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중 직장 동료가 자신을 횡령범으로 몰았다고 오해해 무참히 살해한 50대에게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고상영 부장판사)는 22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50)씨에 대한 변론 절차를 종결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9일 오전 7시 30분께 광주 서구 한 아파트단지 복도에서 출근길에 나선 직장동료 B씨를 붙잡아 넘어뜨린 뒤 흉기로 마구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을 하루 앞두고 과도를 구입하는 등 흉기를 미리 준비한 A씨는 B씨가 출근길에 나설 때까지 약 1시간을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직후 A씨는 흉기를 아파트 설비 단자함에 숨긴 뒤 차량으로 도주했다가 3시간여만에 광주 북구 한 주차장에서 긴급체포됐다.

조사결과 직장에서 실적과 관련해 스트레스를 받던 A씨는 평소 친하게 지냈던 B씨가 자신에게 공금을 횡령한 것처럼 꾸미고 있다고 오해했고 배신감을 느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재판에서 검사는 징역 30년을 구형하고 전자장치 부착명령 20년, 보호관찰 5년도 명령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사는 “피고인은 무기를 직접 만드는 등 계획적인 살인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한 점, 피해자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달라”며 구형 사유를 설명했다.

A씨 측은 “극심한 정신 불안 상태에 시달리다 범행에 이르렀고 정신 감정이 받아들여 지지 않았지만 헤아려 달라”며 “잘못된 생각과 행동으로 잘못을 저질러 죄송하다. 갈등을 원활하게 풀지 못했고 평생을 뉘우치고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B씨 측 법률 대리인은 “유족들이 배우자와 아버지를 잃고 아직도 고통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A씨가 반성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형을 유리하게 받고자 하는 자백일 뿐 진심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엄벌을 요구했다.

A씨에 대한 선고 재판은 2월 17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