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년 만에 온 ‘혜성’ 오늘 밤 국내 서쪽 지평선도 관측 가능
입력 : 2024. 10. 12(토) 15:17
한국천문연구원 전영범 책임연구원이 10월4일 하와이 마우나로아산에서 촬영한 쯔진산-아틀라스 혜성 모습. 천문연 제공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밝은 혜성이 오늘 밤 우리나라 하늘 지평선 근처에서도 관측될 수 있을 예정이다.

12일 천문학계에 따르면 올해 나타난 혜성 중 가장 밝은 혜성 중 하나인 ‘C/2023 A3(쯔진산-아틀라스 혜성)’이 이날 자정(0시)께 지구에 가장 가까운 지점인 근지점을 통과했다.

미세한 얼음·먼지·암석 등으로 이뤄진 혜성은 타원형 궤도를 그리면서 태양을 공전하는 천체다. 태양에 가까워지면 기체를 방출하기 때문에 기다란 꼬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혜성은 별에 비해 더 어둡기 때문에 태양계 근처에 오더라도 거의 보이지 않지만, 일부 밝은 혜성은 지상에서도 볼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약 71년에 한 번 태양계를 찾아오는 핼리형 혜성인 ‘12P/폰스-브룩스 혜성’이 지구에 다가왔지만, 미국 등 일부 지역에서만 관측되고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쯔진산-아틀라스 혜성은 브룩스 혜성보다 더 밝고, 우리나라 하늘에서도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혜성은 이날 오후 6시30분 기준으로 고도가 약 5도로 낮아 지평선 가까이에서 보일 전망이다. 일몰 후 약 1~2시간가량 서쪽 하늘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밝은 시점인 이날 이후에도 10월 중순께에는 쌍안경·망원경 등 장비를 이용해 서쪽 하늘에서 혜성을 관측할 수 있다.

지난해 1월9일 중국 쯔진산 천문대에서 처음 발견된 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서덜랜드 천문대의 소행성 탐색 프로그램인 아틀라스(ATLAS)에서 다시 확인돼 이름 붙여진 쯔진산-아틀라스 혜성의 공전궤도 주기는 약 8만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폰스-브룩스 혜성이 71년에 한 번 찾아오는 혜성이라면, 쯔진산-아틀라스 혜성은 한 번 태양계를 지나쳐가면 현세대의 인류가 다시는 관측할 수 없는 주기인 것이다. 해당 혜성이 앞서 지구에 찾아왔을 때는 네안데르탈인이 존재하고 있던 시절로 알려졌다.

쯔진산-아틀라스 혜성은 이날 지구로부터 약 7000만㎞ 떨어진 가장 가까운 곳으로 다가왔으며 지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안전한 궤도로 접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선 폰스-브룩스 혜성의 최대 밝기가 4.5등급 수준이었다면, 이번 쯔진산-아틀라스 혜성은 2등급 수준으로 밤하늘에 보이는 별(항성)과 비슷한 수준의 밝기다.

다만 혜성의 특성상 태양에 가까워짐에 따라 온도가 급증할 수 있어 실제 관측 때까지 정확한 밝기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태양 산란의 영향을 받아 더 밝아질 수도 있고, 반대로 강한 태양열에 의해 분해돼 더 어두워질 수도 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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