패에 빠지며 최대 위기에 빠졌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질주했으나 9라운드(8라운드 순연)를 마친 시점에서는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강등의 그림자가 엄습했지만 강기정 구단주(광주시장)와 노동일 대표이사는 굳건한 믿음을 보냈다. 이정효 감독은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제목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이 감독을 비롯한 광주 선수단은 믿음을 바탕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2연승을 달리며 연패의 늪에서 탈출한 뒤 중위권 도약에 성공하며 파이널A(6위 이상) 경쟁에 뛰어들었다.
비록 광주는 정규 라운드(33경기)에서 7위를 기록하면서 파이널B(7위 이하)로 향했으나 1부리그 잔류를 이뤄냈다. 14승 5무 19패(승점 47)로 최종 순위 9위를 기록했다.
●한반도 넘어 아시아 향한 돌풍
올해 K리그1에서 아쉬움을 남긴 광주FC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는 돌풍의 중심에 섰다. 주도권 축구로 불리는 광주 특유의 색채가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위력을 발휘한 것.
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시작으로 가와사키 프론탈레(이상 일본)와 조호르 다룰 탁짐 FC(말레이시아)를 연파하며 개막 3연승을 달린 광주는 비셀 고베(일본)에게 일격을 당했다.
하지만 상하이 선화를 꺾으며 분위기를 살린 뒤 상하이 하이강(이상 중국)과는 무승부를 거두며 리그 스테이지에서 4승 1무 1패(승점 13·득실 +6)로 동아시아 2위에 올랐다.
비록 승점 1점이 모자라 16강 진출 조기 확정에는 실패했지만 광주는 토너먼트 티켓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 ACLE는 K리그와 달리 추춘제로 진행돼 리그 스테이지 잔여 경기는 내년 2월 중순 이어진다.
●정호연·김경민 국가대표 발탁
광주FC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순민이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하며 태극전사가 전무한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시즌 도중 두 명의 국가대표를 새로 배출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정호연은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국가대표팀에 두 차례 승선했다. 지난 3월 2차 예선 태국 2연전에서 황선홍 임시 감독의 부름을 받은 정호연은 9월 3차 예선 팔레스타인전과 오만전에서는 홍명보 감독에게 호출됐다.
김경민은 지난 11월 3차 예선 쿠웨이트전과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에게 발탁됐다. 두 선수 모두 A대표팀에는 최초 발탁이고, 김경민은 33세 3일의 나이에 승선하면서 주민규(33세 333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나이에 최초 발탁되는 기록을 남겼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스완지 시티 AFC로 이적한 엄지성도 지난 9월 3차 예선 팔레스타인전과 오만전에서 국가대표팀에 복귀해 의미를 더했다. 엄지성은 지난 2022년 1월 튀르키예 전지훈련 소집 이후 2년 8개월 만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훈련장·경기장 악재 해결 실패
광주FC는 올해 숙원이었던 성장할 수 있는 훈련 여건을 갖출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지난 1월 광주축구센터의 관리 주체가 광주시체육회에서 광주 구단으로 변경됐고, 3월에는 천연 잔디 2면으로의 재조성과 조명탑 설치가 확정됐다.
5월에는 팬들이 직접 공사 현장을 방문하고 6월에는 원격 살수 시설 시연과 공개 훈련 등 대대적인 전용 훈련장 개장 행사를 열었지만 광주 선수단에게는 약 2개월 만에 도돌이표가 붙었다.
광주축구센터의 고질적인 배수 문제가 재발한 것인데 이로 인해 천연 잔디가 괴사했다. 부상이 발생하는 등 선수단이 사용할 수 없는 수준에 이러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훈련을 병행해야 했고 폭염까지 겹치며 경기장 역시 크게 손상됐다.
가장 큰 문제는 새 시즌에도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올해는 장성 옐로우시티스타디움을 오갔지만 이는 선수단 컨디션 난조와 부상 발생으로 연결됐고, 광주월드컵경기장의 경우 광주시체육회와 소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적설 지운 이정효 감독 잔류
강등 1순위로 꼽히던 광주FC를 돌풍의 중심에 세운 이정효 감독은 K리그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올해 아시아 무대에서도 돌풍을 일으킨 덕분에 실제로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이 감독은 시즌 도중 들어온 영입 제안을 모두 거절하며 광주와 의리를 지켰다. 한창 1부리그 잔류와 아시아 무대 16강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이적설이 나타날 경우 구단 안팎으로 초래될 혼란에 대한 일종의 배려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재정 건전화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등 열악한 광주 구단의 현실에 이 감독의 마음도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K리그1 전북현대모터스와 K리그2 인천유나이티드 등이 접촉하며 이적설이 일기도 했다.
광주는 연봉 인상과 선수 구성 지원 등 이 감독의 요구안을 일부 수용하며 마음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이 감독 역시 새로운 도전 대신 의리를 택했고, 새 시즌에도 광주에서 K리그와 아시아 무대 도전을 병행하게 됐다.
●6연패 충격 딛고 K리그1 잔류
올해 개막 2연승을 달리며 순항하는 듯했던 광주FC는 곧바로 6연패에 빠지며 최대 위기에 빠졌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질주했으나 9라운드(8라운드 순연)를 마친 시점에서는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강등의 그림자가 엄습했지만 강기정 구단주(광주시장)와 노동일 대표이사는 굳건한 믿음을 보냈다. 이정효 감독은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제목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이 감독을 비롯한 광주 선수단은 믿음을 바탕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2연승을 달리며 연패의 늪에서 탈출한 뒤 중위권 도약에 성공하며 파이널A(6위 이상) 경쟁에 뛰어들었다.
비록 광주는 정규 라운드(33경기)에서 7위를 기록하면서 파이널B(7위 이하)로 향했으나 1부리그 잔류를 이뤄냈다. 14승 5무 19패(승점 47)로 최종 순위 9위를 기록했다.
광주FC 선수단이 지난달 2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하이 선화와 2024-2025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리그 스테이지 동아시아 5차전에서 1-0 신승을 거둔 뒤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광주FC 제공 |
올해 K리그1에서 아쉬움을 남긴 광주FC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는 돌풍의 중심에 섰다. 주도권 축구로 불리는 광주 특유의 색채가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위력을 발휘한 것.
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시작으로 가와사키 프론탈레(이상 일본)와 조호르 다룰 탁짐 FC(말레이시아)를 연파하며 개막 3연승을 달린 광주는 비셀 고베(일본)에게 일격을 당했다.
하지만 상하이 선화를 꺾으며 분위기를 살린 뒤 상하이 하이강(이상 중국)과는 무승부를 거두며 리그 스테이지에서 4승 1무 1패(승점 13·득실 +6)로 동아시아 2위에 올랐다.
비록 승점 1점이 모자라 16강 진출 조기 확정에는 실패했지만 광주는 토너먼트 티켓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 ACLE는 K리그와 달리 추춘제로 진행돼 리그 스테이지 잔여 경기는 내년 2월 중순 이어진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정호연이 지난 3월24일 태국 방콕 윈드밀 풋볼클럽에서 태국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C조 4차전을 앞두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광주FC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순민이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하며 태극전사가 전무한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시즌 도중 두 명의 국가대표를 새로 배출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정호연은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국가대표팀에 두 차례 승선했다. 지난 3월 2차 예선 태국 2연전에서 황선홍 임시 감독의 부름을 받은 정호연은 9월 3차 예선 팔레스타인전과 오만전에서는 홍명보 감독에게 호출됐다.
김경민은 지난 11월 3차 예선 쿠웨이트전과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에게 발탁됐다. 두 선수 모두 A대표팀에는 최초 발탁이고, 김경민은 33세 3일의 나이에 승선하면서 주민규(33세 333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나이에 최초 발탁되는 기록을 남겼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스완지 시티 AFC로 이적한 엄지성도 지난 9월 3차 예선 팔레스타인전과 오만전에서 국가대표팀에 복귀해 의미를 더했다. 엄지성은 지난 2022년 1월 튀르키예 전지훈련 소집 이후 2년 8개월 만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광주FC 전용 훈련장인 광주축구센터가 지난 9월초 배수 불량으로 인한 천연 잔디 괴사로 폐쇄 후 배토 작업 등 복구를 실시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
광주FC는 올해 숙원이었던 성장할 수 있는 훈련 여건을 갖출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지난 1월 광주축구센터의 관리 주체가 광주시체육회에서 광주 구단으로 변경됐고, 3월에는 천연 잔디 2면으로의 재조성과 조명탑 설치가 확정됐다.
5월에는 팬들이 직접 공사 현장을 방문하고 6월에는 원격 살수 시설 시연과 공개 훈련 등 대대적인 전용 훈련장 개장 행사를 열었지만 광주 선수단에게는 약 2개월 만에 도돌이표가 붙었다.
광주축구센터의 고질적인 배수 문제가 재발한 것인데 이로 인해 천연 잔디가 괴사했다. 부상이 발생하는 등 선수단이 사용할 수 없는 수준에 이러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훈련을 병행해야 했고 폭염까지 겹치며 경기장 역시 크게 손상됐다.
가장 큰 문제는 새 시즌에도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올해는 장성 옐로우시티스타디움을 오갔지만 이는 선수단 컨디션 난조와 부상 발생으로 연결됐고, 광주월드컵경기장의 경우 광주시체육회와 소통이 필요한 상황이다.
광주FC 이정효 감독(오른쪽)이 지난 24일 구단 사무처에서 잔류 협상을 마무리한 뒤 노동일 대표이사와 함께 미소 짓고 있다. 광주FC 제공 |
강등 1순위로 꼽히던 광주FC를 돌풍의 중심에 세운 이정효 감독은 K리그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올해 아시아 무대에서도 돌풍을 일으킨 덕분에 실제로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이 감독은 시즌 도중 들어온 영입 제안을 모두 거절하며 광주와 의리를 지켰다. 한창 1부리그 잔류와 아시아 무대 16강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이적설이 나타날 경우 구단 안팎으로 초래될 혼란에 대한 일종의 배려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재정 건전화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등 열악한 광주 구단의 현실에 이 감독의 마음도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K리그1 전북현대모터스와 K리그2 인천유나이티드 등이 접촉하며 이적설이 일기도 했다.
광주는 연봉 인상과 선수 구성 지원 등 이 감독의 요구안을 일부 수용하며 마음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이 감독 역시 새로운 도전 대신 의리를 택했고, 새 시즌에도 광주에서 K리그와 아시아 무대 도전을 병행하게 됐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