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최강자 격돌…추위도 잊은 ‘e스포츠 혈전’
● 제1회 광주 북구청장배 전국 e스포츠대회 현장
전국 240명 중 24명 결선 무대에
프로·장애인 등 이색 참가자 눈길
남녀노소 즐기는 부대행사 ‘다채’
문인 청장 “지속적인 대회 개최”
입력 : 2023. 12. 03(일) 17:55
지난 2일 광주 북구 비엔날레전시관에서 열린 ‘북구청장배 전국e스포츠대회’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자, 지금부터 아마추어 최강자를 가리는 북구청장배 e스포츠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2일 광주 북구 비엔날레전시관 5관에서 캐스터의 인사말과 함께 ‘제1회 광주 북구청장배 전국e스포츠대회’가 개최됐다. 대회는 광주 북구가 주최·주관하고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후원을 맡았다. 이날 현장에는 전국 참가자 237명 중 리그오브레전드·FC온라인 예선을 통과한 24명이 결선 무대를 가졌다.

북구 e스포츠대회는 광주 지자체가 주최·주관한 사상 첫 e스포츠대회로, e스포츠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제고와 지역 게임 산업 진흥에 이바지하기 위해 추진됐다. 특히 게임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이들을 위해 VR·인디게임 체험·경품 제공 등 즐길거리를 마련하면서 현장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초등생 자녀와 함께 온 장모(41)씨는 “지인 추천으로 오게 됐다. e스포츠가 최근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으로 인기가 높다”며 “아이들이 게임을 좋아한다. 재능이 있다면 이쪽으로 꿈을 지원해 주고 싶다. 행사에 자녀·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지역업체가 개발한 게임 ‘스컬’ 체험을 마친 아들 안선우(13)군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 집에서 동생과 하던 게임이 전부였는데 여기서 색다른 경험을 하니 너무 좋다”며 “크리스마스트리 만들기나 볼링 체험 부스도 있어 신기하다. 게임을 좋아하는 만큼 나중에 e스포츠대회도 참가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장에 마련된 체험 공간은 △VR 게임 △모바일 인디게임(6개 기업) △모바일 카트라이더 게임 △게임 캐릭터 푸드데코 대회 △볼링 체험 등 문화체험 부스(5개) △북구 캐릭터 홍보·경품 부스 등이다.
지난 2일 광주 북구 비엔날레전시관에서 열린 ‘북구청장배 전국e스포츠대회’에서 시민들이 부대 체험행사를 즐기고 있다. 정성현 기자
행사장의 열기는 주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경기를 지켜보던 관객들은 전광판에 비친 캐릭터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환호와 탄식을 보냈다. 해설진들의 감칠맛 나는 입담까지 더해지면서, 관객들은 화면에서 더욱 눈을 떼지 못했다.

관객석에서 연신 ‘파이팅! 재밌게 하자!’라며 출전 선수를 응원하는 이들도 있었다. FC온라인 박예준 선수 응원단으로 왔다는 이들은 “경기하는 선수가 학교 친구다. 친한 지인 5명이 주눅 들지 말라고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결선까지 온 만큼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 프로게이머·장애인 등 이색참가자들도 돋보였다. 샌드박스게이밍(리그오브레전드)에서 프로 생활을 했다는 박진우(21·셀레나)씨는 “결선까지 쉽게 올라올 거라 생각했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역시 전국대회다”며 “이런 대회가 많이 만들어져야 (지역 e스포츠) 저변이 확대된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도 꼭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지체장애인 김모씨는 “손가락 하나가 불편하다. 그러나 남들보다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결선 무대에 올라 좋은 모습을 보이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 거라고 봤다. 장애인들에게 e스포츠는 ‘또 다른 기회의 장’이다”고 평했다.

타지역에서 출전해 유일하게 우승을 거머쥔 김준수(20)씨는 “먼 곳에서 왔기 때문에 당연히 1위를 목표로 했다. 한 해 마무리를 잘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아버지 고향이 전남인데 마치 ‘효자’ 된 느낌이다. 지역에서 큰 대회를 자주 유치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규모 오프라인 대회를 마친 주최 측은 ‘e스포츠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인 북구청장은 “광주시 ‘꿀잼’ 기조와 달리 각 자치구의 e스포츠 활성화는 더딘 편”이라며 “북구는 e스포츠가 지역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게임산업 개발·대회 개최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결선을 통해 FC온라인 △1위 김준수(경기도) △2위 오부민(광주·전남) △3위 박예준(광주·전남), 리그오브레전드 △완석퍼펙트반장(광주·전남) △나이먹기싫다(광주·전남) △남은건낭만뿐(광주·전남) 팀이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에게는 상금과 함께 구청장상이 수여됐다.
지난 2일 광주 비엔날레전시관에서 열린 ‘광주 북구청장배 전국e스포츠대회’에서 리그오브레전드 종목 ‘나이먹기싫다’ 팀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성현 기자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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