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35년만 우승 카퍼레이드…"KIA 없이는 못살아"
전신 해태시절 1989년 이후 처음
금남로일대 1만명 구름인파 몰려
"한해간 큰 위안…왕조재건 확신"
입력 : 2024. 11. 30(토) 16:49
30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5가역부터 5·18민주광장까지 KIA타이거즈 한국시리즈 12번째 우승을 축하하는 카퍼레이드가 진행됐다. 5·18민주광장으로 선수단이 들어오고 있다. 윤준명 기자
“올 한해 타이거즈 덕분에 많이 웃었습니다. 힘든 일도 많았지만, KIA의 거침없는 질주를 보며 고된 하루를 잊을 수 있었어요.”

11월의 마지막 날,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는 KIA의 12번째 통합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운집했다. 시민들은 저마다 타이거즈의 상징인 붉은색 모자를 쓰거나 가을점퍼를 입고, 구단 깃발을 흔들며 도심 복판 야구축제를 만끽했다.

30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는 KIA타이거즈의 2024 신한은행 SOL뱅크 프로야구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기념하기 위한 카퍼레이드(차량 시가행진)가 열렸다. 이날 시가행진은 KIA타이거즈의 전신인 해태타이거즈의 1989년 우승 이후 35년만이다.

선수단이 금남로5가역에 들어서기 한시간 전부터 거리는 이미 붉은 물결을 이뤘다. 금남로 일대는 한국시리즈 당시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의 열기를 그대로 옮겨온 듯했다.

30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5가역부터 5·18민주광장까지 KIA타이거즈 한국시리즈 12번째 우승을 축하하는 카퍼레이드가 진행됐다. 윤준명 기자
오후 2시께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경찰과 군악대를 뒤따라 금남로5가에 모습을 드리우자, 거리는 순식간에 시민들의 함성과 환호로 가득 찼다. 이범호 감독과 김선빈, 양현종, 김도영 등 우승의 주역들이 차 위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네자 시민들은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했고, 선수들은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버스는 금남로를 천천히 이동했고, 선수단은 버스 위에서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가까이서 소통했다. 팬들도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선수들의 사진을 찍거나, 소중한 추억을 영상으로 남기기에 바빴다.

광주지역의 향토부대 육군 31사단 군악대가 연주한 응원가 ‘KIA 없이는 못 살아’와 ‘외쳐라 최강KIA’가 거리 곳곳에 울려 퍼지자, 금남로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팬들은 군악대의 연주에 맞춰 응원가를 따라 부르며 타이거즈의 12번째 우승을 축하했다.

30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5가역부터 5·18민주광장까지 KIA타이거즈 한국시리즈 12번째 우승을 축하하는 카퍼레이드가 진행됐다. 5·18민주광장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윤준명 기자
카퍼레이드가 종료된 후 5·18민주광장에서는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무대에 오른 선수단은 시민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팬들이 많이 안 나와주시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늘 금남로의 열기를 보니) 광주의 KIA타이거즈 팬들이 정말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며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타이거즈가 올 시즌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최선을 다해서 꼭 다시 이 자리에 설 것을 팬들에게 약속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팬들은 올 한해 타이거즈의 거센 질주를 보며 많은 위안을 얻고, 힘을 냈다며 ‘타이거즈 왕조재건’을 기원한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홍다현(27)씨는 “어린시절부터 타이거즈 야구를 보며 자라왔고, 뼛속까지 KIA의 팬이다. 올 한해 선수단이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며 12번째 우승을 일궈내 매일 고된 하루를 이겨냈고 많이 웃을 수 있었다”며 “최고의 경기력으로 시민들에게 웃음을 안겨준 선수단에게 감사하다. 내년 우승도 타이거즈라고 자신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현천(55)씨도 “중학생이던 한국프로야구 원년(1982년)부터 타이거즈만을 응원해 왔다. 35년만에 열리는 카퍼레이드를 꼭 보고 싶어 금남로를 찾았다”며 “지역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고 힘든 일도 많은데 우리 광주에 이런 큰 경사를 안겨준 선수단에게 감사하다. 올해가 타이거즈 왕조재건의 원년이 됐으면 좋겠다”고 힘차게 말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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