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구 ‘달빛철도 특별법’ 연내 통과 무산 위기
국토위 법안심사소위 이견 표출
여당 의원 “국토부·기재부 반대”
“261명 공동발의했는데… 황당”
시, 대구와 공조 연내통과 노력
홍준표 “본인 발의, 본인이 반대”
입력 : 2023. 12. 06(수) 18:21
강기정 광주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1월 17일 전북 남원 지리산휴게소에서 열린 ‘광주·대구 공항특별법 동시 통과 기념행사’에 참석해 행사 식전 대화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광주시 제공
강기정 광주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손을 잡고 여야 국회의원에게 호소한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이 쉽게 통과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연내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광주시와 대구시는 ‘어처구니 없고 황당하다’는 입장과 함께, 연내 통과를 위해 공동대응을 통한 의원 설득에 나섰다.

6일 광주시에 따르면 영호남 상생과 경제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달빛철도 특별법이 국회 소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 중 일부가 법안에 문제를 제기하는 황당한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 회의에 달빛철도 특별법이 상정됐다. 달빛철도는 6개 광역시·도(광주·전남·전북·대구·경남·경북) 내 10개 지방자치단체를 경유하는 총연장 198.9㎞다. 특별법에는 예비타당성조사와 공청회 등을 면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별법 발의는 역대 가장 많은 여야 국회의원 261명이 공동으로 했으며 특히 여야 지도부는 총선을 앞두고 ‘경제성보다 동·서간 지역 화합이 중요하다’면서 달빛철도 특별법을 정기국회 안에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해 왔다.

이날 소위에서도 별다른 이견은 없을 것으로 예상돼 통과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였으나 일부 여당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정부의 방침을 들어 특별법 제정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부 이유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복선화 등에 따른 비용 증가로 관련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가 반대한다’는 것이다.

여야는 다시 논의하기로 했지만 달빛철도 특별법의 연내 통과가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여야는 오는 8일 예정된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었다. 논의가 길어짐에 따라 본회의 처리는 불가능하고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공청회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경우 연내 제정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분석이다.

지역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의원들이 법안을 반대할 것이란 점은 예측하지 못했다”면서 “알려지기로는 여당의 반대가 있었다고 하는데, 야당 내부에서도 몇몇 의원들이 부정적이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이들만이라도 찾아내서 지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다른 정가 관계자도 “공청회를 하고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하라는 것은 지방은 대형 국책사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이러한 속사정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반대하는 것은 시간을 질질 끌어서 내년 총선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에 “자기가 법안 발의해 놓고 반대하는 기이한 행동을 하는 국회의원도 있다”며 “참 황당한 일이 교통소위에서 있었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법안 내용을 알고 법안 발의하고 반대했다면 그런 이중인격자는 국회의원을 더 이상 해선 안 되고, 법안 내용도 모르고 발의했다면 그런 사람은 동네의원도 시켜선 안 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국토위 교통소위 전원이 발의해놓고 일부 반대를 하거나 회의에 불참하고 참 어이가 없다”고 비난했다.

광주시는 달빛철도 특별법의 연내 통과를 위해 대구시와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양 시는 국회 본회의 및 임시회를 앞두고 대구는 중앙정부, 여당을 담당하고 광주는 야당을 담당하던 공조 방식을 공동 대응 형태로 바꾸고 특별법 연내 통과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김석웅 교통국장은 “아직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특별법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현 사안에 대해 대구와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대응방법도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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