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또 한 번 속는 셈치고 거는 기대
김은지 취재1부 기자
입력 : 2024. 05. 21(화) 18:24
김은지 취재1부 기자
제22대 국회 개원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총선 대장정’을 끝낸 당선인들은 후련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국회 입성을 앞두고 있다.

광주에서는 8개 지역구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당선됐고, 이 중 7개 지역구에서는 ‘정치 신인’이 현역 의원들을 제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현역 물갈이가 두드러졌던 배경에는 ‘본질적인 역할’에 대한 실망이 있었다. 대다수의 현역 의원들은 각 지역구를 중심으로 국민을 대변해 ‘입법’에 집중해야 한다는 본질적 역할에 집중하기보다는 중앙정치에 가담해 정치싸움에만 치중된 모습을 보였다.

물론 경선 과정에서의 내홍도 컸지만 우여곡절 끝에 선거는 끝났고,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300명의 일꾼들이 이제 여의도로 향한다.

아직 개원조차 하지 않은 22대 국회이지만, 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다. 당장 21대 국회에서 해결하지 못한 지역 현안만 하더라도 산더미다.

22대 국회 임기인 4년 안에 이미 밀려있는 과제들과 개개인의 공약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번 총선을 통해 거대한 힘을 얻은 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 4월10일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승이라는 결과가 나온 만큼 ‘일하는 국회’의 모습으로 현안의 심층적인 파악을 위해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중국 속담에 ‘앞수레의 엎어진 바퀴 자국은 뒷수레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해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이다. 4년 뒤 총선에서 또 한 번의 ‘현역 물갈이’가 재현되지 않기 위해서는 당선인 각자가 ‘본질적인 역할’을 망각하지 않고, 다양한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취합해 최선의 ‘온도’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느 때의 선거처럼 이번 총선에서도 ‘이번엔 그래도 다르겠지’라는 마음으로 지지하는 후보와 당 이름 옆에 도장을 찍었던 유권자들의 손끝에는 ‘조금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는 절실한 마음이 녹아있었을 테다.

부디 그 간절한 바람이 이번만큼은 ‘실망감’으로 돌아오질 않길 또 한 번 속는 셈 치고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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