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방관’에 울고 웃은 소방공무원
광주 지역 소방관 단체 영화 관람
‘홍제동 참사’에 트라우마 떠올라
가족들의 공감·위로 목소리 이어져
“모든 시민들이 영화 관람했으면”
‘홍제동 참사’에 트라우마 떠올라
가족들의 공감·위로 목소리 이어져
“모든 시민들이 영화 관람했으면”
입력 : 2024. 12. 09(월) 18:51
지난 6일 오후 7시께 광주 서구 CGV 광주상무점 내 한 영화관에서 광주소방안전본부 소속 소방관들이 영화 ‘소방관’을 단체 관람하고 있다. 정상아 기자
지난 6일 오후 7시께 찾은 광주 서구 CGV 광주상무점. 60여명의 소방공무원들과 가족·지인들이 주홍빛 유니폼 대신 평범한 옷차림으로 극장 로비를 가득 메웠다. 영화 ‘소방관’ 단체 관람을 위해 모인 이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긴장, 그리고 자부심이 서려 있었다.
영화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사건을 비롯해 소방공무원들이 겪는 고난과 희생을 다룬 영화다. 이번 단체 관람은 CGV측에서 광주 지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마련했으며, 지난 6~7일 이틀에 걸쳐 총 200여명의 소방공무원이 영화를 관람했다.
상영 시간이 다가오자, 소방관들을 비롯한 관람객들이 극장 안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곧이어 영화가 시작되자 극장은 무거운 침묵으로 가득 찼다. 화면 속에 펼쳐진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긴박한 구조 상황은 관객들을 숨죽이게 했다.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위험한 장면에서는 일제히 탄식이 터져 나왔고, 일부 소방관들과 가족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영화 중간중간, 가족들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아빠도 저렇게 열악한 곳에서 일했어?”, “진짜 저렇게 밥도 못 먹고 일해?”라는 질문을 들은 소방관들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화염 속에서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던 장면들이 나온 뒤에는 순직한 동료들을 떠올리는 듯 눈을 질끈 감는 소방관들도 있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이들은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한참을 자리에 앉아 붉어진 눈시울을 쓸어내렸다.
28년 동안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김정필 광주소방안전본부 소방정책팀장은 “소방관으로 일한 지 5년 차에 홍제동 사건을 겪었다”며 “지금은 행정직을 맡고 있지만 영화를 보면서 현장에서 근무했을 당시 힘들었던 상황들이 많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당시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부족했던 장비가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소방관들의 안전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소방관의 애환과 희생이 담긴 영화라 많은 분들이 보시고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함께 영화를 본 홍종석 광주소방안전본부 소방위는 영화가 단순히 감동을 주는 작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 속 소방관들의 위험한 상황은 실제로 우리가 현장에서 겪는 현실이다. 골목의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거나, 복도와 계단에 쌓인 물건 때문에 구조 활동이 어려운 상황은 현장에서 자주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영화를 본 시민들이 불법 주정차나 공용 공간 방해 같은 행동을 반성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소방관들의 처우와 안전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호소했다.
홍 소방관은 홍제동 사건 이후 19년 만에 소방관들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국가직 전환은 소방관들의 오랜 염원이 이뤄진 결과지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시민 모두가 이 영화를 보고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화에 나온 홍제동 화재 사건은 지난 2001년 당시 노후화된 장비와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도 인명을 구조하기 위해 화염 속으로 뛰어든 소방관 6명이 순직하고 3명이 부상을 입은 참사다.
이 참사 이후 소방관의 처우 개선과 안전 장비 확충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소방공무원의 헌신과 희생을 알린 영화 ‘소방관’ 관람은 착한 기부로 이어지고 있다.
제작진은 관람객 1인 티켓 금액당 119원을 내년에 문을 여는 국립소방병원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에 영화 ‘소방관’은 개봉 4일 만에 5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영화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사건을 비롯해 소방공무원들이 겪는 고난과 희생을 다룬 영화다. 이번 단체 관람은 CGV측에서 광주 지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마련했으며, 지난 6~7일 이틀에 걸쳐 총 200여명의 소방공무원이 영화를 관람했다.
상영 시간이 다가오자, 소방관들을 비롯한 관람객들이 극장 안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곧이어 영화가 시작되자 극장은 무거운 침묵으로 가득 찼다. 화면 속에 펼쳐진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긴박한 구조 상황은 관객들을 숨죽이게 했다.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위험한 장면에서는 일제히 탄식이 터져 나왔고, 일부 소방관들과 가족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영화 중간중간, 가족들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아빠도 저렇게 열악한 곳에서 일했어?”, “진짜 저렇게 밥도 못 먹고 일해?”라는 질문을 들은 소방관들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화염 속에서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던 장면들이 나온 뒤에는 순직한 동료들을 떠올리는 듯 눈을 질끈 감는 소방관들도 있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이들은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한참을 자리에 앉아 붉어진 눈시울을 쓸어내렸다.
28년 동안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김정필 광주소방안전본부 소방정책팀장은 “소방관으로 일한 지 5년 차에 홍제동 사건을 겪었다”며 “지금은 행정직을 맡고 있지만 영화를 보면서 현장에서 근무했을 당시 힘들었던 상황들이 많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당시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부족했던 장비가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소방관들의 안전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소방관의 애환과 희생이 담긴 영화라 많은 분들이 보시고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함께 영화를 본 홍종석 광주소방안전본부 소방위는 영화가 단순히 감동을 주는 작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 속 소방관들의 위험한 상황은 실제로 우리가 현장에서 겪는 현실이다. 골목의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거나, 복도와 계단에 쌓인 물건 때문에 구조 활동이 어려운 상황은 현장에서 자주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영화를 본 시민들이 불법 주정차나 공용 공간 방해 같은 행동을 반성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소방관들의 처우와 안전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호소했다.
홍 소방관은 홍제동 사건 이후 19년 만에 소방관들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국가직 전환은 소방관들의 오랜 염원이 이뤄진 결과지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시민 모두가 이 영화를 보고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화에 나온 홍제동 화재 사건은 지난 2001년 당시 노후화된 장비와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도 인명을 구조하기 위해 화염 속으로 뛰어든 소방관 6명이 순직하고 3명이 부상을 입은 참사다.
이 참사 이후 소방관의 처우 개선과 안전 장비 확충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소방공무원의 헌신과 희생을 알린 영화 ‘소방관’ 관람은 착한 기부로 이어지고 있다.
제작진은 관람객 1인 티켓 금액당 119원을 내년에 문을 여는 국립소방병원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에 영화 ‘소방관’은 개봉 4일 만에 5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