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상태로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광득(41) 전 생각엔터테인먼트(현 아트엠앤씨) 대표에게는 징역 2년, 본부장 전모(39)씨에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허위 자수한 매니저 장모(39)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 및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최 판사는 “피고인 김호중은 객관적인 증거인 폐쇄회로(CC)TV에 음주 영향으로 비틀거리는 게 보이는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지난 5월9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에 있는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김씨의 매니저 장씨가 자신이 운전했다며 허위 자수해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이 일기도 했으며 김씨는 사고 후 17시간 동안 잠적했다가 경찰에 출석해 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또 김씨의 소속사 이 전 대표와 본부장 전씨는 사고 직후 김씨 대신 장씨에게 경찰에 자수하도록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를 받는다. 이 전 대표는 사고 약 일주일 뒤인 5월16일 장씨에게 김씨가 도피 차량으로 사용한 승합차에 설치된 블랙박스 제거를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는다.

본부장 전씨에게는 사고 직후인 5월10일 자정께 사고차량의 블랙박스를 제거한 뒤 술에 취한 장씨에게 사고차량 키를 건네고 장씨가 운전한 차량에 동승한 혐의(증거인멸·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가 적용됐다.

당초 음주 의혹을 부인하던 김씨는 폐쇄회로(CC)TV 영상 등으로 음주 정황이 드러나자 사고 10여일 만에 음주 사실을 인정했으며 법원은 같은 달 24일 김씨와 이 전 대표 등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피고인들이 조직적으로 사법방해 행위를 했고, 그로 인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점을 참작했다”며 김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하는 등 피고인들 모두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다만,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으로는 사고 당시 김씨의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김씨에 음주운전 혐의는 기소하지 않았다.

한편, 해당 사건으로 음주운전 사고 후 일단 도주했다가 추가로 술을 더 마셔 사고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어렵게 하는 일명 ‘술타기’ 수법이 전국에서 만연하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