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립의대 유치 '동서 갈등' 봉합 남았다
통합으로 걸림돌 헤쳐가길
입력 : 2024. 11. 17(일) 17:20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국립목포대학교와 국립순천대학교가 대학 통합에 합의했다. 30년 숙원인 국립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전남도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목포대와 순천대 총장은 전남도의 의대 신설 공모 신청 1차 마감일인 지난 15일 전격 대학 통합을 결정했다.

전남도내 국립의대 유치는 동서갈등이 첨예했다. 전남도는 전남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조건부) 추진’ 약속과 관련 부처의 ‘추진’ 약속에 따라 의대 유치에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목포대와 순천대는 단일 의대를 놓고 경쟁을 넘어 지역갈등으로 확대재생산 됐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대통령이 약속한 만큼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는 취지를 부각시켰지만, 행정의 조급성과 오락가락 행정도 논란이 됐다. 도가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놓고 통합 의대 카드를 꺼낸 지 5개월 만에 공모를 통한 단일 의대 유치로 급선회해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도 용역사를 통해 공모 절차가 진행됐지만 의과대학 신설 및 병원 건립 재원 마련, 연구시설 및 교수진 확충 등 산적한 과제 먼저 고려돼야 한다는 주장이 일기도 했다. 이런 대립각 속에 목포대와 순천대가 극적으로 통합 합의를 이끌어 낸건 역사에 남을 일이다. 그렇다고 국립의대 유치를 위한 걸림돌이 해소된 건 아니다. 지역 감정은 여전하다. 의대 설립과 병원설립, 대학 통합 시 유·불리를 놓고 갈등은 불가피하다. 목포대와 순천대간 통합 합의는 국립의대 유치를 위한 마중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남은 건 전남 동·서지역 정치권의 갈등해소다. 의대 유치를 놓고 양 지역 정치권의 표 계산은 사라져야 한다. 이젠 양 대학에 이어 정치권의 합의도 절실하다. 양 대학도 마찬가지다. 통합을 위한 무수한 걸림돌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 대학은 통합 정신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걸림돌을 헤쳐나가길 바란다. 도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지역 이기주의와 정치적 이득만 따져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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