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정치인 이재명’
이용환 논설실장
입력 : 2025. 03. 27(목) 17:40

이용환 논설실장
‘정치인 이재명’에 대해 기대가 컸던 때가 있었다. 2016년 즈음,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고 ‘벚꽃 대선’ 열차가 가시화될 당시, 이재명은 많은 국민들에게 ‘사이다’로 통했다. 뭔가 갑갑한 상황에서 말 한마디로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사이다’. 그는 필요할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 사람들이 원하는 말을 쏟아냈다. ‘노무현 대통령은 너무 착해서 상대 진영도 나처럼 인간이겠거니 하며 믿었다. 하지만 그들은 인간이 아니다. 어설픈 관용과 용서는 참극을 부른다’는 게 대표적이다. ‘새누리당과 재벌 기득권자, 박 대통령을 역사의 무덤 속으로 보내버리자’, ‘우리도 기회가 공평하고 공정하게 경쟁하고 열심히 일하면 제대로 배분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는 등의 말도 성남시장 이재명을 유력한 대선 후보로 만들었다.
‘정치인 이재명’은 행동에서도 상식과 보편성, 양심을 추구하는 듯 했다. 당장 그는 박근혜와 새누리당, 친일파, 족벌언론 등에 대한 확실한 변화를 약속했고 반칙과 특권, 불평등과 차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반대했다. 성남시장 시절 장기부실채권을 사들여 채무자들의 빚을 탕감해주는 ‘주빌리 은행장’을 맡아 서민들의 빚을 갚아주고, 기본소득, 무상교육, 무상급식 등을 통해 저소득층도 지원했다. 경북 안동의 산골에서 태어나 공장 일을 하며 검정고시로 중·고교 과정을 마친 뒤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는 그의 서사도 멋졌다.
‘정치인 이재명’의 한계도 분명했다. 역대 유례 없는 ‘비호감 선거’로 치러졌던 지난 대선 기간 그는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행태로 많은 이들에 실망을 안겼다. 도량과 관용, 통합과 화합보다 진영을 우선하는 정치는 갈등의 원천이기도 했다. ‘개딸’로 대변되는 그의 지지층이 보여주는 맹목적인 팬덤도 모든 사안을 적과 동지의 대결로 분열시켰다. 거칠고 공격적인 말과 행동, 눈앞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매 번 바뀌는 그의 신념과 정치관도 대중의 신뢰를 앗아갔다. 지난 대선 그가 얻은 표도 ‘반(反)윤석열’의 몫이 크다.
‘정치인 이재명’이 지난 26일 공직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대선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바야흐로 ‘이재명의 시간’이다. 그렇다고 이재명의 꿈이 쉬운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민주당과 이재명의 지지율이 정체된 것은 뼈 아픈 현실이다. 확실한 지지도 1위지만 비호감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도 이재명의 업보다. 대장동·백현동 등 개발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사법 리스크’도 산 넘어 산이다. 다가온 이재명의 시간, 그는 과연 그 기회를 붙잡을 수 있을까. 자중하고 겸손하고 포용하면서 새로운 비전까지 보여줘야 할 이재명의 ‘이재명과의 싸움’이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용환 논설실장
‘정치인 이재명’은 행동에서도 상식과 보편성, 양심을 추구하는 듯 했다. 당장 그는 박근혜와 새누리당, 친일파, 족벌언론 등에 대한 확실한 변화를 약속했고 반칙과 특권, 불평등과 차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반대했다. 성남시장 시절 장기부실채권을 사들여 채무자들의 빚을 탕감해주는 ‘주빌리 은행장’을 맡아 서민들의 빚을 갚아주고, 기본소득, 무상교육, 무상급식 등을 통해 저소득층도 지원했다. 경북 안동의 산골에서 태어나 공장 일을 하며 검정고시로 중·고교 과정을 마친 뒤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는 그의 서사도 멋졌다.
‘정치인 이재명’의 한계도 분명했다. 역대 유례 없는 ‘비호감 선거’로 치러졌던 지난 대선 기간 그는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행태로 많은 이들에 실망을 안겼다. 도량과 관용, 통합과 화합보다 진영을 우선하는 정치는 갈등의 원천이기도 했다. ‘개딸’로 대변되는 그의 지지층이 보여주는 맹목적인 팬덤도 모든 사안을 적과 동지의 대결로 분열시켰다. 거칠고 공격적인 말과 행동, 눈앞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매 번 바뀌는 그의 신념과 정치관도 대중의 신뢰를 앗아갔다. 지난 대선 그가 얻은 표도 ‘반(反)윤석열’의 몫이 크다.
‘정치인 이재명’이 지난 26일 공직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대선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바야흐로 ‘이재명의 시간’이다. 그렇다고 이재명의 꿈이 쉬운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민주당과 이재명의 지지율이 정체된 것은 뼈 아픈 현실이다. 확실한 지지도 1위지만 비호감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도 이재명의 업보다. 대장동·백현동 등 개발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사법 리스크’도 산 넘어 산이다. 다가온 이재명의 시간, 그는 과연 그 기회를 붙잡을 수 있을까. 자중하고 겸손하고 포용하면서 새로운 비전까지 보여줘야 할 이재명의 ‘이재명과의 싸움’이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용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