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통합돌봄, 복지 서비스 패러다임 바꿨다”
‘광주다움 통합돌봄’ 성과보고회
‘신청주의’서 ‘발굴주의’로 변화
시행 한달만에 2309건 접수 호응
돌봄틈새·사각지대 발굴 큰 역할
입력 : 2023. 12. 20(수) 18:13
강기정 광주시장이 20일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다움 통합돌봄 성과보고회에서 통합돌봄 동·구 대표에게 트로피와 상장을 전달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우리를 만나러 와줘서 고맙습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 수혜자의 한마디가 광주시청 대회의실에 가득찬 광주시를 비롯 5개 구청의 돌봄 관련 공무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장애가 있는 손녀딸을 돌보는 할머니의 감사의 말은 ‘광주다움 통합돌봄’을 관통하는 핵심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20일 대회의실에서 광주다움 통합돌봄 성과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최일선 실무 담당자 500여명이 참석, 올해 성과를 결산하고 2024년 사업을 위한 비전을 공유했다. 성과보고회에서는 ‘광주다움 통합돌봄’ 사업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97개 동행정복지센터 사례관리 담당 공무원과 직접 서비스를 지원하는 38개 민간 제공기관 돌봄종사자 등이 참여해 사례 등을 소개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강기정 시장의 복지공약 1호 사업으로 광주의 성공을 바탕으로 국회에서 ‘지역사회통합돌봄’ 법안으로 확대해 오는 28일 국회 임시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관공서 복지 체계의 근간을 바꾼 정책이다. 기존 복지 시스템이 ‘신청주의’에 기반한 ‘기다리는 복지 서비스’였다면 ‘광주다움 통합돌봄’ 서비스는 ‘발굴주의’로 출발부터가 패러다임을 뒤집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부터 실시된 ‘광주다움 통합돌봄’의 형태는 단순하면서 명징하고 포괄적이다. 광주시는 기존 돌봄 제도의 한계로 꼽히는 선별주의, 본인 신청주의를 보완하기 위해 사례관리담당 공무원을 지정하고 가정방문을 통해 돌봄 계획을 세웠다. 이후 가사, 식사 지원, 병원 동행 등 16개 신설 서비스를 지원하고 위급한 경우 긴급 돌봄을 실시했다. 여기에 은둔과 고립 가구를 사전에 발굴해 필요한 서비스도 지원했다. 행정은 계획에 집중하고 서비스는 민간 전문기관 38곳이 맡았다. 이에 따라 기존 돌봄 사각지대가 크게 줄었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의 협업도 눈부셨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는 97개 동에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368명을 사례관리담당 공무원으로 배치했고 이들은 지난 4월부터 광주전역을 뛰어다녔다.

신청도 매우 쉽다. 돌봄이 필요하면 ‘돌봄콜’(1660-2642)에 전화하면 된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시작된지 한달만에 새로운 신청이 2309건 접수됐으며, 3422건의 서비스가 연계됐다. 휴일을 고려하면 하루 평균 115명이 광주다움 통합돌봄 서비스를 신청한 셈이다. 또 신청자의 42.8%(988명)는 돌봄콜을 이용했다.

최종적으로는 시행 8개월 만에 2만3000건의 의무 방문과 신청을 받아 8800명이 도움을 받았다.

이같은 사례는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광주시는 지난 7일 세계지방정부연합(UCLG)·세계대도시연합(Metropolis)이 수여하는 광저우 국제도시혁신상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광주시는 내년에는 ‘광주다움 통합돌봄’의 서비스 질을 크게 높일 계획이다. 서비스 비용 지원대상을 현 중위소득 85%에서 90%까지 확대하고 긴급돌봄 대상은 100%에서 120%로 늘린다. 또 식사지원 단가는 끼니당 1000원을 인상해 9000원으로 책정했으며, 가사지원은 20.5%를 인상해 시간당 2만원으로 설정했다. 집안에서 이뤄지는 재가서비스인 만큼 주거환경이 중요하다고 보고 낙상예방 등 안전생활환경 서비스 지원액을 연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인상한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 안부확인 서비스를 통해 안부를 묻는 등 위험징후를 미리 감지하는 기술을 활용해 ‘고독사 없는 광주’를 만들 계획이다.

강기정 시장은 이날 보고회에서 “처음에는 새로운 길이었기에 두려움과 막막함이 있었다.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그러했을 것”이라면서 “장장 9개월을 달려온 결과 지금은 모두 ‘된다’, ‘할 수 있다’는 표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복지의 완성”이라면서 “협치의 진면목을 보여준 정책이자 광주에서 만들어낸 크고 거대한 민주주의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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