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제동원 명예회복 투쟁’ 이금주 회장 추모제
8일 5·18교육관 3주기 추모행사
남편 강제징용 전사…투쟁 '외길'
"유지 받들어 쟁기 다시 갈겠다"
입력 : 2024. 12. 08(일) 17:48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8일 오후 광주 서구 5·18교육관에서 故이금주 회장 3주기 추모제를 열고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지원단체가 피해자 권리회복을 위해 외길을 걸어온 고(故)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장 추모제를 열고, 고인의 유지를 잇기 위한 추모·계승의 시간을 가졌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8일 오후 2시 광주 서구 5·18교육관에서 故이금주 회장 3주기 추모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1920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난 이금주 회장은 1940년 남편 김도민씨와 결혼했지만, 결혼 2년만인 1942년 남편 김씨는 일제가 저지른 태평양전쟁에 동원돼 남태평양 타라와섬으로 끌려갔다.

9개월만에 남편의 소식은 아예 끊겼고, 1945년 4월이 돼서야 1년5개월여전 전투 중 사망했다는 내용의 전사통지서만 돌아왔다. 해방 이후 광주에 정착한 이 회장은 1987년 6월 민중항쟁 이후, 본격적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목소리 대변에 나섰다.

이듬해인 1988년 69세의 나이로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장을 맡은 그녀는 1992년 ‘광주천인소송’을 시작으로 일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일본에서만 7건의 소송을 제기하는 등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 왔다.

이 회장은 일제 피해자들의 인권을 위해 헌신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대한민국 인권상’과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끝내 일본의 사죄 한마디 듣지 못한 이 회장은 2021년 12월12일 102세를 일기로 한 많은 삶을 마쳤다

이날 추모제에서는 이금주 회장 평전 ‘어디에도 없는 나라’ 낭독과 추모 영상 상영에 이어 최근 ‘양금덕 할머니 제3자 변제 수용’과 관련해 회원들로부터 시민모임의 향후 방향과 바람을 듣는 등 고인의 유지를 잇기 위한 추모와 계승의 시간이 진행됐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시민모임은 피해자보다 일본을 더 걱정하는 윤석열 정권과 맞서 지난 2년 넘게 치열하게 싸워왔다. 그 과정에 적지 않은 상처도 받았다”며 “일본에서의 소송에서 17번이나 기각당한 故이금주 회장님을 생각하면, 우리에게는 아직 16번 더 쓰러질 기회가 남아 있다. 부족하지만, 쟁기를 더 깊게 갈아 역사적 책무가 있는 한 다시 일어서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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