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종사 기피 심화…‘퇴사 늘고 충원 미달’
전국 17개 시·도 급식종사자 분석
광주 3년새 퇴사 425·전남 755명,
신규 모집도 각 12명·6명 미달
“열악환경 개선·임금체계 개편을”
입력 : 2023. 04. 18(화) 17:37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총파업을 단행한 가운데 지난해 11월25일 광주 광산구 한 초등학교 급식실이 비어있다. 뉴시스
광주·전남지역 학교급식 종사 기피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매년 학교급식 종사자 퇴사율은 증가한 반면 신규 채용은 미달되면서 학교급식 노동 환경에 대한 개선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역 노동계의 열악한 학교급식종사자의 처우개선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양시 만안구)과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17개 시·도교육청에게 받은 자료를 분석한 ‘급식종사자 퇴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급식종사자 1만3944명이 퇴사했다.

2020년 3447명, 2021년 4486명, 2022년 5408명이며 퇴사자 비율은 각각 40.2%, 45.7%, 55.8%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광주의 경우 지난 2020년 116명(23.3%), 2021년 158명(40.5%), 2022년 151명(39.7%)이 중도 퇴사했다. 입사 6개월 이내 퇴사자도 각각 5명, 5명, 17명이며 신규 채용 급식종사자도 220명 모집에 12명이 미달됐다.

전남 학교급식 퇴사자는 같은 기준 각각 234명(39.7%), 271명(46.5%), 250명(59.2%)이며 6개월 이내 퇴사는 21명, 45명, 46명으로 늘어났다. 신규 채용 급식종사자 311명 중 6명이 모집되지 않았다.

퇴사율이 높은 지역은 세종 84.8%, 충남 78.0%, 경기 67.7% 순이다. 입사 6개월 이내 퇴사자는 충남 50.2%, 인천 49.7%, 부산 47.8%이다.

강득구 의원은 “열악한 학교급식종사자들의 노동 환경이 퇴사와 충원 미달을 유발하고 있다”며 “교육당국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앞으로 학교 현장에서는 지금보다 신규 채용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역 노동계는 학교급식 종사자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앞서 광주학교비정규직연대는 지난달 31일 새 학기 총파업을 단행하고 ‘임금체계 단일화’,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촉구한 바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광주지부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물가 폭등, 실질임금 하락이 우려되는 현실을 외면하며 기본급 2% 인상안, 근속수당 동결을 제시하며 학교비정규직 차별을 방치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학교급식 종사자들은 지난해 4명이 폐암 진단을 받았으며 노동자 32%가 폐 이상소견자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비정규직은 당당한 교육의 주체다”며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근무 여건을 만들 수 있도록 정부와 시·도교육청은 ‘집단임금교섭 타결과 차별철폐, 임금체계 마련, 안전한 학교 현장을 위한 해법’을 당장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금의 경우 잠정 합의했다. 관련 협의체를 구성해 오는 8월부터 내년 1월까지 임금 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노동 환경 개선 등은 중앙 부처에서 나서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진혜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광주지부장은 “방학 중 두달여간 임금이 나오지 않고 폐암 등 관련 질환이 많은 데다 노동 강도도 세다 보니 퇴사율이 증가하고 신규 채용이 미달된 것으로 보인다”며 “충원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오는 이가 없으니 기존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만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급식 노동자의 노동 환경 개선 등은 각 교육청이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며 “인건비가 연결돼 있어 교육청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구조기 때문에 교육부가 나서서 법제화 등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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