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안세영, 중국오픈 4강서 기권…'부상 악재'
26일 BWF 경기 도중 기권패
무릎 통증…파리 대회 전념
'슈퍼 1000 슬램' 앞두고 좌절
입력 : 2025. 07. 27(일) 16:06
안세영이 지난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5 일본배드민턴오픈 여자단식 결승전 시상식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기록에 도전하던 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삼성생명)이 ‘슈퍼 1000 슬램’을 눈앞에 두고 부상으로 발목이 잡혔다. 경기 도중 무릎 통증을 느꼈고 더이상 경기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해 기권했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26일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한웨(중국·3위)와의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슈퍼 1000 중국오픈 여자 단식 4강 2게임 도중 기권했다. 안세영은 한웨를 상대로 2패(8승)째를 당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게임에서 3-0으로 앞서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인아웃 판정에 혼선을 빚은 뒤 점수를 내주기 시작했고 9차례의 동점과 4차례의 역전을 허용하며 접전을 펼친 끝에 19-21로 아쉬운 패배를 겪었다. 2게임에서는 한유예의 기세에 밀려 0-2로 끌려가면서도 6-6 동점 기회까지 성공했으나 오른쪽 무릎 통증이 계속되면서 수비에 어려움을 겪자 6-10까지 점수를 내준 뒤 끝내 경기를 기권했다.

그는 무리해서 경기를 치르는 대신 휴식하며 무릎을 관리하고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전념하기로 했다. 이로써 1년에 단 4번만 열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 1000시리즈를 모두 석권하는 ‘슈퍼 1000 슬램’ 달성을 목전에 두고 좌절해야 했다.

만약 안세영이 이번 중국오픈에서 우승할 경우 BWF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안세영은 피로가 누적된 상태이고,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를 지속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슈퍼 1000 슬램’은 아직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세계 프로 테니스 그랜드 슬램(호주오픈, 롤랑가로스 웜블던, US오픈)과 비교할 순 없지만 배드민턴에서는 지금까지 4개 슈퍼 1000 시리즈를 제패한 선수가 없었다는 점에서 얼마나 어려운 도전인 지를 엿볼 수 있다.

앞서 안세영은 올 시즌 슈퍼 1000시리즈 대회인 2025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전영오픈과 인도네시아 오픈까지 제패한 데 올해 7번째 우승인 시즌 마지막 슈퍼 1000시리즈인 중국 오픈을 정조준했다. 특히 BWF가 지금의 월드 투어 시스템을 도입한 뒤 대회 등급을 슈퍼 300·500·750·1000의 4단계로 분류했고 슈퍼 1000은 BWF 월드투어 중 가장 많은 랭킹 포인트와 상금이 걸린 최고 등급의 대회다.

2018년 이래 한 해 슈퍼 1000시리즈를 모두 우승한 경우는 단식에서는 없고 복식에서는 2019년 혼합복식의 정쓰웨이-황야충 조(중국), 2022년 여자 복식의 시다 치하루-마쓰야마 나미(일본) 조 두 차례 뿐이다. 하지만 이 때는 슈퍼 1000시리즈가 한 해 3개 대회만 열렸다. 지금처럼 4개 대회 체제가 된 2023년 이후로는 없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대역사’에 도전했지만, 결국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안세영을 상대로 승리한 한웨는 결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4위·일본)를 꺾은 왕즈이(2위·중국)를 상대하게 됐다.

한편 2024 파리올림픽 챔피언 안세영은 올해 6개의 결승전에서 6개의 타이틀을 획득했고 직전 대회인 다이하츠 재팬 오픈 2025(슈퍼 750)에서 중국 왕즈이를 상대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며 통산 33번째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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