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축된 나눔 문화 식지 않게 관심 가져야
불황·계엄으로 참여율 낮아
입력 : 2024. 12. 19(목) 17:26
경기 불황의 장기화와 12·3 비상계엄 여파까지 겹치면서 연말연시 나눔문화가 위축되고 있어 걱정이다. 광주 동구 충장로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 지난 6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모금에 나서고 있지만 예년 대비 20~30% 감소했다는 것이 구세군 측의 설명이다. 대표 모금 활동인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광주 사랑의열매)의 ‘희망2025나눔캠페인’ 참여율도 지난해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사랑의 온도탑의 올해 목표액은 51억원으로 지난 16일 오후 기준 15억 4200만원(30.1도)의 모금액이 모였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낮은 온도를 보이고 있는 등 참여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전남 사랑의 온도탑도 최종 모금액 113억 9000만원 중 지난 17일 오후 기준 31억 1000만원이 모여 27.3도를 기록했다. 2023년 같은 기간 대비 44억 3000만원(42.2도)으로 무려 15도 가량 낮다.

헌혈자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어 혈액 수급도 빨간불이다. 대한적십자협회 광주·전남혈액원에 따르면 12일 기준 광주·전남지역 혈액 보유량은 4.6일분으로 적정 보유량인 5일분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총 5.6일분으로 올해 혈액 수급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가 어렵고 사회적 혼란까지 겹치면서 어려운 이웃들의 삶이 더욱 퍽퍽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기부 위축 심리로 이어지면서 개인, 기업, 단체 등의 참여율이 저조하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나눔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고 한다. 따뜻한 나눔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전달하는 소중한 힘이 된다. 본격적인 한파와 학교 방학철이 시작되면 혈액수급이 어려워지기에 생명나눔 참여도 절실하다. 한때 주먹밥을 나누며 서로를 살피던 오월정신은 지역의 자부심이다. 광주·전남 시도민의 따뜻한 공동체 정신이 올 겨울 힘겹게 삶을 이어가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나눔문화 확대가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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