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화재로 광주 도심 대기오염 우려 확산
검은 연기 확산…“재 쌓였다” 신고
유해 화학물질 방출…벤젠 등 검출
입력 : 2025. 05. 18(일) 14:34
17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로 발생한 검은 연기가 광주 도심 전역에 넓게 퍼지고 있다. 독자 제공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진화되지 못한 채 장시간 이어지면서, 광주 시민들 사이에 대기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7시 11분께 광주광역시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에서 발생한 불은 빠르게 공장 내부로 확산됐다. 특히 샌드위치 패널로 된 건물 구조와 내부의 생고무, 화학약품 등의 가연성 물질로 인해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이 화재로 인해 발생한 짙은 검은 연기는 광주 도심과 무등산 일대까지 퍼졌고, 화재 직후 인근 지역에서는 탄화된 고무 성분으로 추정되는 검은 재가 떨어지고 있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송정동, 어룡동 등 광산구 일대 주민들은 “대낮에도 시야가 뿌옇고, 차 위에 재가 쌓이는 등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영산강유역환경청의 이동식 측정차량이 17일 광주공장 주변에서 실시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측정 결과도 시민들의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인체 유해성이 높은 이황화탄소, 에틸렌옥사이드, 벤젠, 염화수소 등 주요 유해물질이 다수 시간대에서 검출됐다. 특히 오후 2시에는 이황화탄소가 0.05ppm, 에틸렌옥사이드가 0.046ppm, 벤젠이 0.022ppm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두 기준값보다 높지 않지만, 지속적 노출 시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화재가 발생한 정련 공장은 생고무와 다양한 화학약품이 혼합되는 공정으로, 약 20톤의 생고무가 저장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유해 화학물질이 연기와 함께 대기 중으로 방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오후 10시 이후부터는 해당 물질 모두 불검출됐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고무 및 화학물질 화재는 단순한 화염 피해를 넘어, 대기 중 유해물질 확산이라는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실시간 측정과 함께 신속한 공개, 피해 지역 주민에 대한 건강 모니터링 등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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