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첫 도시관 ‘광주’ 등장
광주시립미술관 2~3층에 조성
‘무등’ 키워드로 광주정신 조망
5·18세대 등 18명 예술인 참여
입력 : 2024. 10. 07(월) 18:12
12월 1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이어지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광주관’ 전경. 도선인 기자
제15회 광주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부록전시 격인 국가관 파빌리온에 첫 도시관으로 ‘광주관’이 조성돼 눈길을 끈다. 광주 파빌리온은 ‘무등: 고요한 긴장’이라는 주제로 오는 12월 1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2~3층에서 이어진다.

2018년 광주비엔날레 행사부터 시작된 국가관 파빌리온은 올해 광주 곳곳 갤러리, 문화기관 등지에 역대 최대규모인 31곳이 마련됐다. 첫 도시관으로 조성된 파빌리온 ‘광주관’은 안미희(전 경기도미술관장) 기획자가 지휘봉을 잡았으며 ‘무등’이라는 키워드 아래 광주비엔날레 존립 이유인 ‘광주정신’을 조망한다.

파빌리온 광주관 ‘무등: 고요한 긴장’은 ‘무등’의 의미가 광주의 지역성과 지난 시간을 대변하는 핵심적인 단서임을 인지하는 데서 출발한다. 특히 이 개념이 광주가 마주했던 5월의 아픔을 보듬는 일에 충실해야 함에 공감하고 이를 현재적 의의로 계승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한다. 전시에서는 광주의 5월을 경험한 세대들뿐만 아니라 이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세대, 그리고 광주의 무수한 공동체들이 참여작가로 등장한다.

전시는 크게 세 개의 키워드인 ‘혁신적 연대’, ‘창의적 저항’, 그리고 ‘지속 가능한 정의’로 구성된다. 처음 눈길을 끄는 것은 ‘무등’과 관련된 프로젝트, 아카이브, 인터뷰, 집담회, 설문조사 등 여러 내용을 집대성한 첫 번째 섹션 ‘혁신적 연대’의 전시물이다. 연구자, 언론인, 문화기획자, 작가, 디자이너 등의 참여자들과 광주정신이 오늘날 제시할 수 있는 가치와 의미의 다양성에 대해 논의한다. ‘무등’이라는 단어의 기원과 ‘무등’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단체, 법인, 음식점 등의 사연을 접할 수 있다.

이후 전시에서는 김신윤주, 김웅현, 나현, 송필용, 안희정, 양지은, 오종태, 윤준영, 이강하, 이세현, 임수범, 장종완, 장한나, 정현준, 조정태, 최종운, 하승완, 함양아 등 총 18인의 작품이 소개된다. 전세대에 거쳐 구성된 작가들은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 신작 포함 총 5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참여작가들은 세대나 시기, 장르 구분에서 탈피해 도처에 편재하는 고정관념과 부조리의 상황에 응답한다. 이들은 광주의 5월과 그 이후의 시간에 축적된 시민들의 저항 정신을 가시화한다.

전시작 중 5·18민주화운동 시민군 출신 고 이강하 화백의 ‘무등산의 봄’이 눈에 띈다. 이강하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으로 무등산 전경이 드리워져 있는 회화다. 화폭에 펼쳐진 ‘무등산의 봄’은 실재하는 것이기보다 작가가 마음속에 품고 있던 상상 속 모습에 가깝다. 특유의 사실적 묘사를 기반으로 생명력 가득한 남도의 풍경을 그려내 사회가 안고 있는 애환을 끌어낸다.

‘지속 가능한 정의’는 ‘무등’의 화두를 전 인류가 마주한 시급한 문제와 도전으로 확장시킨다. 전시는 기후 위기, 경제 불균형,기술의 남용, 지속되는 전쟁과 에너지 고갈 등 전 지구적인 이슈를 인식한다. 더불어 참여 작가들은 예술을 통해 문명의 욕망이 초래한 기후와 환경의 위기를 가시화하며, 자연을 향한 인류의 왜곡된 태도를 재검토해야 함을 주장한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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