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파업 종료>전세버스 대체...“버스 놓쳐 기다리기도”
광주시 ‘전세버스’ 대체 도입
전세버스 놓쳐 시민들 기다리는 모습
전세버스 도착시간, 현황판에 표시 안돼
쾌적한 차량 장점이지만, 하차 안내 없어
입력 : 2025. 06. 22(일) 17:34
광주 시내버스 파업 13일째인 지난 20일 송정19번 전세버스 내부 모습. 정유철 기자
광주 시내버스 파업이 13일만인 지난 20일 드디어 끝났다. 버스회사의 노사간 갈등을 비판할수는 없지만, 문제는 괜한 광주시민들이 볼모로 잡혀서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는 것이다. 또 버스회사의 내부 문제로 인해 버스가 멈추면서 지역민의 혈세도 길바닥에 퍼부었다. 전세버스 운영이 그것이다.

이번 파업기간 광주시는 전세버스 1대당 매일 88만원의 운행비를 지급했다. 전체예산은 총 5억원이었다.

그러나 혈세가 들어갔음에도 시민들의 불편은 여전했다.

지난 20일 파업이 끝나기 직전 노선 전체를 전세버스로 대체한 송정19번을 직접 타보기 위해 승객들이 가장 많은 롯데백화점 정류장을 찾았다.

송정19번은 광산구 도산동부터 송정역을 지나 서구 상무지구, 롯데백화점과 북구 용봉동, 문흥지구까지 가는 주요 도심을 지나는 핵심 노선이다. 롯데백화점 정류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불만이 가득했다.

대부분은 바뀐 전세버스를 인지하지 못해 “여러 차례 놓쳤다”며 “도대체 왜 우리가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화를 냈다 .

옆에 함께 대기 중이던 시민에게 버스 현황을 묻고 있었던 임남님(60)씨는 전세버스를 한 번 놓쳤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임씨는 “전세버스로 바뀌면서 한 대씩 줄어든 것으로 안다. 이용객들이 많아져 노인들이 다 자리도 못 앉는 경우도 있어 보기 안타까웠다”며 “시민들을 생각해줘야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임씨와 마찬가지로 해당 노선을 기다리고 있다가 버스 실시간 정보를 알 수 없어 다른 노선을 타려 한 송현식(81)씨도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는 “전세버스가 정류소 버스도착안내단말기에 표시가 안 돼 언제 올지 몰라 다른 버스를 타려고 한다”며 “한 번 놓치면 해당 노선을 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씨와 인터뷰 도중 본인도 할 말이 있다며 불편함을 전한 시민도 있었다.

최모(58)씨는 “전세버스가 대체되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안내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시민들의 불만을 한맡 듣다 보니 전세버스 송정19번이 도착했다. 정류장에서 기다린지 20분만이었다. 버스에 탑승하자 기사는 “그냥 타시면 된다”며 무료 탑승을 안내했다.

버스에 타고 있는 고등학생에게 지금 상황에 대해 물었다. 외부 학교 프로그램을 마치고 이동 중이라는 송승기(17)군은 “전세버스가 깔끔하고 편해서 좋다. 다만 버스를 타기 위해 30분 정도 기다려 불편했다”며 “하루 빨리 파업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엔 다섯 정거장 정도 지나 하차를 시도했다. 그러나 어떠한 하차 안내가 없어 도착지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하차를 하기 위해 말로 버스기사에게 하차 의사를 전달해야 했다. 전세버스에는 승객을 위한 손잡이가 없어 흔들리는 버스에서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함께 하차한 김성근(70)씨는 “소시민들은 전세버스라는 대응책이 있어 다행이긴 했다”며 전세버스를 옹호했지만 뒤이어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일괄 파업을 해버리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 경영자와 피고용자 간 수시로 소통을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번 파업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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