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허투루 넘겨선 안될 광주 학업중단학생
제대로 된 교육으로 희망 줘야
입력 : 2024. 10. 01(화) 17:20
광주지역 학업중단학생이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응과 입시위주의 교육과정 등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매년 많은 학생들이 학교를 떠난다는 것은 수렁에 빠진 우리 교육의 실상이라는 점에서 허투루 넘겨서는 안된다. 많은 사람이 교육의 붕괴를 우려하는 지금, 위기학생을 돌보기 위한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을 촉구한다.

1일 교육시민단체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모임’이 한국교육개발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광주지역 초·중·고 학업중단학생은 지난 2022년 1105명에서 2023년 1409명, 2024년 1623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통계 기준 학교급별 학업중단학생은 초등 377명, 중등 239명, 고등 1007명이었다. 학업중단의 이유는 초·중학교의 경우 대안교육기관이나 해외출국, 장기결석 등의 순이었고, 고등학생은 부적응과 질병, 해외출국 등이 많았다. 고등학생 가운데 원인을 알 수 없는 학생도 50%가 넘는 578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적 위주의 교육부터 숨 막히는 경쟁까지 비정상적인 우리의 교육 현실이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보다 좌절감을 안겨왔다는 지적은 새삼스럽지 않다. 특히 학업을 중단한 고교생 가운데 50%가 넘는 학생들이 이유도 없이 학교를 그만 둔다는 것은 ‘광주 교육’의 위기를 보여주는 반증이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교사나 친구 등 학교에서의 정서적 유대감이 사라져 나오는 부작용이다. 관심과 배려가 사라진 학교, 줄세우기에만 몰입하는 교육은 창의성이 생명인 4차 산업혁명의 시대와도 어울리지 않는다.

아이들이 불행한 지역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교육당국과 자치단체는 지역의 위기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학교에서의 정서적 유대감을 높여 희망도 줘야 한다. 가정과 지역사회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공부라는 한가지 기준으로 아이들을 경쟁의 한가운데로 내몰아서는 아이들이 행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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