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조사위 보고서 총체적 부실"
5·18진상규명 대국민 토론회
성폭력 피해자 조사 부족 지적
조사보고서 졸속처리 비판
입력 : 2024. 05. 23(목) 18:46
전남대학교 5·18연구소는 5·18조사위, 기념재단과 공동으로 23일 오후 전남대 대학본부 용봉홀에서 ‘5·18 진상규명 대국민 토론회’를 열었다. 정상아 기자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조사위)의 5·18진상규명보고서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남대학교 5·18연구소는 5·18조사위, 기념재단과 공동으로 23일 광주 북구 전남대 본부 용봉홀에서 ‘5·18진상규명 대국민 토론회’를 열었다.

한인섭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날 토론회에서는 조사위의 지난 4년 간의 활동에 대한 평가와 남은 과제에 대한 의견이 논의됐다.

토론회에는 5·18조사위 관계자와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임수정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표, 김희송 전남대 교수, 김재윤 건국대 교수, 김정호 변호사, 주철희 박사 등이 참석했다.

먼저 조사보고서를 졸속으로 전원위원회에 상정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강배 상임이사는 “여러건의 ‘직권조사 사건 조사보고서’를 왜 조사 활동 기간 종료 시점에 임박해 전원위원회에 상정했는지 의문”이라며 “문제점을 보완하고 해결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계엄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계엄군 사병 사건에 대해 혼란을 주는 두개의 보고서가 만들어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5·18조사위 측은 “많은 과제를 조사하다 보니 구조적인 문제로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며 “고 권 일병 사건처럼 같은 사건을 두고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것은 큰 불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자 조사 부족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윤경회 조사위 팀장은 “이미 숨진 5·18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가 부족했다. 심리부검 등 추가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 5·18 직후 발포 책임자 색출 등 다른 선결 과제에 피해자들의 증언이 묻히면서 조명되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전원위의 ‘진상규명 불능’ 결정을 비난하는 의견도 나왔다.

김재윤 건국대는 “전원위원회는 ‘진상규명 불능’의 결정이 갖는 의미를 충분히 숙지하지 않은 채 보고서 전체에 대해 조사 미비를 사유로 한 ‘진사규명 불능’ 결정했다”며 “진실을 다시 은폐·왜곡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꼬집었다.

김희송 교수는 “비상임위원으로서 전원위원회에 참여했기 때문에 오늘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다. 다만 진상규명 문제와 별개로 개별보고서에 5·18 왜곡의 또다른 개연성으로 활용될 여지가 포함되는 부분에 분명히 입장을 내온 것”이라며 “나아가 종합보고서에는 반드시 개별보고서가 귀결한 내용에 대해 어떻게 왜 달라졌는지에 대한 이유를 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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