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개막 한 달 관람객 15만명 돌파
본전시·31개 파빌리온 등 풍성
세계 미술 전문지 리뷰서 호평
“동시대 아시아 최대 미술현장”
니콜라 예술감독 유명세 한몫
입력 : 2024. 10. 09(수) 18:03
제15회 광주비엔날레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해설과 함께 전시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재)광주비엔날레 제공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지난달 7일 개막한 제15회 행사 ‘판소리, 모두의 울림’에 지난 한 달 동안 15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치러진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 한 달 차 관람객이 13만명인 것과 비교해 추석 및 10월 징검다리 연휴가 관람객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 미술 전공생과 국내외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방문도 이어지는 등 유럽의 스타 큐레이터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의 유명세도 한몫 작용했다. 특히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30개국 72명 작가가 참여하는 ‘본전시·장외섹션 양림동 전시’와 함께 다양한 국가의 동시대 미술을 선보이는 ‘파빌리온’이 역대 최대규모인 31곳이 조성돼 어느 해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평이다.

●“판소리와 인류세 연결” 눈길

제15회 광주비엔날레 본전시는 ‘판소리, 모두의 울림’은 ‘부딪침 소리(전시실 1, 2)’, ‘겹침 소리(전시실 3)’, ‘처음 소리(전시실 4, 5)’ 등 세 개 섹션으로 나뉜다. 전시는 ‘판(공간)’과 ‘소리’의 내러티브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문제를 탐구하고자 했다. 참여작가들은 갈등의 국경, 반이민 장벽, 탈식민, 기후위기, 사막화, 동식물 생태계 파괴, 페미니즘, 성소수자 인권 등 다양한 동시대 현안을 미술작품으로 가져온다. 관람객들은 5개 전시실을 이동하며 지구의 위기이자 ‘인류세’에 대한 메시지에 사유해본다.

외신들은 한국의 전통 음악인 판소리를 모티브로 인류세를 은유한 전시 기획성에 호평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 전시회인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매혹적이고 흥미진진 전시”라고 평했다. 대만의 유력 일간지 연합보는 “광주비엔날레 전시장과 양림동을 거닐며 21세기 판소리를 체험하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라며 “직접 경험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호평했다.

미국의 유명 미술 온라인 플랫폼 아트시는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모든 참여작가가 살아있다는 점에서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와는 극명하게 대조적”이라고 언급했다. 인도의 디자인·건축·뉴미디어아트를 다루는 온라인 플랫폼 STIR는 “부리오의 포괄적인 비전과 수많은 파빌리온들이 보여주는 다양성 사이에서,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포괄적인 포용성을 시도한 점에서는 비판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의 인터뷰 기사도 눈길을 끌었다. 영국 매체 아트 리뷰는 광주비엔날레를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규모 예술 행사 중 하나’로 소개하며, 인터뷰에서 부리오 예술감독은 “‘기후 변화 시대의 예술이 무엇인가’라는 고민이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전시에 담겨있다. 5개 전시실을 거닐 때마다 더 많은 공간이 열리는 ‘시각적 시퀀스’를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서울대학교 미학과, 인천대 조형예술학부, 전주대 영화방송학과 등 전국에서 문화예술 관련 전공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각계각층과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꾸준히 방문했다.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서펜타인 갤러리 관장, 코니 버틀러 모마(MoMA) PS1 디렉터, 마시밀리아노 지오니 뉴뮤지엄 디렉터, 영국 델피나 재단의 애론 시저 총괄 디렉터, 마미 카타오카 모리미술관장, 간볼드 출룬 몽골예술위원회 위원장, 쑨리유린 중국 창즈시 선전부장 등이 다녀갔다.

●양림동 전시·파빌리온 인기몰이

본전시와 함께 장외섹션으로 양림동에 조성한 ‘소리숲’전과 역대 최대규모인 31개의 파빌리온도 인기다. 양림동 소재 8곳 공간에 소리 프로젝트와 관객참여를 기반으로 ‘소리숲’전을 펼쳐냈으며 근대역사문화마을 ‘양림동’이 다시 한번 광주에서 미술 중심지로 재탄생하는 장관이 펼쳐졌다.

올해 파빌리온은 참여 주체가 국가로 국한되지 않고 독립적인 기관, 기획자, 도시가 참여해 다채로운 동시대 미술의 현안을 탐구한다. 이중 양림동에서 5개의 파빌리온을 만날 수 있다. 폴란드 파빌리온(이이남스튜디오), 캐나다 파빌리온(양림미술관), 덴마크 파빌리온(씨움), 스페인 예술 파빌리온(양림동 펭귄마을공예거리), 오스트리아 파빌리온(이강하미술관) 등을 양림동 8곳의 본전시와 함께 관람하면 더 다채로운 전시를 즐길 수 있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근접한 광주 파빌리온(광주시립미술관), 독일 파빌리온(광주역사민속박물관)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외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태국, 베트남, 싱가폴, 한-아세안 센터, 한국국제교류재단-(재)광주비엔날레로 총 9개의 파빌리온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는 파빌리온마다 눈길을 끄는 대형 설치작품이 들어서 있다. 인도네시아 파빌리온에서는 관람객들이 드럼, 키보드, 기타 등 악기를 잡고 연주할 수 있는 퍼포먼스형 전시가 관람객 관심을 사로잡았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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