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푸드 아카데미>“로봇시대 본격화…새로운 기회·산업 펼쳐질 것”
●제5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 제4강
한재권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 교수
‘AI 휴머노이드 로봇의 잠재력’ 강연
“로봇, 기술 아닌 사업으로 평가해야”
“사업성 가진 범용로봇 혁명에 주목”
한재권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 교수
‘AI 휴머노이드 로봇의 잠재력’ 강연
“로봇, 기술 아닌 사업으로 평가해야”
“사업성 가진 범용로봇 혁명에 주목”
입력 : 2025. 02. 09(일) 18:25

한재권 한양대학교 교수이자 ㈜에이로봇 CTO가 지난 6일 광주 동구 전남일보 승정문화관에서 열린 제5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 4강에서 ‘AI 휴머노이드 로봇의 사용 및 산업화 가능성’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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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권 한양대학교 교수. 김양배 기자 |
제5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의 네 번째 강좌가 지난 6일 오후 전남일보 승정문화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재권 한양대학교 교수이자 ㈜에어로봇 CTO가 강단에 올라 ‘AI 휴머노이드 로봇의 사용 및 산업화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한 교수는 버지니아공대 기계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재학 중 미국 최초의 성인형 휴머노이드 로봇 ‘찰리’를 설계하고 제작했다. 귀국 후 로보티즈의 수석 연구원으로 재난 구조용 휴머노이드 로봇 ‘뜰망’을 개발했다. 현재는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교육부 미래교육위원회 위원, 제1기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 사단법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이사 등을 역임했다. 로봇과 인간의 공존을 꿈꾸는 공학자인 그는 ‘로봇정신’, ‘세븐 테크’, ‘로보스케이프’, ‘소년소녀, 과학하라!’ 등을 저술했다.
한 교수는 이날 강연을 통해 인간과 로봇이 함께 살아가는 영화와 같은 세상이 더 이상 먼 이야기 아닌 현실의 이야기이며 로봇 시장은 현재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 먹거리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 2기 행정부 개막으로 더욱 힘을 받고 있는 테슬라는 오래전부터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내년 말 공장 배치, 내후년에는 본격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AI 칩 관련 독주 중인 엔비디아는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같은 실물 하드웨어에 탑재되는 AI인 ‘피지컬 AI’를 제시해 글로벌 산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삼성, LG 등 국내 유수 기업들도 휴머노이드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로봇 시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민간기업뿐 아니라 각국 정부들도 로봇 시장 지원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올해를 휴머노이드 양산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으며 우리 정부 또한 지난해 12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및 양산을 위해 국내 로봇 기업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휴머노이드는 범용로봇으로 여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을 뜻한다. 영화 ‘아이로봇’과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오래전부터 실험실에서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돌아보면 우리 주변에도 로봇이 매우 많다”며 “특히 한국은 로봇밀도 세계 1위 국가다. 로봇밀도란 인구 1만명당 로봇이 몇 대인지를 수치화한 것인데, 한국은 유일하게 1000대가 넘는다. 2위인 싱가포르는 약 900대 규모이고 3위부터는 500대 이하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세상은 로봇을 많이 사용하고 있고 이미 해당 기술은 존재해 왔는데 왜 지금 세계가 ‘휴머노이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그동안 우리가 로봇을 기술로 바라봤기 때문이다”며 “로봇은 최첨단의 과학 기술 같아서 어떤 행동을 할 수 있고 못하고로 평가하게 된다. 예로 계단을 오르거나 덤블링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로봇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다. 대단한 일이지만 사회의 변화나 혁명과는 동떨어진 일이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로봇으로 사회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쓸모’를 강조했는데, 기술이 끝없이 발전해도 사회가 필요하지 않으면 로봇은 사용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더욱 정확히 말하자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되느냐를 따져봐야 한다. 돈이 되지 않으면 쓰임이 없다. 저 로봇은 비용이 얼마나 들고, 로봇을 가지고 사업을 할 경우 이윤이 나느냐를 기준으로 로봇을 바라볼 때 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점이 변화가 시작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로봇을 가지고 이윤이 나올 수 있고 사업화가 가능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세계가 로봇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쓰임, 즉 산업화가 가능한 시대인 현재에서의 로봇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23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가 약 24만명이다. 1970년대 100만명이던 것과 비교해 보면 앞으로 20년 뒤 24만명의 젊은이들이 100만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 이는 불가능한 일이자 재난이다”며 “또 우리 사회는 반드시 필요한 노동력들이 존재한다. 힘들고 어렵고 위험하지만, 국민의 생명·안전 등 사회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노동자들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인구가 줄어들수록 해당 업무를 기피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내려간다는 이야기고 경제 성장률이 계속해서 내려간다는 것은 나라가 가난해짐을 뜻한다. 결국 이 재난은 사회에 일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며 “만약 사람이 줄어드는 현상이 곧 노동력 감소가 아니라면 사회 기능은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사람 대신 사람의 일을 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한 이유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모든 로봇이 다양한 분야의 사업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상용되고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로봇들은 공장에서 특정 부품을 끼워주거나 서빙해주는 등 한 가지 일만 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 즉 범용로봇이야말로 사업성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처럼 생긴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닌 인간처럼 다양한 일을 하려다 보니 인간의 모습을 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 테슬라의 ‘옵티머스’, 피겨AI의 ‘피겨01’, 로보틱스의 ‘디짓’, 앱트로닉의 ‘아폴로’, 중국 유니트리의 ‘H1’, 한국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 등이 상업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범용로봇의 혁명이 일어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