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충당”…고물가에 부업 뛰는 직장인 는다
물가상승에 실질임금 줄어 ‘경제난’
작년 부업 취업자 5년새 52% 증가
광주·전남 월평균임금 전국 하위권
“경기 회복돼야 서민 숨통 트일 것”
작년 부업 취업자 5년새 52% 증가
광주·전남 월평균임금 전국 하위권
“경기 회복돼야 서민 숨통 트일 것”
입력 : 2025. 02. 12(수) 17:52
![](http://jnilbo.com/upimages/gisaimg/202502/12_761379-46.jpg)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7% 인상된 가운데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부업을 하는 취업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실질소득이 줄어들자 본업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힘들어진 직장인들이 부업에 뛰어든 것이다. 사진은 한 인력사무소에서 일용직 근로자들이 일감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광주 남구에 거주 중인 박모(30)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업으로 블로그 원고를 작성한 지 3년이 넘었다. 박씨가 부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추가 수입은 약 30만원. 글자수(1200·1500자) 당 고료가 각각 3500·5000원인 원고를 일주일에 20개 이상 작성해 이 같은 부수입을 얻는다. 원고 하나를 작성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5~30분으로, 1시간에 2~4개를 작성한다고 가정하면 주 최소 6시간 이상을 부업에 투자해야 하는 셈이다.
여가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부업 활동이지만 박씨는 30만원가량의 부수입도 포기할 수 없었다.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고물가 시대에 월 200만원 초반의 월급으로는 제대로 된 저축을 하는 것도 힘들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난해 연봉이 이미 올해 최저임금 기준을 충족했고 회사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올해 급여가 동결됐다. 최저임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실질임금이 삭감되니 힘들어도 부업을 포기할 수가 없다”며 “한 달에 최소 100만원 이상은 모아야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데, 현재 월급에서 월세·식비 등 생활비를 제외하고 나면 겨우 70여만원이 남는다. 지방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모두 사정이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7% 인상된 가운데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부업을 하는 취업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실질소득이 줄어들자 본업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힘들어진 직장인들이 부업에 뛰어든 것이다. 광주·전남지역 상용 월평균 임금 상승률 역시 물가 상승에 못 미치는 수준을 보이면서 지역민들을 시름케 하고 있다.
12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4∼6월) 부업을 한 적이 있는 취업자는 월평균 67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2분기 부업자 수가 44만5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51.91% 증가한 수치로,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시스템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로 가장 큰 규모다.
직장인들이 부업을 하는 이유는 ‘경제적 이유’가 가장 컸다. 지난해 4월 신한은행이 내놓은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부업을 하는 이유로는 ‘생활비’, ‘노후 대비’ 등 경제적인 이유가 61.9%를 차지했으며 ‘창업·이직 준비’ ‘본업 역량 강화’ 등의 이유(36.4%)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경제적 이유로 부업을 선택하는 취업자 수가 늘고 있지만, 직장인들은 부업을 해도 가계 부담을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부업 활동으로 얻는 수익이 생각만큼 크지 않은 데다가, 임금상승률이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복수 일자리 종사자의 현황 및 특징’에 따르면 N잡러의 월평균 총소득은 294만7000원으로 조사됐다. 하나의 일자리만 갖고 있는 사람보다 21만원 많은 수준이지만, 총 근로 시간을 감안해 N잡러의 시간당 소득을 계산해 보면 1만3000원으로, 단독 일자리 종사자(1만6000원)보다 오히려 더 적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으로, 지난해(9860원) 대비 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예상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8%로, 직전 전망(2.1%)보다 0.3%p 낮아졌음에도 최저임금 상승률을 웃돌았다.
최근 5년 추이를 살펴보면 전년대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난 2022년 광주·전남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5.1·5.7% 상승했지만, 해당 기간 최저임금은 8720원에서 9160원으로 5.0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해 기준 광주시 상용 월평균 임금(328만4566원)은 전년 대비 4.6% 상승했으며, 6개 광역시 중 대구시 다음으로 월평균 임금이 가장 낮았다. 전남은 344만5263원으로 임금상승률은 2.8%에 그쳤다.
특히 전남지역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 2020년(100.00)부터 2024년(115.03)까지 15.03% 상승하는 동안, 상용 월평균 임금은 325만2923원에서 365만8375원으로 12.46% 상승하는 등 연간 월평균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한참 밑도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광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4.57% 증가한 반면, 월평균 임금은 17.38%(298만9188원→350만8824원) 상승하는 등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광주시의 지난해 월평균 임금은 6개 광역시 중 대구시 다음으로 가장 낮았으며, 17개 시도 중에서는 네 번째로 낮았다. 전남지역 월평균 임금 역시 17개 시도 중 여섯 번째로 낮았다.
박씨는 “부업을 통해 얻은 수익을 생활비에 보태고 있지만, 빠듯한 살림살이가 크게 나아지지는 않는다. 고물가에 이전보다 오히려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언제 갑자기 오를지 모르는 식품비 등이 가장 큰 부담이다”며 “고물가 및 경기침체 회복이 우선돼야 서민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여가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부업 활동이지만 박씨는 30만원가량의 부수입도 포기할 수 없었다.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고물가 시대에 월 200만원 초반의 월급으로는 제대로 된 저축을 하는 것도 힘들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난해 연봉이 이미 올해 최저임금 기준을 충족했고 회사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올해 급여가 동결됐다. 최저임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실질임금이 삭감되니 힘들어도 부업을 포기할 수가 없다”며 “한 달에 최소 100만원 이상은 모아야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데, 현재 월급에서 월세·식비 등 생활비를 제외하고 나면 겨우 70여만원이 남는다. 지방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모두 사정이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7% 인상된 가운데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부업을 하는 취업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실질소득이 줄어들자 본업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힘들어진 직장인들이 부업에 뛰어든 것이다. 광주·전남지역 상용 월평균 임금 상승률 역시 물가 상승에 못 미치는 수준을 보이면서 지역민들을 시름케 하고 있다.
12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4∼6월) 부업을 한 적이 있는 취업자는 월평균 67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2분기 부업자 수가 44만5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51.91% 증가한 수치로,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시스템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로 가장 큰 규모다.
직장인들이 부업을 하는 이유는 ‘경제적 이유’가 가장 컸다. 지난해 4월 신한은행이 내놓은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부업을 하는 이유로는 ‘생활비’, ‘노후 대비’ 등 경제적인 이유가 61.9%를 차지했으며 ‘창업·이직 준비’ ‘본업 역량 강화’ 등의 이유(36.4%)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경제적 이유로 부업을 선택하는 취업자 수가 늘고 있지만, 직장인들은 부업을 해도 가계 부담을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부업 활동으로 얻는 수익이 생각만큼 크지 않은 데다가, 임금상승률이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복수 일자리 종사자의 현황 및 특징’에 따르면 N잡러의 월평균 총소득은 294만7000원으로 조사됐다. 하나의 일자리만 갖고 있는 사람보다 21만원 많은 수준이지만, 총 근로 시간을 감안해 N잡러의 시간당 소득을 계산해 보면 1만3000원으로, 단독 일자리 종사자(1만6000원)보다 오히려 더 적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으로, 지난해(9860원) 대비 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예상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8%로, 직전 전망(2.1%)보다 0.3%p 낮아졌음에도 최저임금 상승률을 웃돌았다.
최근 5년 추이를 살펴보면 전년대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난 2022년 광주·전남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5.1·5.7% 상승했지만, 해당 기간 최저임금은 8720원에서 9160원으로 5.0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해 기준 광주시 상용 월평균 임금(328만4566원)은 전년 대비 4.6% 상승했으며, 6개 광역시 중 대구시 다음으로 월평균 임금이 가장 낮았다. 전남은 344만5263원으로 임금상승률은 2.8%에 그쳤다.
특히 전남지역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 2020년(100.00)부터 2024년(115.03)까지 15.03% 상승하는 동안, 상용 월평균 임금은 325만2923원에서 365만8375원으로 12.46% 상승하는 등 연간 월평균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한참 밑도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광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4.57% 증가한 반면, 월평균 임금은 17.38%(298만9188원→350만8824원) 상승하는 등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광주시의 지난해 월평균 임금은 6개 광역시 중 대구시 다음으로 가장 낮았으며, 17개 시도 중에서는 네 번째로 낮았다. 전남지역 월평균 임금 역시 17개 시도 중 여섯 번째로 낮았다.
박씨는 “부업을 통해 얻은 수익을 생활비에 보태고 있지만, 빠듯한 살림살이가 크게 나아지지는 않는다. 고물가에 이전보다 오히려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언제 갑자기 오를지 모르는 식품비 등이 가장 큰 부담이다”며 “고물가 및 경기침체 회복이 우선돼야 서민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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