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신청 다시 하라니”…조선대 시스템 오류 ‘혼란’
일부 과목 제한 인원 설정 안돼
66개 과목서 전면 재수강신청
일부 새내기배움터 등 행사 취소
“개별 공지 미흡” 등 불만 목소리
“학생 피해 없도록 대응책 마련”
입력 : 2025. 02. 24(월) 18:51
조선대학교 수강신청 시스템 오류로 재수강신청이 진행된 24일 오전 광주 동구 동명동 PC방에서 한 학생이 수강신청을 하고 있다. 윤준명 기자
조선대학교 신학기 수강신청 과정에서 신규 도입된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일정이 전면 연기됨에 따라 학사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등 개강을 앞둔 학생들 사이에서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조선대 측은 이번 오류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24일 오전 찾은 광주 동구 조선대 인근 한 PC방. 학과 점퍼 등을 걸쳐 입은 학생들은 긴장감에 가득 찬 표정으로 모니터를 응시하며 수강신청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주 조선대 수강신청 사이트의 오류로 수강신청 일정이 전면 연기, 이날 일부 과목에 대한 재수강신청도 함께 이뤄지게 되면서, PC방은 혼잡한 분위기였다.

수강신청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학생은 친구들과 급히 전화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원하는 강의의 남은 정원을 확인했다. 일부 학생들은 서버 오류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마우스를 연신 두드리며 재차 화면을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원하던 과목을 신청한 학생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필수 과목을 잡지 못한 학생들은 얼굴을 감싸쥐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앞서 지난 17일 4, 5학년 재학생 대상 접수로 시작된 2025학년도 1학기 수강신청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도입한 차세대종합정보시스템의 오류로 일부 과목에서 학년별 제한인원이 설정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193개 과목에서 학년별 제한인원을 초과한 채로 수강신청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학 측은 당일 오후 7시30분 기준 정상적으로 접수된 수강신청 내역은 유지하되, 교수 협의를 거쳐 초과 인원을 수용할 수 없는 66개 과목에 한해서는 전면 재수강신청을 진행하기로 했다. 전 학년 수강신청 일정은 재수강신청과 함께 일주일가량 밀려 24일 오전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미뤄지거나, 자연과학대학과 법사회대학 등 일부 단과대학의 새내기배움터가 취소되는 등 정상적인 학사일정 진행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조선대학교 학내 모바일 커뮤니티에서 학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커뮤니티 캡쳐
수강신청 오류 관련 공지는 누리집 학사 공지란 등을 통해 안내됐지만, 개별 통지를 받지 못했다는 학생들이 속출하면서 공지 전달이 미흡한 점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재수강신청을 앞두고 학생 커뮤니티에는 ‘제한 인원 초과 과목 리스트 공개가 왜 늦어지느냐’, ‘재수강신청 대상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느냐’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날 수강신청을 위해 PC방을 찾은 A학과 B학생회장은 “기존 프로그램에서 오류가 잦아 새 시스템이 도입된 뒤 첫 수강신청이었는데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서 학생들 사이에 혼란이 일었다”며 “특히 대학 측의 공지가 미흡한 부분이 있어 학우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학생회장으로서 직접 공지를 전달하고 안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갑작스러운 수강신청 일정 변경으로 인해 자격증 시험 등의 예정돼 있던 개인 일정 조정이 어려운 학생들은 불편을 겪기도 했다. 특히 필수과목을 미수강하면 제때 졸업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수강신청의 중요도가 높은 만큼 재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4학년 김모(24) 씨는 “재수강신청 대상이 된 과목을 문제없이 수강하게 돼 다행이다”면서도 “하지만 학과 친구 중에는 필수 과목을 다시 신청해야 하는데 일정이 맞지 않는다며 하소연하는 경우도 많았다. 학교 측에서 오류가 발생한 원인과 향후 대책 등에 대해 상세히 안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선대학교 측은 오류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를 줄이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선대학교 관계자는 “시스템의 오류 및 추가적인 점검 등을 위해 일정이 변경돼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구성원들께 양해를 구한다”며 “개강 후 학생들로부터 관련 피해 사례가 접수될 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 새로 도입된 시스템에 대한 학생들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도록 담당 부서와 업체 측과도 긴밀하게 협력해 재발을 방지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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