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남 의대신설 지역주의 기반 결정 안돼
지자체·여론 등 유치경쟁 과열
입력 : 2024. 05. 23(목) 17:38
전남에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놓고 목포와 순천 자치단체와 주민간 유치경쟁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 여론도 동서로 극명하게 갈라지는 모습이다. 지역에 국립의대가 필요한 것은 어느 특정 지역이나 대학을 위한 것이 아니고 전남의 발전에 있다. 의대 신설과 관련된 정부의 의지마저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소지역주의가 안타깝다.

당장 목포시와 목포대, 목포시의회는 23일 의료여건이 취약한 서부권, 목포대에 국립 의과대를 신설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맞서 순천시의회와 광양시의회 등 전남 동부권 7개 시·군 의회도 순천대에 의대를 유치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앞서 지난 12일 열릴 예정이던 국립 전남의대 공모 등과 관련된 5자 만남도 순천시와 순천대가 불참키로 하면서 회동 자체가 무산됐다. 의정(醫政) 갈등과 동서갈등 속에 정부의 추진의지마저 불투명한 상황에서 ‘30년 지역 숙원’이 또다시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의대 신설을 놓고 지역주의에 기반한 결정은 특정 지역에 특혜를 주는 결과로 이어진다. 의대와 같은 교육 기관의 설립이 지역적 균형을 고려해 전남의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지역주의를 배제하고 전남이라는 큰 틀의 발전을 위한 결정을 내릴 경우, 투자의 효율성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동부와 서부라는 어쩌면 ‘미미한’ 차이를 넘어 균형 잡힌 발전을 도모하면, 전체 전남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세계가 이웃인 글로벌 시대, 내 지역에만 좋은 시설이 들어서야 한다는 것은 시대이념과 맞지 않는 진부한 생각이다. 30여 년만에 어렵게 주어진 기회가 소지역주의에 매몰되고 정치적 이익의 대상으로 전락해서도 안된다. 전남에 국립의대를 신설하는 가장 큰 가치는 지역 사회에 더 많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는 데 있어야 한다. 차별받는 전남도민의 헌법적 권리를 ‘우리만 옳다’는 소지역주의로 이렇게 무산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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